요즈음 대학생들 중에 김민기를 아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하지만 7080세대에게 ‘김민기’라는 이름 석자는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젊은 시절을 어떻게 보냈느냐에 따라 사람 마다 조금씩 다를 수는 있지만, ‘김민기’에는 떨림이 있고, 서러움이 있고, 울림이 있으며 또한 그리움이 있다. 거기에 는 어두운 현실에 대한 고뇌와, 부당한 세력에 대한 저항과, 역사 변화를 목도하며 느끼는 벅찬 감격과, 새 시대에 대한 희망찬 기대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김민기’는 몰라도, ‘아침이슬’을 한 번쯤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드물 것이다. ‘긴 밤 지
얼마 전에 코로나 1차 백신을 맞았다. 집에서 며칠 쉬기로 작정했다. 마냥 누워 있기 민망해서, 뭔가 할 일이 없을까 궁리하던 중 예전에 사 두었던 퍼즐이 생각났다. 구스타프 클림트의 「생명의 나무」, 1000 조각 퍼즐이다. 500 조각 퍼즐을 몇 차례 맞추어 본 적이 있는 터라, 이번에는 한 이틀 쉬면서 이거나 맞추어 보자는 심산으로 서재 방 한쪽 구석에 처박혀 있던 퍼즐을 찾아 마루에 펼쳐 놓았다. 어지러이 펼쳐진 퍼즐 조각들을 보노라니, 막막한 기분이 들었다. 그야말로 혼돈이 아닌가? 어떻게 질서를
8월 15일 광복절에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서거 78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추모식은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김영관 애국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태극기로 관포된 홍 장군의 유해는 이 울려 퍼지며 공항에 마련된 제단에 안치되었다. 이 노래는 1896년 11월 독립문 정초식에서 배재학당 학생들이 합창한 것을 시작으로 독립운동가들 사이에 국가처럼 불리던 곡으로 알려져 있다. 추모식 뒤 홍 장군의 유해는 국립 대전 현충원으로 봉송됐으며, 8월 16∼17일 이틀간의 국민추모제를 거친 뒤 8월 18일 대전
우리가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는, 가을이면 고궁에 가서 시도 짓고 그림도 그리는 백일장이 열렸다. 여기에는 전교생이 모두 참가했다. 특별히 실력을 겨루는 행사라기보다는 감수성 교육의 일환으로 열린 행사였다. 귀찮게 여기거나 쓸데없는 짓으로 여기는 학생들도 더러 있었지만, 나는 백일장이 참 좋았다. 나들이 겸 고궁에 나가 그림도 그리고 시도 지어보고 친구들과 정담도 나누는 것이, 그야말로 나의 감수성을 풍요롭게 했다. 어느 해인가, ‘창덕궁’에서 백일장이 열렸다. 그때 내 눈에 비친 창덕궁도 그랬지만, 특히 후원의 정경은 아름다움 그
2021년 4월 25일, 미국에서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렸다. 아카데미 시상식의 정식 명칭은 영화예술과학 아카데미상으로, 시상식 전해에 발표되었던 미국 영화 및 미국에서 상영되었던 외국영화를 대상으로 수상을 진행한다. 특히, 수상 시 ‘오스카’라 일컫는 인간 모양의 입상을 수여하여 일명 ‘오스카 시상식’이라 불리기도 한다. 1927년 개최 이래로 영화계에 있어 가장 큰 연례행사로 자리매김하였고, 전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는 시상식이다. 따라서, 배우에게 있어 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자 명예로 여겨지기도
우리나라에는 4개의 국립현대미술관이 있다. 서울관(경복궁 옆), 덕수궁관, 과천관 그리고 청주관이 그것이다. 한국항공대학교 학보 지난 호에서는 덕수궁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라는 전시를 소개했다. 이번 호에서는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시대를 보는 눈: 한국 근현대 미술』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는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3, 4, 5, 6 네 전시실에서 우리 근현대 미술 작품 300여 점을 2022년 7월까지 관람할 수 있는 대규모 상설전이다. 20세기 초부터
우리 사회의 성별 갈등이 극단에 치닫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힘죠’, ‘허버허버’, ‘보이루’ 등이 서로의 성별을 혐오 시 여기는 단어라며 금지어의 낙인을 찍고 있으며, 사회 전반에서는 사건 사고가 일어나는 순간 가해자의 성별에 따라 해석을 달리하는 현상마저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성별 갈등은 정치권에 마저 영향을 끼치고 있는데, 대표적인 예시로 4월 7일 치러진 재보궐 선거의 성별 간 득표율 차를 들 수 있다. 이번 항공대신문 문화란에서는 점점 극단화된 나머지 성별 전쟁으로 변모된 대한민국의 성별 갈등과 그 영향에 대해서 다룬다.
“역사 연대에 대한 두 나라 역사학의 일부 기록이 진실에 부합되지 않으며 이는 중국 역사학자들이 대국주의, 대국쇼비니즘(사회집단의 다른 사회집단에 대한 배척적·적대적 태도) 관점에서 역사를 서술한 데 기인한다.” 중국 마오쩌둥 전 주석의 동지이자 중국인에게 존경을 받는 저우언라이 전 총리가 1963년 6월 28일 중국을 42일간 방문한 북한 조선과학원 대표단 20명과 만난 자리에서 나눈 대화를 정리한 ‘저우언라이 총리의 중국·조선 관계 대화’라는 제목의 중국 정부 발행 문건에 실린 내용이다. 저우 전 총리는 이 자리에서 “한민족은
「문학과 인생」 강의를 준비하다가 흥미로운 전시를 발견하였다. 덕수궁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라는 전시다. 미술관 측은 “1930-1940년대 경성(京城, 오늘의 서울)이라는 시공간을 중심으로, ‘문학’과 ‘예술’에 헌신하며 이 역설적인 시대를 살아 내었던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김환기, 이중섭, 구본웅 같은 화가들의 그림을 볼 수 있어서 즐겁기도 하지만, 그들이 그린 이상, 정지용, 박태원, 구상, 윤동주 등 시인 작가들의 작
사회학의 이해, 동북아 문화사 등 유수의 문화학과 사상학을 강의하며 한국항공대학교 학우들에게 친숙한 우실하 한국항공대학교 인문자연학부 교수가 사회학자이자 작가로서, 성공리에 첫 등단을 마치었다. ‘한글, 우주를 품다!:한글 만다라와 신년화’를 주제로 개최된 이번 개인전은 서울 성북구 아트노이드178에서 2월 3일~27일 동안 아트노이드178 초대전으로 진행이 되었다. 초등학교 4~5학년 때부터 그림을 시작한 우실하 교수는 지난 50년 가까이 그림을 좋아하여 작품을 그리면서 작은 전시회도 열고 몇 번 단체전에 참가하기도 했지만, 제대
경복궁 지하철역에서 내려, 궁을 끼고 돌아 약 500m를 걸으면 ‘라 카페’가 보인다. 박노해 사진전 이 열리고 있다.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부암동에 있던 ‘라 카페’가 2년 전 경복궁역 근처로 옮기면서 사람들의 발걸음이 더 잦아진 듯하다. 전시장에 들어서, 사진을 둘러보니 모두 가슴 시리도록 아름답다. 차마고도의 석두성에서 농사짓는 할머니가 수확물을 팔러 마을을 나선다. 인도의 바닷가 마을의 여인들이 아이들과 모여 앉아 정담을 나누고 있다. 아침에 ‘빠이(인도 차)’를 끓이는 찻집 아저씨
올 한해는 코로나와 더불어 꾸준히 환경 문제가 이슈가 되었다. 코로나19로 경제·산업 활동이 마비되자, 인류가 지구 환경에 끼치는 영향이 확연히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공장과 발전소가 활동을 멈춘 것만으로도 지구촌 곳곳의 공기 질이 확연히 달라졌으며, 떠났던 야생동물이 찾아오는 모습을 관측할 수도 있었다. 이처럼 인간이 아직 환경을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징후들이 보이자,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러한 가운데 2020 미 대선에서 친환경적 주장을 내세우는 조 바이든 후보가 당선인으로 사실상 확정되자, 그의
델포이를 떠나 남으로 향해 두 시간 남짓 버스를 타고 가니 아테네다. 아테네에서는 어디서나 파르테논 신전이 눈에 띈다. 고대 아테네인들은 도시 한가운데 있는 아크로폴리스 언덕 위에 이 웅장하고 아름다운 신전을 건축했다. 아테네에서는 아크로폴리스보다 높은 건물을 세울 수 없다고 한다. 아테네 시민들로 하여금 이 신전을 바라보며 아테네의 수호신 ‘아테나’를 기억하라는 뜻일 게다. 유럽문화의 상징이라는 뜻에서 유네스코는 이 파르테논 신전을 세계 문화유산 1호로 지정했다. 왜 하필이면 아테나를 수호신으로 삼았을까? 아테나는 지혜와 전쟁의
1월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유행은 벌써 9개월 가까이 유지되고 있다. 금방이라도 가라앉을 것 같던 코로나19의 유행은 우리의 명절 추석마저 바꾸어놓았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서 올 추석에는 귀성하지 말자는 캠페인이 전국적으로 펼쳐졌으며, 차례상 역시 간소화됐다. ‘언택트’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사회 다방면으로 큰 변화를 일으킨 코로나19, 이번 추석에 코로나19가 일으킨 변화는 무엇이 있을까? ‘불효자는 옵니다’ 추석은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있어서 최악의 시기이다. ‘민족대이동’이라는 말이
터키의 파묵칼레, 셀추크, 카파도키아를 둘러보고 다시 이스탄불로 돌아와 아테네로 향했다. 비행기 창으로 비치는 에게해의 하늘에 터키의 풍경들이 주마등(走馬燈)처럼 지나갔다. 그 기묘한 자연경관이나 이색적인 투르크의 유적도 눈부셨지만, 무엇보다 내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가는 곳마다 웅장하게 서 있는 로마 제국의 유허(遺墟)였다. 이탈리아의 로마보다 더 오랜 세월 로마 제국의 명맥을 유지했던 동로마 제국의 흔적이 거기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이제 역사를 거슬러 서양문명의 시원(始原) 그리스로 간다. 과연 제대로 찾아갈 수 있을까?
지난겨울, 터키와 그리스를 여행했다. 이스탄불 직항 노선이 인천 공항에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너무 비싸다. 경유 노선을 타면, 대기하는 시간이 너무 길다. 경유하느니 차라리 느린 여행을 택했다. 러시아 이르쿠츠크와 모스크바를 거쳐 이스탄불로 향했다. 이르쿠츠크에서 한겨울 바이칼호 한가운데를 걸어다녔다. 꽁꽁 언 호수 위를 걷자니 가슴이 선득했지만,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고향에 온 듯 마음이 따뜻했다. 모스크바에 도착하여, 상트 바실리 성당 앞에 서니, 서유럽과는 다른 동방정교의 멋에 도취 되어 꿈꾸는 듯하다. 이스탄불에 도착
최근 인기 웹툰 작가이자 동시에 방송인인 ‘기안84(본명 김희민)’을 둘러싼 논란이 많이 일고 있다. 공중파 방송에서 기안84가 보여준 여러 발언 및 행위, 그리고 웹툰에서의 표현들이 다양한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기안84의 웹툰·방송 동시 퇴출 요구마저 나오고 있다. 다만 논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퇴출까지 요구하는 것은 도를 넘은 ‘파시즘’적 행위라며 크게 맞서는 의견도 존재한다. 이러한 화제의 인물 기안84를 둘러싼 논쟁은 ‘표현의 자유’의 영역까지 번져가며 점점 불씨를 키우고 있다.웹툰 작가이자 방송인 ‘기안84’ 우선
세계 곳곳의 문화 유적지를 둘러보는 것이 삶의 보람이다. 종으로 횡으로 엮어 가면서 인류의 정신 문화사를 내 나름으로 그려보고 싶다. 작년 여름에는 인도와 네팔을, 지난겨울에는 터키와 그리스를 떠돌았다. 올여름, 내 눈은 자연스럽게 메소포타미아 지방으로 향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창궐이 발목을 잡았다. 어쩔 수 없이 국내로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이미 제법 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낯선 곳이 없는 것도 아니다. 가야……. 옛 가야 지역이 머리에 떠올랐다. 전라도와 경상도
이번 여름, 아직 매장 개점 시간까지는 한참 남았지만, 스타벅스 매장 곳곳에선 새벽부터 거대한 줄을 서는 광경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는 다름 아닌, 바로 한정 수량으로 준비된 사은품인 써머레디백을 받기 위하여 장사진이 형성된 것이었다. 조그만 여행 가방인 써머레디백은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준비한 여름 사은품으로 미션 음료 3종을 포함해 커피 17잔을 마시면 무료로 증정받을 수 있었다. 음료 17잔을 사는데 드는 돈은 최소 6만 원 선으로 적지 않은 비용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중 특히나 선풍적인 인기를 끈 분홍색 레디백은 금세
유튜브에 ‘한국 배달’이라고 검색을 해본 적이 있는가? 이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연관 검색어로는 ‘한국 배달문화 외국인 반응’이 있다. 우리에게는 매우 익숙한 배달문화가 외국인들에게는 이색적인 문화로써 매우 신기한 한국 문화 중에 손꼽힌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배달문화는더욱더 진화해가고 있는 중이다. 배달앱에서의 간단한 터치 몇 번만으로 우리는 집 앞에서 빠르게 상품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배달이 가능한 메뉴의 카테고리가 매우 세분화되어 있으며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치킨과 피자는 너무나도 일상적이고 당연한 배달 메뉴로 자리 잡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