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이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 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금호그룹은 지난달 15일, 금호산업 이사회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최종 의결하였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결정되면서 국내 2위 항공사를 인수하게 될 새로운 주인이 누가 될지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그 배경은..?

 금호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한 결정적인 이유에 대해 유동성 문제라고 밝혔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4월 25일 만기되는 6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했어야 했다. 회사채를 상환할 수 없을 경우 자산유동화증권(ABS, 낮은 유동성 자산을 거래하기 쉽게 만드는 것)이 조기 상환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호그룹은 회사채의 만기까지 6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수 없었기에 유동성 문제가 생긴 것이다.

 아시아나 항공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호그룹은 채권단에게 금호고속 지분을 담보로 맡기는 조건으로 약 5000억원의 차입금을 지원해달라는 내용의 자구계획안을 산업은행에 제출하였다. 그러나 채권단은 금호그룹의 자구계획안 수용을 거부했다. 금호 일가가 아시아나 항공의 경영에서 손을 떼지 않는 이상 실질적인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미흡하다는 것이 채권단의 입장이었다. 이에 따라 금호그룹은 채권단과의 협의를 통해 아시아나 항공의 지분을 매각하기로 최종 결정하였다.

 결국 아시아나 항공 지분 매각을 통해 금호그룹은 채권단으로부터 약 1조 6000억원을 지원받기로 하였다. 이는 금호그룹이 요청한 5000억원의 3배가 넘는 규모이다. 채권단은 1조 6000억원의 거액을 지원하는 이유에 대해 “하루 빨리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여 올해 안에 매각을 마치기 위함이다.”라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의 새로운 주인은 누가될까.

 한편, 아시아나항공을 어느 기업이 인수하게 될지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시아나 항공은 국내노선 11개, 국제노선 76개를 운영하는 대형 항공사이기 때문에 운송 능력을 활용한 원가 절감과 현금 창출 능력 등이 뛰어나다. 따라서 아시아나항공에 눈독을 들이는 기업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인수 후보로 거론 되는 기업은 SK, 한화, CJ, 애경그룹, 롯데 등 매우 다양하다.

 이 중 SK가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공시된 SK의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약 11조 11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SK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기존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항공산업의 경우 유가가 상승하면 이익이 감소하는 데, 정유산업의 경우 유가가 상승하면 이익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SK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되면 SK이노베이션과 상호 보완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전문가들은 아시아나항공과 SK텔레콤의 통신사 제휴를 통한 마일리지 혜택, SK하이닉스 반도체 사업의 운송비용 절감 등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선 국내 물류업계인 신세계그룹, CJ, 롯데그룹을 후보로 뽑았다. 물류업계가 항공사를 인수하게 되면 물류산업에 시너지를 증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롯데그룹 측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획을 부인했다. 이 달 9일, 롯데그룹의 신동빈 회장이 ‘에탄크레커(ECC) 및 에틸렌글리콜(EG) 공장 준공식’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의향이 있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100% 없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효율적인 매각을 위해 분리매각의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인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각각 매각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분리매각이 진행된다면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의 저가항공사도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의 본격적 ‘몸값불리기’

 매각을 앞둔 아시아나항공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본격적인 구조개선을 진행하였다. 아시아나항공은 기존의 퍼스트클래스를 없애고 비수익노선의 운영을 중단하였다.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9월 1일부터 기존의 퍼스트클래스를 없애고 비즈니스 스위트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항공업계에서는 비즈니스 스위트를 도입할 경우 기존 퍼스트 클래스보다 약 30% 저렴한 가격으로 운영되기에 더 많은 수요가 예상되어 아시아나항공의 수익성을 올리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수익노선의 경우, 7월 8일부로 인천-하바로프스크, 인천-사할린, 인천-델리 등의 노선의 운영을 중단한다.

 

 한편, 전문가들은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과정이 최소 6개월 이상은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자회사인 에어부산, 에어서울을 모두 매각하기 때문에 인수 후보선택과 인수진행과정 등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국내 2위의 대형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 최근 경영상의 논란이 많았던 만큼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손규영 기자 sonjong@ka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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