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 말이나 시험이 끝난 직후, 대부분의 대학교에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강의평가의 목적은 강의에 대한 질적 향상을 도모하여 학생들의 수업 만족도를 개선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일부 대학교에서는 강의평가의 점수가 낮은 교수들에게 불이익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렇게 긍정적인 강의평가의 취지와 달리 그에 대한 학생들의 입장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따라서 항공대신문에서는 5월 9일(목)부터 5월 11일(토)까지 강의평가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알아보고자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

설문조사결과 (제작: 나눔 커뮤니케이션)

 

강의평가의 저조한 참여율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체로 강의평가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이는 지난 4월 28일부터 5월 3일까지 실시한 중간강의평가의 저조한 참여율에서도 드러났다. “지난 4월 29일~5월 3일에 실시한 ‘1학기 중간 강의 평가에 참여하셨습니까?”라는 질문에서 ’네‘라고 답한 학우들의 비율이 약 20.7% 밖에 되지 않았다. 5명 중 1명꼴로 중간강의평가에 참여한 것이다. 게다가 ’아니오‘라고 대답한 대부분의 학우들은 중간강의평가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중간강의평가가 있는지 몰랐다.”고 답했다. 따라서 중간강의평가의 경우 학우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참여율이 낮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또한 “강의평가 제도가 강의 선택 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매우 그렇다.’ 또는 ‘그렇다.’라고 답한 학우들의 비율은 약 32.7%였다. 이를 통해 대부분의 학생들이 강의평가에 대해 유용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학우 많아

그렇다면 학우들이 강의평가에 대해 부정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설문조사 결과, 대부분의 학우들이 “강의평가 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학우들의 의견에 따르면 본교의 강의평가는 성적확인 전 무조건 해야 하는 필수적인 절차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우들이 강의평가를 대충하게 되고, 이것이 강의평가의 신뢰성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또한 “강의평가 제도 자체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는 의견도 많았다. 이러한 의견을 낸 학우들은 본래 강의평가가 익명성을 제대로 보장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갖고 있었다. 실제로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교수님들이 강의평가를 한 학생들을 확인 할 수 있지 않나.”라는 의심을 하는 학우들이 많았다.

그 밖에도 “강의평가를 해도 교수님들이 피드백을 하지 않는다.”, “강의평가 점수를 보면 어차피 전부 비슷해서 의미가 없다.”, “한 교수님에게만 들어야하는 전공 수업의 경우 강의평가가 의미가 없다.”는 등의 다양한 의견이 있었다.

 

타 대학교의 강의평가제도는 어떨까?

대부분 대학들의 강의평가는 시험성적 확인을 위한 필수적 절차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강의평가는 강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더욱 정확한 강의평가를 위해 자발적인 강의평가를 진행하는 학교도 있다. 바로 서울대학교의 'SNUEV'라는 자체 강의평가 사이트가 그 예이다. 서울대학교의 'SNUEV'는 철저한 익명을 기반으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강의평가를 할 수 있도록 만든 사이트이다. 또한 'SNUEV'에는 강의평가 뿐만 아니라 강의에 대한 난이도나 수업방식 등에 대해서도 자세히 나타나 있다.

해외의 대학의 경우에는 통합 강의평가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통합 강의평가 사이트인 'RATE MYPROFESSOR'는 미국, 캐나다, 영국 내 교수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평가를 지속적으로 공유한다. 더불어 이 사이트는 교수의 수업 충실도와 과제량, 시험난이도 등을 객관적인 수치로 보여준다. 이러한 장점 덕분에 대부분의 영어권 대학생들은 이 사이트를 적극적으로 이용한다고 한다.

 

강의평가 앞으로의 개선방향은?

본교 강의평가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학우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학우들의 자발적인 강의평가가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학우들의 자발적인 강의평가가 이루어지려면 강의평가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강의평가 제도가 시험성적확인을 위한 필수적인 수단으로 쓰이고 있기 때문에, 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강의평가에 대한 학우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위해 강의평가제도의 개선이 이루어져야한다. 본교에 재학 중인 이준혁 학우(경영학부)는 강의평가제도에 대해 “보통 학생들은 시험성적 확인에 급해 제대로 강의평가를 하지 않는다.”며 “제대로 된 강의평가가 이루어지기 위해선 자발적인 강의평가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의 강의평가는 학생들이 강의를 수강하는데 있어 필수적인 제도이지만 그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강의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학우들에게 큰 도움을 주는 제도인 것은 분명하다. 강의평가의 발빠른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학우들도 신중한 강의평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손규영 기자 sonjong@ka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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