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 중인 제주 제2공항을 둘러싸고 찬반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2015년 11월 10일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제주 제2공항의 입지를 발표했다. 이때 주민과 제주도청, 정부 간에 발생한 논란이 아직도 진행 중인 것이다. 신공항 계획의 전격적인 공표 방식은 공항 예정 부지의 땅값 상승과 부동산 투기를 막아 토지 보상비용을 줄이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의도와는 달리 신공항 계획의 공표 방식에서 갈등이 시작되었다. 이는 정부가 주민들의 이해를 구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으며, 신공항 부지 거주민들의 대체지를 마련하지 않고 신공항 설립을 계획했다는 점에서 해당 지역 주민들의 강한 반발을 일으킨 것이다.

 

  제주 제2공항 왜 논란인가

  제주공항은 여객 수와 운항 편수가 대한민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공항이다. 하지만 사실상 1개의 활주로로 운영되고 있어 시설 운영에 제약이 많으며, 폭설 등 비상 상황에 대처하는데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2010년에 공항의 확장과 신공항 건설 여부를 둔 논의가 본격화되었다. 이후 국토부의 갑작스러운 신공항 계획 발표는 찬성 측과 반대 측 간의 충돌을 야기했다. 특히 해당 지역 주민들은 주민 의견 반영과 설득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신공항 계획의 발표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와 같은 논란이 계속되자 국토부와 여러 단체들은 작년부터 재검토에 들어갔지만, 양측의 입장 차는 조금도 줄지 않고 있다. 국토부는 올해 안에 제주 제2공항 건설을 위한 기본계획을 확정하고 내년부터는 설계와 토지보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지만, 예정대로 추진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  좁혀지지 않는 입장차이

  제주 제2공항에 대한 입장은 크게 찬성과 반대로 나누어진다. 집단 간의 갈등에서 시작된 찬반 대립은 집단 내의 갈등으로까지 번졌다. 특히 해당 지역 주민들 간의 갈등과 입장차가 조금도 줄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15일 오후 제주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검토위원회 주관으로 제주벤처마루 대강당에서 도민 공개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최근 공개된 ADPI(파리 공항공단 엔지니어링) 보고서를 놓고 국토부측과 제2공항 반대 측의 설전이 벌어졌다.

  지난달 22일에는 제주 제2공항 사업에 영향을 줄 것이 예상되는 ‘제주도 보전지역 관리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두고 제주 제2공항 찬성 측과 반대 측이 맞붙었다. 이날 제2공항 사업에 찬성하는 ‘제주 제2공항 성산읍 추진위원회’는 22일 제주도의회 정문 동측에서 집회를 갖고 개정조례안의 철회를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21일 집회에서도 개정조례안의 즉각 폐기와 제2공항 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촉구했다. 이들의 맞은편인 도의회 정문 서측에는 제2공항에 반대하는 이들이 대치했다. 해당 단체들은 보전지역관리조례를 반드시 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측의 치열한 설전에도 불구하고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과 맞물려 찬반 논란으로 번진 ‘보전지역 관리조례 개정안’은 진통 끝에 상정 보류됐다.

 

  파행 진행, 이대로 괜찮은가

  제2공항 건설의 쟁점이 되고 있는 보전지역 조례 개정안 상정이 보류되면서 제2공항을 둘러싼 찬․반측의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제2공항 건설을 두고 내․외부로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제2공항 건설 사업은 국토부가 진행하고 제주도는 결정 권한이 없다는 이유를 들며 묵묵히 제2공항 건설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3일 제주도는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반영 과제 발굴을 위한 도민공청회’를 실시했다. 이날 활동가들은 공청회장 중앙 단상에 올라서 행사 진행을 막아섰고, 그 과정에서 고성과 욕설이 오갔다. 이 뿐만 아니라 제2공항 건설에 찬성하는 주민들도 피켓을 들고, 활동가들의 앞을 막아서며 한때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혼란이 가중됐다. 이러한 혼란에도 불구하고 이날 진행된 1차 도민공청회는 파행 진행되었다.

 

  제주 제2공항의 건설을 두고 갈등이 끊이질 않자. 제주 제2공항, 신항만 등 각종 개발 사업 추진 과정에서 공론화 등 도민 합의의 중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은 “지역사회와 관광객이 맺은 ‘관광’이라는 일종의 계약은 어느 한쪽만 이익을 보고 나머지는 피해를 본다면 성립될 수 없다.”라며 어떤 개발이든지 지역이 반대하면 이루어질 수 없음을 강조했다. 앞으로의 회의에서 제주도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도민의 이익과 제주의 미래 발전 구상들이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에 최대한 반영되길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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