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5일부터 20일까지 엿새 동안 성남 서울공항에서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 산업 전시회 ADEX 2019(이하 아덱스)’가 개최되었다. 2년마다 개최되는 아덱스는 국내 최대의 에어쇼를 볼 수 있는 행사이며, 동시에 국내 최대 규모의 방위 산업 전시회이기도 하다. 국내 최대 규모의 행사답게, 국내 방위산업체뿐만 아니라 보잉, 에어버스와 같은 외국기업과 미 공군까지 여러 방면에서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 그리하여 이번 항공대신문의 항공상식란에서는 김성준 기자가 이번 아덱스 2019에 직접 다녀와서 보고 느낀 것을 독자 여러분들에게 전해드리고자 한다.

 

전시장 상공의 미 공군의 C-17A
아덱스에서 최초 공개된 한국형 전투기 KF-X의 실제 크기 모형 (사진 출처 : poderaereo)


병기(兵器)들에 압도되다

 아덱스가 개최되는 서울공항에 점점 가까워질수록, 비행기들이 자아내는 굉음들이 점점 울려 퍼졌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서울공항에 도착하여서 입장 수속을 마쳤다. 이번에 본 기자는 항공대신문사 기자 신분으로 아덱스 취재 신청을 하여서 입장권을 받았기에 사업 관계자만 입장 가능한 ‘비즈니스 데이’인 10월 18일 금요일에 입장할 수 있었다. 

입장하자마자 눈에 들어온 것은 전시장의 하늘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수송기 ‘C-17A’였다. 미군의 C–17A가 이·착륙 시범을 보이는 순간에 입장했기에 운이 좋게 본 장면이었다. C-17A는 M1 에이브럼스 전차 1대나 험비 10대, 혹은 완전무장한 병력 189명을 ‘한 번에’ 수송할 수 있다. 이러한 비행기가 전시장 상공을 배회하다가 착륙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다음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끈 것은 우리 공군 제일의 자랑거리, 한국형 전투기 KF-X였다. 현재 우리 공군에서는 노후화된 전투기를 대체함과 동시에 전투기 개발능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KF-X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2002년부터 논의가 시작되어 2021년에 시제품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 프로젝트의 중간 결과물인 모형이 이번 아덱스에서 최초로 공개되었다. 실제 크기와 동일한 모형이었는데, 실제로 그렇게 거대한 전투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다른 전투기들과 비교해서 더욱더 커다랗고 웅장해 보였다. KF-X는 4.5세대 전투기로, 미국의 F/A-18나 러시아의 Su-35와 동일한 세대로 분류된다. 다만, 지속적인 개발을 통해서 (Block 식 개량) 5세대 전투기로 개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난 조종사 구출을 위해 날아가는 우리 공군의 HH-60
Maxx-G팀의 땅에 닿을 듯한 초저공비행


아찔한 곡예, Maxx-G

 모든 훈련 시범을 마친 후, 기대하고 있던 곡예비행이 시작되었다. 호주의 민간 곡예팀 ‘Maxx-G’의 곡예비행과 블랙이글스의 곡예비행 공연이 펼쳐졌다. 블랙이글스의 공연만을 기대하고 있었기에 Maxx-G라는 팀의 공연은 예상하지 못한 수확이었다. Maxx-G팀의 곡예비행은 말 그대로 ‘아찔’했다. 주로 초저고도에서 아슬아슬하게 부딪힐 듯한 곡예를 보여줬는데, 이 덕에 ‘Maxx-G’라는 이름값을 한다고 느꼈다. 양력을 최대한으로 끌어내기 위해서 1차 세계대전 시기를 떠올리게 하는듯한 복엽기를 이용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래서인지 추후 나오는 블랙이글스보다 속도가 느렸으나, 이러한 점을 이용하여서 정말로 세밀한 조작을 필요로 하는 곡예를 보여주는 모습에 감동하였다. 심지어는 비행 도중에 수시로 실속을 유발하기도 하였다. 의도되고 계획되었다고 하더라도, 한순간이나마 제어를 잃고 추락한다는 것의 공포심을 이겨낸다는 것에 본 기자는 너무나도 감동하였다. 박수에 열중한 나머지 사진을 찍는 것도 잊을 뻔했을 정도이다. 이외에도 충돌할 것만 같은 거리만큼 접근한 뒤 서로 교차하여 지나가는 등 정말 ‘목숨을 건’ 곡예들을 볼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대열을 갖춘 블랙이글스
이륙 직전의 블랙이글스


블랙이글스, 역시 ‘명불허전’

 Maxx-G팀의 곡예가 끝난 후, 이번 아덱스의 하이라이트인 블랙이글스의 곡예비행이 시작되었다. 여러분들도 다 알고 있을 터이지만 블랙이글스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하고 넘어가고자 한다. 1953년 국군의 날 기념 곡예비행을 시작으로 대한민국 공군 특수비행팀인 블랙이글스가 결성되었다. 이후 블랙이글스는 영국 국제에어쇼에서 디스플레이 부문 1위, 영국 리아트 에어쇼에서 시범 비행 최우수상과 인기상을 휩쓸기도 하는 등 훌륭한 활약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멋진 블랙이글스는 아덱스에서 매일 멋진 곡예비행을 뽐내며 그 주인공 역할을 해내었다. 차례대로 정렬된 기체를 정비병들이 책임지고 정비한 후, 조종사들에게 기체를 넘겨주는 장면에서는 그야말로 멋진 팀워크가 느껴졌다. 블랙이글스의 공연은 멋진 조종사뿐만 아니라 자신의 임무를 묵묵히 수행하는 많은 사람의 공헌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정비 및 점검을 마치고 차례차례 기체들이 이륙하였다. 이륙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대열을 갖추었는데, 바로 직전의 Maxx-G팀의 복엽기와 대비되는 굉장한 속도를 보여주었다. 그러한 속도에도 불구하고 흐트러지지 않는 대열의 절도 있는 모습은 실제로 눈앞에서 보아야만 온전히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세밀하고 정교한 Maxx-G팀과 비교하자면, 블랙이글스의 기동은 힘이 넘치고 강렬하였다고 말하고 싶다. 사진을 많이 찍었음에도 지면에 다 실을 수 없는 점은 독자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바이다.

 

곡예를 선보이는 블랙이글스
국내 방산업체 ‘풍산’의 부스


방위 산업 국산화를 엿보다

 아덱스는 에어쇼만이 존재하는 단순한 박람회가 아니다.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 산업 전시회라는 이름에 걸맞게 다양한 방산 업체들이 참가하여 기술력을 뽐내었다. 총 34개 국가에서 430개의 업체가 총 1,730개의 부스를 운영하였다. 특히 돋보인 것은 한화, LIG넥스원, 풍산 등 여러 국내 업체들이 방위 산업 국산화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기업체와 더불어 대한민국 육군에서도 참가하여서 국군의 차기 프로젝트들을 선보였는데, 그중에서도 군용 드론이 주목받았다. 드론을 군용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요즘 대두되고 있는데, 이에 발맞춰 우리 국군 또한 드론을 정찰 및 수송, 화력 지원에 이용하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적국의 드론을 격추나 재밍으로 대처하는 수단 또한 전시되어 있었다.


아덱스 탐방을 마치며

 기사에서 마저 설명하지 못한 것들이 너무 많다. 우리 항공대 학군단에서도 관람 온 모습 또한 볼 수 있었으며, 공군뿐만 아니라 육군의 여러 전시물 또한 볼 수 있었다. 너무나도 많으면서 유익한 볼거리들은 글과 사진만으로는 설명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이 기사를 읽고 흥미가 생긴 독자분들은 2021년에 열리는 아덱스에 꼭 참가해보길 권하고 싶다. 이번에는 비즈니스 데이에 참가하였지만, 퍼블릭 데이에는 각종 체험 부스들이 굉장히 많이 열린다고 하니 이 또한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그리고 글을 마치며 취재에 도움을 준 분들에게 감사를 표하고자 한다. 취재를 위해서 비즈니스 데이 입장권을 배부하여준 아덱스 진행팀, 항공대 신문사라고 소개하자 기술에 관해 매우 친절히 설명해주신 ‘풍산’의 관계자, 그리고 같이 취재해 동행하여준 친구에게도 감사를 표하며, 아덱스 2019 탐방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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