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이란 시간이 참 빠르게 지나갔다. 신문사 면접을 보기 위해 101호의 문을 두드린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마지막 조판만을 남겨두고 있다. 2년이란 시간이 짧다면 짧을 수도 있지만, 이 시간 동안 신문사의 일원으로서 느낀 점들이 많다. 신문사 활동을 통해 글쓰기나 취재 등도 많이 배웠지만, 내가 가장 크게 느낀 부분은 조직문화와 조직 구성원으로서 내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신문사는 나에게 가장 후회스러운 선택이었다. 신문사 생활을 할 때마다 약간의 ‘부담감’이 있었다. 이러한 부담감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수직적인 조직 문화였다. 회의 시간에 의견을 내면 그 의견이 통과되어야 하는 느낌이 들었고, 개인의 시간을 존중받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신문사의 문을 열 때마다 의욕보단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나는 쉽게 용기를 가지고 이런 느낌을 남들에게 이야기하지 못했다. 말하기 두려웠기 때문이다. 내가 남들보다 부족하다고 생각했고, 주위 사람들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다. 내가 먼저 이야기하면 오히려 부족한 나의 모습이 돋보일 것이란 생각이 들어 무시당하기 싫었다. 그래서 불편한 것이 있어도 ‘내가 틀린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에 사람들에게 불만을 말하지 않았고, 티 내지 않았다.

 

 그래도 다행히 나와 마음이 맞았던 동료들이 도움을 주어 작년 신문사 생활을 어렵지 않게 견딜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을 하며 신문사 생활을 통해 깨달은 것은 ‘불편함을 참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누구에게라도 불편한 점을 이야기하는 것이 나와 동료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느꼈다. 항상 순응하며 살고 말할 용기를 가지지 못한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올해의 신문사는 작년과는 달리 큰 부담감이 없었다. 작년과 같은 불편함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수평적인 조직문화로 바뀌었고,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개인의 시간이 존중될 수 있었다. 이러한 문화 덕에 부원들은 회의가 시작되면 마음껏 자신들의 의견을 내었다. 약간 과장하면 대부분의 동료들이 주위의 눈치를 보지 않았고, 편안해 보였다. 나 역시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편하게 내 생각을 이야기했다. 또한 동료들은 각자의 개성들이 뚜렷한데도 큰 갈등 없이 생활하였다. 조직문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은 순간이었다.

 

 내가 이러한 깨달음을 얻으며 2년간 무사히 신문사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좋은 선후배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행동들부터 가치관까지 내가 배워야 할 점들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 어떤 동료는 항상 취재와 글쓰기에 의욕이 넘쳐 신문사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었고, 어떤 동료는 존경스러울 정도로 항상 밝고 다정하여 주위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기운을 전해주었다. 이런 가지각색의 동료 덕분에 신문사는 항상 화목할 수 있었다. 동료들을 지켜보며 나도 미래에 조직 생활을 할 때 공동체에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하기도 하였다.

 

 끝으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신문사의 일원으로서 동료들과 친목을 쌓지 못한 것이다. 신문사에서 밥을 자주 먹거나 동료들과 노래방, 영화관 등을 오갔다면 더 친해질 수 있었을 것인데 바쁘다는 핑계로 잘 어울리지 못한 것이 약간의 후회가 남는다. 내년 신문사는 올해보다 친목도 많이 쌓고, 더욱 화목한 신문사로 발전했으면 좋겠다. 한 번의 대학생활에 좋은 추억을 만들어준 신문사의 동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손규영 기자 sonjong@ka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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