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의 충격이 경제 시장까지 도달했다. 미국 증권 시장을 대표하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다우지수와 S&P500은 한때지만 올해 최고점 대비 34%나 하락했다. 이는 1987년의 ‘검은 월요일’ 증권 대폭락 사태 이후 최악의 하락이다. 국내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코스피 지수 또한 올해 초만 하더라도 2269.27이라는 최고점을 찍었으나, 코로나 쇼크로 인한 공포가 최대에 도달했던 시기인 3월 19일에는 1457.64의 최저점마저 찍었다. 이는 최고점에서 35.8% 하락한 수치이다. 비록 ‘패닉’ 상황은 진정되어서 기존의 주가를 85%가량 회복하고 있지만, 경제 시장에서의 위기는 계속해서 국내외를 막론하고 퍼지고 있다.

 

주식 대폭락, 그게 뭔데?

 이와 같은 주식 대폭락에 대해 듣더라도 주식이나 금융에 관심이 없는 독자들은 잘 감이 안 올 수 있다. 어느 나라의 어느 지수가 몇 퍼센트 하락했다더라, S&P500, 다우지수, 닛케이 등등 처음 들어보는 단어들이 쫙 나열되어 있으면 머리가 어지러워지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주식시장이 막연히 어렵고 복잡할 것이라는 편견을 버린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주식을 사고파는 시장을 바로 주식시장, 증권시장이라고 부른다. ‘미국 증시 폭락’이라는 글을 정말로 직관적이고 간단하게 해석한다면, ‘미국의 주식회사 가격이 굉장히 내려갔다.’라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주식시장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어마무시하기에, 주식시장을 빼놓고는 경제를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18일 기준 국내외 증권 시장 상황 (출처 : 네이버 금융)

그래서 얼마나 떨어진 건데?

이제 주식시장이 무엇인지 감을 잡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주식시장이 얼마나 떨어졌길래 모든 신문과 방송에서 주식 위기라고 나오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나라 주식은 한순간이었지만 ‘10년 전’으로 돌아갔었다.

 주식시장이 대강 어느 정도 수준인지 파악하기 위해서는 ‘종합주가지수’를 보면 된다. 종합주가지수란 어느 특정 주식시장의 모든 주식 가격의 총합을 나타내는 지수이다. 우리나라의 종합주가지수는 KOSPI(이하 코스피), KOSDAQ(이하 코스닥) 두 개를 대표적으로 꼽는데, 코스닥지수는 보통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이 주를 이루고 있으므로 보통은 코스피 지수가 자주 인용된다. 코스피 지수는 1980년 1월 4일 당시의 한국 주식의 시가총액을 100이라 두고 현재의 가격을 산출해낸다. 2020년 1월 22일 당시의 코스피 지수가 2269.27였다. 즉, 우리나라 주식은 1980년도에 비해 약 22.69배나 가격이 올랐다는 것이다. 미국을 대표하는 지수는 S&P500과 다우지수가 있으며, 일본을 대표하는 지수로는 닛케이 지수가 있다.

 이러한 코스피 지수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2월 17일부터 지속해서 하락하여 3월 19일, 31일 만에 1457.64이라는 최저점을 찍었다. 이론상으로 따지자면 100만 원이 64만 원이 되어버린 것이다. 가장 최근 이 지점을 통과한 시기는 2010년 2월이니 사실상 10년 전 가격으로 돌아간 것이다.

 

 

주식시장을 살려야 해!

 이처럼 주식시장이 연이은 폭락을 이어가자, 각국의 경제 당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주식시장을 살려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 ‘급한 불(자금)’ 꺼주기 ▲투자자 안심시키기 이 두 가지가 주식시장 회복의 핵심이다. 이 두 가지를 해결하기 위해서 각국은 대부분 비슷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추경’이나 경기부양책 등등 어려운 단어들이 여기서도 나열된다. 그러나 이 또한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통 큰 미국부터 살펴보자. 미국은 5월 25일 현재까지 총 네 번에 걸친 경기부양책을 실시했다. 이는 모두 합쳐 2조7583억 달러로 추산된다. 우리 돈으로 3401조 원이 넘어가는 돈이다. 정말 얼마나 큰돈인지 가늠조차 안 되는 규모이다. 이러한 거대 자금을 미 정부에서 중소기업 대출 지원, 가계 지원, 실업급여 지원, 병원설비 투자 등에 말 그대로 ‘쏟아 붓는’ 것이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지원 요청이 몰리면서 추가 예산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 또한 존재한다.

우리나라는 총 두 번의 추경을 시행하여 긴급 경기 부양에 나섰다. 1, 2차 추경은 모두 합쳐 23조 9000억 원이다. 이 중에서 재난지원금은 14조 3천억 원을 차지한다. 또한, 6월 중에는 더 큰 규모의 3차 추경이 예상된다. 이는 3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외에도, 지난 11일 기획재정부는 온라인 브리핑에서 “총 245조 원 규모의 직접지원책뿐 아니라, 만기 연장이나 납부유예와 같은 간접적 지원을 포함하여 총 594조 원을 상회하는 지원 대책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동학개미운동’ 시작되다

 주식이 수십 년에 한 번 있을 법한 폭락을 겪자, 이때를 노리고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각종 금융 관계자들과 재테크 커뮤니티에서는 이를 동학농민운동에 빗대서 ‘동학개미운동’이라고 비유하고 있다. 수많은 ‘개미’들이 몰려서 영차영차 주가를 올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묻지마 투자’에 대해 많은 전문가는 주의가 필요하다며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들의 논리는 ‘어차피 코로나 사태 해결되면 원래대로 올라갈 텐데, 지금 사서 묵혀두면 되는 거 아니냐’는 것이다. 이러한 그들만의 논리로 대표적인 우리나라의 우량주인 삼성의 계열사에 굉장히 투자가 몰리고 있다. 특히 재테크 커뮤니티에서는 삼성전자 주식이 ‘국민주식’이라는 농담마저 나오고 있다. 심지어 4월 2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3월 31일 기준 삼성전자 주주 수는 162만859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말보다 154.1%나 증가한 수준이다. 1분기 동안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주식도 삼성전자이며, 그 규모는 7조8천억 원이다. 심지어 주식거래 활동계좌의 수도 1분기 동안 78만6781개나 늘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는 이러한 묻지마 투자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경기부양책 덕분에 주식시장은 일시적으로 회복되었지만, 아직 코로나-19가 완전히 물러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가 아직도 기승을 부리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이태원 클럽 발 2차 대유행이 발생할 수 있는 등, 아직 리스크가 너무 많이 잠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또한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수도 있다는 점을 항상 염려에 두고 보수적으로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서 주식뿐만 아니라 실제 경제시장(이하 실물경제)에도 너무나도 큰 악영향이 지속되고 있다. 강력한 경기부양책으로 주식시장은 회복될 수 있어도 실물경제는 회복에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억지로 돈을 풀어 주가를 올려봤자 실제로 물건이 팔리거나 공장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물경제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주식시장은 반드시 뒤따라 하락하게 된다. 그 때문에 투자해놓고 ‘끝까지 버티는’ 행위를 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행위이다. 혹시, 독자 중에서 동학개미운동을 이끄는 개미가 존재한다면 이를 항상 염두에 두고 안전하게 성공 투자하기를 기원한다. 또한, 막연하게 주식에 대해서 공포감이 있던 독자들은 이번 기사가 조금이나마 주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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