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 아직 매장 개점 시간까지는 한참 남았지만, 스타벅스 매장 곳곳에선 새벽부터 거대한 줄을 서는 광경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는 다름 아닌, 바로 한정 수량으로 준비된 사은품인 써머레디백을 받기 위하여 장사진이 형성된 것이었다. 조그만 여행 가방인 써머레디백은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준비한 여름 사은품으로 미션 음료 3종을 포함해 커피 17잔을 마시면 무료로 증정받을 수 있었다. 음료 17잔을 사는데 드는 돈은 최소 6만 원 선으로 적지 않은 비용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중 특히나 선풍적인 인기를 끈 분홍색 레디백은 금세 동이 났고, 중고카페에서 웃돈이 얹힌 채 거래되면서 뜨거운 인기를 실감케 하였다.

요즘 대세 중의 대세…. 정확히 어떤 이벤트인가

 위와 같이 굿즈를 주는 이벤트는 스타벅스가 2013년부터 매해 실시하고 있는 ’e-프리퀀스‘이다. 소비자가 이벤트 동안 블렌디드 음료 등, 정해진 미션 음료 3잔과 일반 음료 14잔 등 총 17잔의 음료를 구매하면 해당 시즌의 사은품을 받을 수 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관계자는 “스타벅스를 자주 방문해주시는 고객들께 감사의 의미를 어떻게 전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고안하게 된 이벤트”라며 “스타벅스커피코리아에서 자체적으로 기획하고 진행하는 이벤트로서, 내부 마케팅팀에서 전반적인 부분을 모두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전에는 무료 커피 쿠폰 등이 제공되었다. 그러나 2018년부터 사은품이 다양한 제품으로 바뀌면서 사은품을 받기 위한 과열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2018년에는 돗자리 ‘마이 홀리데이 매트’를, 2019년에는 여름 휴가지에서 사용할 수 있는 비치타월을, 그리고 올해 2020년에는 캠핑 의자와 써머레디백이 제공됐다. 반응은 모두 폭발적이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관계자는 “우리도 이처럼 폭발적인 반응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사은품의 구체적인 수량은 공개할 수 없지만, 여름 e-프리퀀스 이벤트에서 수집한 소비자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매해 수량을 늘려서 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올해 제작한 캠핑 의자와 써머레디백은 지난해 내놓은 타올보다 개수가 더 많다”고 말했다.

▲ 요즘 대세 중의 대세....스타벅스 써머레디백 출처 :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무엇이 소비자들을 스타벅스 이벤트로 유혹했나?

 이렇게 스타벅스의 이벤트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 선풍적인 인기의 비결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스타벅스라는 브랜드가 주는 이미지이다. 스타벅스는 우리나라에 처음 상륙했을 때 매우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왜냐하면, 매장 자체부터가 이전 커피숍들과 비교하여 달랐기 때문이다, 특히, 인터넷 와이파이가 처음으로 스타벅스에서 제공되었는데, 이는 도시화로 인한 바쁜 일상 속에서 커피를 즐기며 인터넷 연결을 통해 일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이었다. 그리하여 그렇게 카페에 있다 보면, 스타벅스에 들어가서 일하고 있는 나는 ‘그냥 커피숍에서 여가를 보내고 있는 나’가 아니고, 어디 ‘뉴욕에 앉아 있는 도시적이며 세련되고 이러한 문화를 즐기고 있는 사람’처럼 보이는 이미지가 구축되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다른 커피숍이 아닌 스타벅스를 가려고 했다. 즉, 스타벅스라는 로고가 찍힘으로 인해서 그 세련된 라이프스타일 이미지를 영유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구축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소비자들은 이를 누리고자 스타벅스라는 브랜드에 열광하였다. 둘째, 한정판 굿즈라는 특성이 있다. 소비자들은 이러한 사은품적 성격을 가진 굿즈를 받음으로써, 소소한 행복을 느끼게 된다. 이 심리를 파고 들어가게 되면, 위와 같은 이벤트의 사은품은 내가 소비한 것에 대한 보답으로써 무료로 획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미 내 것이라고 생각하는 심리가 생겨 못 받게 되면 억울한 심리가 작용하게 된다. 또한, 한정판 굿즈는 ‘이번 시즌에만 한다’는 식의 메시지를 계속 소비자에게 전달하여, 사람들이 ’이번 기회가 아니면 구할 수 없으니 이번에 꼭 획득해야 한다‘는 심리적인 압박감이 커지게 된다. 즉, 스타벅스라는 브랜드가 주는 도시적이고 세련된 이미지와 이러한 한정판 굿즈의 성격이 결합되어 소비자들을 이러한 이벤트에 빠져들게 만든 것이다.

상품보다 오히려 굿즈에 집착…. 주객전도?

 하지만, 이러한 굿즈 마케팅이 너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여러 문제점을 표출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이벤트에서는 한 고객이 음료 300잔을 주문한 뒤, 사은품인 써머레디백만 가져가는 사례까지 발생하였다. 전문가들은 이에 우려를 표하며, 한정판 마케팅이 소비자 선호를 왜곡, 경쟁 본질을 퇴색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위와 같은 마케팅은 소비자들이 쉽게 이러한 이벤트에 열광적으로 빠지게 만들어, 무조건 이걸 사고 지지하게 되는 군중심리가 일어나버리기 쉽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 선호를 왜곡하며, 기업들이 상품 본질적 품질 경쟁이 아닌 부차적인 마케팅 서비스 경쟁으로 주객이 전도한다. 그러다 결국에는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본질적인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는 상황 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하여 우려를 표하였다. 그리하여 소비자들이 장기적으로 상황을 따져보고 본인 선택이 올바른 것인지 고려를 심도 있게 해볼 것을 조언하였다.

 이전과는 달리, 요즘 세태는 맛집 앞에서 밤새 기다리거나 인기 제품 획득을 위해 새벽 매장으로 향하는 것을 하나의 놀이와 이야기로써 이를 인식한다. 즉, 단순히 제품이나 음식을 소비하는 수준을 넘어 그 과정까지도 추억하고 싶어 하는 심리가 요즘은 많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소비의 추세를 잘 잡아서 이를 적극적으로 잘 활용한 스타벅스의 전략적 마케팅은 가히 놀랍다. 하지만, 이번 써머레디백에서 보여준 음료 300잔을 그냥 버리는 일이나, 중고거래를 할 때 웃돈을 얹어 파는 이러한 일들은 애초에 기획했던 스타벅스를 애용한 고객에게 감사의 뜻을 표한다는 원 이벤트의 본질에서 많이 변질된 것임은 자명하다. 그렇기에, 스타벅스 본사가 위 브랜드를 사랑하고 애용하는 고객들을 진정으로 생각해서라도, 이러한 변질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보완하여, 원래 이벤트의 취지를 잘 살리는 방안으로 개선이 되었으면 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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