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민 선임기자

 제자백가란 춘추 시대로부터 전국 시대로 넘어가던 시기에 여러 사상가들이 내세웠던 학파의 총칭이다. '제자(諸子)'란 여러 학자들이라는 뜻이고, '백가(百家)'란 수많은 학파들을 의미한다. 제자백가 사상은 춘추시대와 전국시대에 존재했으며, 해당 시기에 활동했던 사상가들은 다음과 같다. 춘추시대의 경우 공자가 대표적인 사상가이며, 그는 중국철학의 첫머리를 장식하게 되었다. 이후 전국시대에 묵자, 양주, 맹자, 장자, 순자, 한비자 등 많은 학자들이 철학사를 만들어나갔다. 그들의 사상들은 모두 이상적이거나 현실에 반영되기 힘든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제자백가의 사상이 받아들여진다면, 더 나은 사회가 만들어질 수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들은 인간의 본연지성을 고려하여 다양한 이상론을 펼쳤지만, 그중에서도 필자는 노자의 사상에 가장 공감한다.

 노자는 춘추시대의 사람으로 도가의 창시자라고 불리는 사상가이다. 그의 사상에는 ‘억지로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되도록 놔두자’라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의 마음가짐과 ‘권력과 유명세에 집착하지 말고 명성을 얻더라도 자신을 낮추어야 한다’라는 공수신퇴(功遂身退)의 처세술이 있다. 또한 그는 도를 닮은 삶을 살아가야 함을 적극 주장하였다. 즉 하늘의 뜻에 따라 흘러가는 순리대로 살다보면 이득을 보게 되어있지만, 거스른다면 해를 입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노자의 사상은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에게 반드시 필요한 덕목과 마음가짐을 가르쳐준다. 이기적이고 욕심이 많은 인간은 어리석은 본인의 꾀에 넘어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일이 많다. 더하여 본인의 뜻대로 일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아 스스로의 몸과 마음을 망치기도 한다. 이러한 인간에게 ‘물과 같은 삶’을 알려주는 노자의 사상은 아주 유익한 가르침이다.

 ‘포기하면 편하다’라는 말은 어쩌면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왜 이토록 힘들게 발버둥 치며 살아가야 하는가? 각자 주어진 삶이 있고 나아갈 방향이 있는데, 이를 거스르고자 본인을 병들게 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본인 스스로의 한계를 알고 여러 번의 시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극복하지 못했다면, 그냥 포기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더 좋을 수도 있다. 한계에 부딪히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분명 의미있는 일이지만, 본인 스스로의 한계를 알고 욕심을 내려놓는 방법도 알아야 한다. 현대인들은 지나치게 높은 이상을 꿈꾸고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크게 좌절한다. 우리는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이를 토대로 각자의 삶을 가꾸어 나갈 때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 하지만 본인이 가진 것을 보지 못한 채 타인이 가진 것을 갖고자 욕심을 부리면 반드시 화를 당하게 되어있다. 노자의 말대로 그저 흐르는 물같은 인생을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철학이란 이상에 빠진 학자들의 말을 정리한 고리타분한 학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철학은 사회를 구성하는 구성원과 원래 존재하는 것들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배경이 되어준다. 다양한 철학적 사고는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훨씬 지혜로운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다만 필자는 수많은 철학자들 중에서 노자의 사상을 예로 들었을 뿐이다. 노자의 사상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기적인 인간들이 구성원인 사회에 꼭 받아들여져야 한다. 노자는 상대적인 개념은 하나로 확정지을 수 없다고도 주장했다. 이는 아름다움과 추악함을 구분지어 비교하는 것은 의미없는 행위라는 것을 뜻한다. 최종적으로 노자가 하고자 한 말을 정리하면 ‘과욕으로 일을 그르치지 말고, 시간과 여유를 가지고 욕심없는 삶을 살면 뜻을 이루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노자의 사상을 받아들이면 대부분 인간의 삶이 훨씨 더 편안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인생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철학책 한 구절을 읽는 것을 추천한다. 철학은 생각보다 훨씬 많은 일의 해답지가 되어주는 활용도 높은 학문이다. 당신이 살아가는 바쁜 인생을 조금이나마 편안하게 풀어나갈 수 있기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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