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24명으로 집계되어 166일 만에 최다를 갱신했다. 6월 22일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에서 가을이 오기 전 더 큰 유행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였고 이 예견이 현실이 되었다. 한국의 코로나19 발생 초창기에 정확한 예측을 한 바 있는 JP모건은 “이달 말에 정점을 맞을 것”이라고 예상하였으며 코로나19가 빠르게 재확산됨에 따라 잠시나마 활기를 되찾던 경제가 다시금 침체할 전망이다.


종교 발 집단감염의 되풀이
  지난 2월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집단감염이 퍼진 것이 전국의 여러 교회에서 되풀이되고 있다. 지난 6월 서울 왕성교회, 안양 주영광교회, 7월에는 광륵사에서 소규모, 중규모의 전염이 이루어진 것으로 밝혀져 종교시설들이 지속해서 사람들의 경계를 받았다. 그리고 현재 용인 우리제일교회와 서울 사랑제일교회의 집회에서의 감염 확산이 수도권 중심의 급격한 확진자 증가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었음이 밝혀져 종교에 대한 여론이 급속히 악화하고 있다. 용인 우리제일교회 발 감염자 수는 지난 18일 이후로 급감하고 있지만, 서울 사랑제일교회 집회에서 시작된 여파는 원주, 대전 등 여러 지방 대도시로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으며 상황이 더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사랑제일교회 집단감염은 이전까지의 종교 감염 사건과 다르게 정치적인 목적이 더해져 있어 그 문제가 더욱 극심하다. 대부분은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과 교회 신자들 간에 국한된 감염이라 불길을 빠르게 잡을 수 있었지만 수많은 버스 노선과 대중교통이 운행되는 서울 광화문에서 진행된 대규모 집회에서의 감염 사태라는 문제가 존재하는 것이다. 자차 운전이 어려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고령층이 집회의 참가자들이 전국에서 모여 진행되는 집회이기 때문에 전국으로의 감염 확산이 더욱 빠르다. 더욱이 사랑제일교회와 그 집회는 반정부성향을 띄고 있어 역학조사에 전혀 협조하지 않으며 이를 개신교 탄압으로 밀어붙이는 동시에 독재로 간주하겠다는 모습을 보여 문제를 더욱 커지게 했다.

 

8.15 광복절 문재인 정부 규탄 집회를 주도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 (출처 : 헤드 토픽)


개신교 전체의 인식 악화
  지난 2월의 신천지 교회 집단감염 사태 당시 이만희 교주가 공식적으로 사과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자 교인들은 정부에 협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사랑제일교회의 반정부적 성향으로 인해 교인들 또한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임에 따라 신천지 교회로 인해 이미 부정적인 개신교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이단으로 파문된 신천지가 개신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대중에게 각인시켰다면, 사랑제일교회는 이에 쐐기를 박은 셈이다.

  사랑제일교회의 전광훈 목사는 이전부터 교회라는 이름 아래 극우 노선을 걸어온 것으로 유명하였다. 이번 감염 사태에도 정부가 반정부 시위를 방해하기 위해 공권력이 집회에 바이러스 테러를 하였다고 주장하는 등 대중의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발언으로 더욱 개신교에 대한 인식을 악화시키고 있다. 정부의 방역 지침을 위반한 집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같이 연단에 올라갔던 10여 명이 감염되었으며, 결국에는 본인과 부인, 비서마저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 이에 ‘쌤통’이라는 대중의 여론이 지배적이지만 당분간 개신교 전체에 대한 대중의 인식 악화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로 격상
  사랑제일교회 집회의 여파로 빠르게 확산되는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하여 정부는 지난 16일 수도권에 한정하여 사회적 거리 두기를 2단계를 시행하였다. 그러나 전국적 확산에 따라 17일 부산, 19일 인천, 22일 전라남도, 제주특별자치도, 전라북도에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2단계로 격상하였지만, 확진자가 이틀 연속 300명 이상 발생함에 따라 23일 전국으로 확대 적용할 것을 발표하였다.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에서 적용되는 주요 조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실내 50인, 실외 100인 이상의 집합, 모임, 행사 금지 ▲스포츠 행사는 무관중 경기로 진행 ▲공공 다중시설 운영 중단, 민간시설은 고위험시설 운영 중단 및 그 외 시설 방역수칙 준수 강제화(4㎡당 인원 제한) ▲학교ㆍ유치원ㆍ어린이집은 등교 및 원격 수업(등교 인원 축소) ▲공공기관ㆍ기업은 유연ㆍ재택근무 등을 통해 근무 인원 제한(예 : 전 인원의 1/2), 민간기관ㆍ기업은 유연ㆍ재택근무 등을 통해 근무 인원 제한 권고

  이처럼 사회적 거리 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었음에도 치솟는 감염자 수로 인해 일각에서는 사실상 국가 전체를 멈추는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의견 또한 제기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만약 이번 한 주간 지금의 확산 추세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방역 당국으로서 3단계로의 격상까지 검토할 수밖에 없는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며 사회적거리 두기 3단계 시행의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동시에 일부는 거리 두기에 한계가 존재한다며 현재의 접촉자 격리가 사실상 무의미해졌고 원치 않더라도 집단면역의 길로 나아가야 함을 주장한다. 유진홍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15일 “사회적 거리 두기는 방어책이 아니라 시간 벌기의 수단”이라며 밝혔다. 또한 “거리 두기는 필수적이지만, 거리 두기로 속도를 최소화해 국내 의료진과 기관이 최대 전력으로 하나하나 치료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버는 것이 핵심”이라 설명한 바 있다.


거리 두기 단계 격상으로 인한 불만
  고위험 시설로 분류된 클럽·룸살롱 등 유흥주점, 헌팅포차, 노래연습장, 실내 스탠딩 공연장, 실내집단운동(격렬한 GX 류), 뷔페, PC방, 방문판매 등 직접판매홍보관, 대형학원(300인 이상)은 당분간 강제로 문을 닫아야 한다. 그러나 이에 따른 불만 또한 곳곳에서 나오고 있으며, 특히 PC방 업주들의 반발이 매우 심한 상태이다. 자신들은 정부 지침을 다 지켰음에도 불구하고 지키지 않은 일부 교회 및 카페에서 시작된 감염으로 인하여 영업을 할 수 없다는 것이 그 골자이다. PC방 업주들은 철저히 방역 지침을 준수해온 PC방을 구체적 기준 없이 중위험시설에서 고위험시설로 분류한 것은 부당하며 이는 즉흥적인 전시행정에 불과하다는 태도를 밝힘과 동시에 다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23일 인터넷 카페 및 SNS 등지에 PC방 위험시설군 지정의 형평성을 요구한다는 글과 집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릴레이 피켓을 든 업주들의 사진이 올라오기시작하였다. PC방 업계를 대표하는 한국인터넷콘텐츠 서비스협동조합의 최윤식 이사장은 “이들은 야외 1인 시위를 계획했지만, 방역에 방해가 될 수 있어 온라인 시위로전환한 것”이라 밝혔다.

  PC방 업주 출신으로 소상공인연합회장을 지낸 최승재 미래통합당 의원도 이들에 힘을 실어주었다. 최 의원은 21일 성명을 내고 “PC방에서 방역이 매우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음에도 정부 당국은 관계자들과 전혀 소통 없이 고위험시설로 분류했다”며 “코로나 사태로 매출이 급감해 대출로 겨우 버텨온 업주들에게 2주간 영업 중단은 청천벽력 같은 일”이라고 했다. 이어 “영업 중지 명령을 받은 사업장의 손실 보상을 강력하게 주장할 것”이라 덧붙였다.

 

집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릴레이 피켓을 든 PC방 업주들의 릴레이 시위 (출처 : 조선일보)

 


  잠잠해지는 듯 보였던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인해 활기를 조금이나마 되찾나 싶었던 소상공인들의 한숨이 다시 깊어지고 있다. 올해 2~3월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조치 당시 급격한 매출 감소 등 사업상 적자가 다시 한번 일어날 것이라는 걱정이다. 코로나19의 재유행에 따른 경제 충격을 고려해 정치권에서는 경기부양책으로 2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 으며, 더불어민주당은 당 정책 위원회 차원의 검토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단 소상공인들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회 집단 속에서도 걱정과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올해 등교 자체가 불가능할 거 같다는 다소 현실적인 걱정을 하고 있다. 취준생들과 수험생들의 걱정 또한 심해지고 있는 상태로, 지난 22일 법원 행정고시와 기사 시험 등 전국 단위 시험이 극도의 불안함 속에 이루어졌다. 수능이 100여 일 남은 수험생들 또한 이미 미루어진 수능이 다시 한번 미루어지는 것 아니냐며 난감한 의사를 표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6일 “수능은 12월 3일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여러 상황과 관련해 종합적인 판단을 하고 있으며 최악을 가정한 플랜B도 준비 중에 있다”며 “그런 부분을 언급하는 것보다 예정된 수능을 안전히 치를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설명했다. 정상적인 사회와 개개인의 안전을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 준수가 더욱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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