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을 알 수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무산에 이어 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안수까지 ‘노딜’(인수 무산)으로 귀결되었다. 이는, 그동안 소문으로만 무성하였던 대규모 구조조정 현실화의 신호탄이기에 항공업계의 시름이 한층 깊어지고 있다. 실제로 이스타항공은 끝끝내 정리해고 수순에 돌입하여 최근 임직원 600여 명에 대한 정리해고를 개별 통보하였다. 다른 항공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최근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는 항공사들의 경영환경을 고려해 볼 때,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역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결국, 구조조정 칼바람… 이스타항공 직원들 끝내 거리로

 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최근 임직원 600여 명에 대한 정리해고를 이메일로 개별 통보하였다. 지난달 희망 퇴직을 신청한 98명을 포함하면 700명 넘는 직원이 회사를 떠나게 되며, 이스타항공에는 정비사 등 국내선 항공기 6대를 관리할 인원과 항공 운항 증명(AOC) 발급에 필요한 필수인력인 500여 명만 남게 된다. 이스타항공의 임직원 수는 지난 3월 운항 중단을 결정할 당시 1600여 명에 달했으니, 5개월여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게 된 셈이다. 이스타항공은 인수 의사를 밝힌 곳들이 공통적으로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될 경우 이들을 우선 재고용할 방침이라고도 전했다. 하지만 이스타항공 노조는 정리해고 수준인 무급 순환휴직을 제안했음에도 사측이 정리해고를 강행했고, 재고용 방침도 허울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그리하여 노조는 이러한 결정에 반발, 지방노동위원회에 해고 무효 구제 신청을 할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무산… 남은 수순은 구조조정?

 아시아나항공도 비슷한 처지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11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하고 아시아나항공 매각 불발 사실을 밝혔다. 앞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지난달 26일 ‘마지막 담판’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를 논의하였다. 당시 산은은 현산 측에 인수가를 최대 1조 원가량 낮춰주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산이 이미 채권단 측에서 한차례 거절한 ‘12주 재실사’를 다시 제안하며 기존 방침을 고수하며 채권단 제안을 거부하며, 1년여 동안 끌어온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무산으로 끝나게 되었다. 이러한 HDC와의 거래무산이 현실화되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다. 앞선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무산 이후, 대규모 구조조정이 일어났던 사례처럼 아시아나항공을 대상으로 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예상된다. 특히, 재매각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인력 감축 등을 통한 각 사업체 차원의 조직 축소를 추진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어서, 또다시 아시아나항공 발 대규모 정리해고가 예고된다.

▲ 다시, 비상할 수 있을까 출처 : 아시아나항공

LCC 전체가 위태위태… 구조조정, 남의 일이 아니다

 더욱이, 이러한 사태가 LCC 업계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부각이 되고 있다. 각 항공사의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제주항공의 부채비율은 869%로 작년 하반기(353%)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진에어의 부채비율도 작년 하반기(267%)의 2배가 넘는 592%다. 특히, 에어부산의 부채비율은 1천883.2%로 작년 하반기보다 1천%포인트 이상 급증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내년까지 코로나 사태가 이어질 경우 상반기를 채 못 버티는 항공사가 나올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지난해 빅딜로 산업재편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던 항공업계가 이제는 구조조정 위기감이 커지는 형국”이라며 “정부의 지원도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각 회사별로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사업·인력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로 인하여 매번 항공사들의 경영환경은 최악 중의 최악을 매일 갱신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진행되고 있는 여러 구조조정은 모두가 바라지는 않았지만, 결국, 드디어 올 것이 온 현실적 상황이다. 하지만,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시피, 항공 산업은 국가 기간산업이자, 고용 창출 효과가 큰 산업이기에, 정부는 이러한 항공사들에게 적극적인 재정을 투입하여 관련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다시, 예전처럼 항공기가 이륙할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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