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6일 오전 제8호 태풍 ‘바비(BAVI)’가 제주도를 강타하면서 제주공항의 모든 항공편이 결항됐었다. 이후에 연이은 제9호 태풍 ‘마이삭’과 제10호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한반도는 막대한 피해를 입은 상황이다. 이처럼 수차례 한반도를 지나간 태풍으로 입은 피해 사례가 속출하면서, 현재 다음 태풍에 대한 우려와 논란이 동시에 일고 있는 상황이다. 제11호 태풍 ‘노을’의 진로는 슈퍼컴퓨터 예측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진로를 정확하게 예측하기에는 무척 어렵다고 판단되었다. 해당 태풍의 진로는 유동적이나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추석 전후에 특히 경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막심한 태풍피해, 좌절한 사람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은 여름 3개, 가을 1개 등 총 4개로 집계되었다. 지난달 9일 제5호 태풍 ‘장미’를 시작으로 한 달 사이에 4개의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끼쳤다. ‘장미’는 중간 미만 세기의 태풍이었지만, 경기 남부와 강원 남부, 충청도, 전북에 최대 200㎜ 이상의 많은 비를 뿌리며 상당한 침수 피해를 끼쳤다. 서해상을 지나간 제8호 태풍 ‘바비’는 서쪽지방으로 근접할 때 최대순간풍속 45m가 넘는 매우 강한 바람을 발생시켰다. 심지어 제9호 태풍 ‘마이삭’과 제10호 ‘하이선’에 인한 피해는 이전의 태풍들보다 더 심각했다. 지난달 28일 필리핀 마닐라 동북동쪽 약 1040km 부근 해상에서 발생한 ‘마이삭’은 지난 3일 오전 부산 남서쪽 해안에 상륙해 영남과 동해안 지역을 휩쓸고 지나갔다. 강한 바람과 폭우를 동반한 탓에 태풍 영향권에 들었던 지역에서는 침수와 정전, 인명피해 등이 속출했다. ‘마이삭’이 채 소멸하기도 전인 지난 1일 괌 북쪽 약 780km 부근 해상에서는 첫 가을태풍 ‘하이선’이 발생했다. 당초 ‘하이선’은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행히 서쪽의 건조한 공기로 인해 태풍의 서진이 저지됐지만, 제주 지역에는 5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고 울릉도·독도에서는 강한 돌풍이 몰아쳤다.

 연달아 온 태풍들은 피해지역 주민들 특히 농가와 양식장에 막대한 피해를 끼쳤다. 지난 9일에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제8호 태풍 '바비'를 시작으로 제9호 ‘마이삭’, 제10호 ‘하이선’ 등 총 3건의 태풍으로 인해 8일 기준 총 3만2540헥타르(㏊) 규모의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여의도 면적(290㏊)의 112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에 농식품부는 이번 태풍으로 벼 도복·침수 등에 따른 병충해 피해가 클 것으로 보고 방제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낙과 수거, 폐사축 처리 등 농장정비에 필요한 일손 지원과 가축질병 최소화를 위한 전문인력 투입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또한 피해농가에 대한 농약대‧대파대‧생계비 등 재해복구비 지급, 재해보험 가입 농가에 대한 보험금 지급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태풍이 또 올 것이라는 예측이 퍼지자 농가들의 불안감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상청은 오보청?

 최근 폭우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면서 기상청을 향한 시민들의 항의가 거세지고 있다. 기상청은 올해 여름이 작년에 비해 폭염 기간이 더 길 것이라 관측했지만, 폭염 기간은 짧았고 오히려 장마가 예상보다 길게 이어졌다. 특히, 변덕스러운 날씨 탓에 예보가 틀리는 경우가 빈번하자 시민들은 기상청을 '구라청', '오보청', '중계청' 등으로 지칭하며 비난하고 있다. 이처럼 폭염일수와 강수량 예측이 모두 빗나가자 생긴 기상청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은 걷잡을 수 없게 되었다. 기상청에 대한 불신이 커지자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각종 지도 애플리케이션으로 교통상황 폐쇄회로(CC)TV를 이용해 강수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까지 공유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상청은 이상고온 현상이 날씨에 영향을 끼쳐 정확한 예측이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다행히 기상청이 이번 제9호 태풍 ’마이삭‘의 이동경로를 정확히 맞추면서 ’오보청‘이라는 불명예를 벗을 수 있었다.

 현재 태풍 피해 복구가 한창인 가운데 제11호 태풍 노을의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제 11호 태풍이 발생할 수 있다는 예측을 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발생 징조는 아직 없는 상황이다. 이에 기상청은 “수치예보모델을 보면 아직 새로운 태풍이 발생할 징조가 없어 다음 태풍이 언제 나타날지 말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며 “태풍의 씨앗인 열대저압부도 아직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상청은 "기상이변으로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등 태풍 발생 조건이 갖춰져 10월 말까지 태풍이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으므로 긴장을 완전히 늦추기에는 이른 시점이다. 가을의 태풍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기상청의 정확한 예보와 시민들의 관심이 중요하다.

 

 태풍이 지나가고 9월이 되자 선선한 날씨가 계속 되고 있다. 하지만 이상기후로 인하여 변덕스러운 날씨가 반복되는 지금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상기후가 일상이 되어버린 현재 시점에서 시민들은 이를 받아들이고 항상 대비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 발생할 갑작스러운 이상기후에도 철저히 대비하여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길 바란다. 우선 올해 여름 지속적인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지역에서는 복구 작업이 빠르게 이루어지길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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