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1일 실종된 연평도의 공무원 이 모씨가 북한에 의해 사살되었음이 밝혀지며 남북 간에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그뿐 아니라, 사살된 공무원의 시체를 북한이 소각시켰다는 의혹마저 제기되면서 더더욱 남북 관계에 균열이 생기고 있는 상황이다. 남북 갈등뿐 아니라 남남갈등 마저 일어나고 있다. 사건 발생 후 우리 정부의 대응이 적절했는지를 두고 여야 간 격렬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으며,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정책에도 많은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에 의해 사살당한 이모 씨가 승선해있던 무궁화 10호의 모습 (출처 : 연합뉴스)


사건의 발달 과정

 사건은 지난 9월 21일 새벽 1시 30분 경 시작되었다. 해양수산부 어업관리단 소속 공무원 이 모씨는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 인근 해역에서 어업지도선에 탑승하여 어업지도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새벽 1시 30분 경 이모 씨는 “잠시 업무 좀 보고 오겠다”며 동료들이 있는 조타실에서 나갔다. 그러나 그 이후 이모 씨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며, 본격적으로 사태의 심각성이 인지된 것은 당일 오전 11시 35분, 점심시간에도 나타나지 않는 이모 씨를 수색에 나선 이후이다. 그 후 21일 하루 내내 해경 선박과 항공기 등 20여대가 투입되어 수색을 하였으나, 실종된 이모 씨는 발견되지 않았다.

 다음날인 9월 22일 오후 3시 30분경 북한의 수산관리선은 북한 측 해역에서 이모 씨를 발견했지만 놓쳐서 2시간동안 재수색에 나섰다. 그 후 저녁 9시 40분 경 북한군은 이모 씨를 총살하였다. 이후 10시 11분부터 약 40분간 무언가를 태우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이에 우리 정부와 군에서는 이모 씨의 시체를 소각하였다고 분석하였다. 

 

남과 북의 의견 차이

 우리 정부는 이모 씨의 시체가 북한에 의해 소각되었다며, 이를 두고 ‘만행’이라 비판하였다. 국방부는 9월 24일 공식 브리핑에서 북한이 실종자에게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운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의 의견을 달랐다. 북한이 불태운 것은 이모 씨의 시신이 아니라, 이모 씨가 타고 온 부유물이라는 것이다.

 이모 씨는 부유물을 타고 북측 해역으로 이동하였다. 9월 25일  북한은 청와대에 친서를 보내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이 모씨에게 신분을 밝히라 하였으나 불응함 △이에 따라  공포탄을 발사하였으나 이모 씨는 부유물에서 엎드림 △ 정장의 결심에 따라 이모 씨를 사격 △수색 후에는 이모 씨가 발견되지 않고 부유물만 남아있었음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부유물을 소각함

 북한은 이모 씨의 시신을 불태우진 않았다고 주장하였다.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따라 이모 씨가 타고 온 부유물을 소각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이모 씨를 사살한 것은 현장 지휘관의 결심이었을 뿐, 상부의 지시가 아니라고도 주장하였다. 그러나 국방부의 첩보와 분석에 따르면, 사실은 이와 정반대였던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 힘 주호영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 등 여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의원은 이모 씨의 시신이 불태워진 것이 사실이며, 사살 결심 역시 현장 지휘관이 아닌 상부의 명령이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정보는 국방부 비공개 보고가 출처인 것으로 분석된다.

 

남과 남의 의견 차이

 이번 사건은 남북뿐 아니라 남남갈등마저 일으켰다. 정부의 대응을 두고 다양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모 씨의 월북 시도 여부를 두고도 큰 논쟁이 일어나기도 하였다.
정부는 실종 다음날인 22일 오후 6시30분에 최초로 서면보고를 받았다. 시신 훼손 한 시간 후인 10시 30분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해 보고받았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문재인 대통령은 군 당국에 아무런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 23일 새벽 1시에는 국가안보회의가 열려 사건 분석을 하였으나, 문 대통령은 취침하느라 회의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도 야당의 강력한 비판을 받았다. 
 이 모 씨의 월북 시도 여부 또한 큰 논란이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모 씨는 월북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24일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 모씨가 월북을 시도했던 것이 확실하다”며 이를 뒷받침할 근거 역시 존재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은 첩보의 특성상 자세히 밝힐 순 없으나, 이 내용에 대해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은 “국방부에서 보고한 내용을 보면, 월북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정황이 너무나 선명하게 보인다”고 밝혔다.

 

 남북갈등이 사그라지고 있던 시기에 발생한 끔찍한 이번 사건은 긴장감을 다시 불러오고 있다. 그러나 북한과의 친선만을 위해서 사건의 본질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크다. 민간인을 살해하고 시신마저 소각시키는 이러한 만행을 사과문 하나로 퉁치려 해서는 안 된다는 야당의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우리 정부의 추후 대응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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