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민 기자

 “당신이 마음으로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고 생각한 순간, 이미 머리로는 가치를 매기고 있다.” 이것은 인간의 자연적 본능을 한마디로 표현한 문장이다. 인간에게 있어서 평등에 대한 생각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사회의 틀’에 불과하다. 사회의 틀은 여러 번의 산업혁명을 거치고 의식주에 대한 욕구가 충족되자, 내면의 도덕성이 생긴 사람들이 만들어 낸 것이다. 가식적인 사회의 틀에서 벗어난 인간의 본능은 비교와 평가에 대한 욕구로 채워져 있다. 구석기 시대의 인간조차 서로에게서 차이점을 찾았으며 남녀가 할 일을 구분했다. 이때의 인간들은 오직 신체적 조건이 가치평가의 기준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대의 인간들은 구석기 시대보다 훨씬 다양한 가치를 따질 것이다. 현대인들이 생각하는 인간을 구성하는 가치는 과연 무엇이고 그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과연 인간이 스스로와 타인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이 타당한 일인가? 인간은 왜 가치평가를 통해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들까?

 

 21세기의 인간들은 서로를 평가하는 데 있어서 다양한 내적요인과 외적요인을 고려한다. 내적요인에는 가치관·정신건강·지적능력 등이 있으며, 외적요인에는 외모·나이·권력·재산 등이 있다. 이외에도 사회에 존재하는 평가요인은 엄청나게 많다. 평가요인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하나로 정의내리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사회구성원들은 저마다 다른 기준을 가지고 끊임없이 타인을 평가한다. 각자 가지고 있는 가치가 모두 다름에도 불구하고 평가와 비교를 반복하는 현대인의 삶은 언제나 불행하다. 예를 들어 집은 있지만 직장도 없이 빈곤한 삶을 사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하우스푸어는 집은 없어도 꾸준히 일을 하고 있는 워킹푸어의 삶을 부러워 할 것이다. 하지만 워킹푸어는 집이라도 있는 하우스푸어의 삶이 본인보다 나은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 예시는 각자 다른 가치를 가진 사람들이 서로에 대한 가치평가와 비교를 한 후 동시에 불행해지는 예시이다. 해당 예시는 모든 인간에게 주어진 가치를 감히 평가하고 비교해서 불행해지려는 자에게 하나의 경고가 되어준다.

 

 이처럼 인간을 구성하는 가치가 다양하게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모든 가치를 가지지 못했다고 좌절하는 사람들이 있다. 가치의 사전적 의미는 ‘대상이 가지고 있는 쓸모’이다. 즉, 가치를 하나 가지고 있는 사람과 수백 개 가지고 있는 사람 모두 쓸모 있는 존재로 정의할 수 있다. 충분히 스스로의 가치를 알고 타인의 가치를 인정해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인간은 스스로를 불행으로 몰아넣는다. 인간은 욕심이 많고 만족할 줄 모르는 존재이기 때문에, 스스로와 타인의 가치를 평가하게 하는 것은 위험하다. 이는 자신에 대한 혐오감과 타인에 대한 시기를 불러일으켜 하나의 자아를 파괴해버릴 뿐이다. 인간은 평등을 주장하지만 뒤에서는 비교하고 평가하는 것을 멈추지 못한다. 사회의 틀에 갇혀 억지로 착한 사람이 되어있을 뿐 본능은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가치 있는 인간일지라도 더 좋거나 많은 가치를 가진 사람의 삶을 선망한다. 선망은 긍정적인 동기부여가 되는 것이 아닌 불행의 씨앗이 되어 뿌리를 내린다. 이미 가치 있는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에게 만족하지 못한 채 자격지심에 무너지는 것이다. 욕구가 있는 인간이 하나의 가치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가치 있는 사람이 타인과의 비교와 평가를 통해 불행해지는 것은 필연적이다.

 

 인간이 스스로와 타인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모든 인간은 가치 있는 존재이므로, 가치의 무게를 따지는 것은 옳지 못한 행위이다. 스스로와 타인이 지닌 가치를 인정하고, 서로 다른 사람임을 인지한다면, 어느 정도의 자격지심은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스스로의 불행을 본인에게서 찾는 것은 더 불행해지는 지름길이다. 스스로가 가진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고 빛낼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는 게 인생에 있어서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자연적 본능에 의해 스트레스 받지 말고 인정을 통해 이미 가치 있는 스스로를 아껴준다면, 지금보다 훨씬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은 이미 가치 있는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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