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를 타고 훨훨 날아가는 해외여행은 언제쯤이나 가능할까. 코로나 사태 열 달째, 하늘길이 닫히고, 여행이 우리 곁을 떠나갔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의 섭섭한 마음을 풀어줄 수 있는 ‘목적지 없는 비행’이 출시되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목적지 없는 비행이란, 출발지와 목적지가 같은 특이한 비행 형태로, 이륙 후, 국내 상공을 일주하며 하늘에서 국내 산수경관을 구경하고 다시 원 출발지 공항에 돌아오는, 일종의 관광 비행이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해외여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해외여행 기분’을 느끼고 싶은 고객들의 니즈를 일정 부분 해소 시켜줬다는 평가다. 이색 여행상품이 항공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항공사별 이색 관광 비행...무엇을 타볼까

 이러한 이색 관광 비행은 항공사별 특색을 살려 실시하고 있다. 메이저 대형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고급화에 초점을 맞추어, 하늘 위의 호텔’로 불리는 A380 기종을 투입해 특별 관광 비행을 진행했다. 오전 11시 인천공항을 이륙해 강릉, 포항, 김해, 제주 상공을 비행한 뒤 오후 1시 20분에 다시 인천공항으로 돌아오는 ‘A380 한반도 일주비행’ 코스다. 에어부산은 30일 항공의 날을 기념해 30일과 31일 양일 간 ‘항공의 날 특별편’으로 목적지 없는 비행을 준비했다. 특히, 이번 특별편에는 운항·캐빈승무원과 정비사 등 항공 전문가들이 기내에 동승해 항공 전반에 대한 소개와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으며 탑승객 전원에게는 비행기록을 작성할 때 사용하는 ’비행 기록용 수첩(로그북)‘과 A321LR 항공기 열쇠고리·목줄 등 다양한 기념품을 제공했다. 플라이강원도 2021년 신축년(辛丑年) 새해를 앞두고 목적지 없는 일출 비행 관광 상품인 ‘해돋이 원정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는 하늘과 구름 사이에서 떠오르는 해를 볼 수 있는 하늘 위에서 새해를 맞이하는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기회라고 관계자는 설명하였다.

모두 Win-Win인 관광 비행...효자 상품이네!

 항공 업계는 이번 상품이 항공 여행이 그리운 승객들뿐 아니라 항공사에 모두 ‘윈윈(win-win)’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수익적 측면에서는 큰 성과가 없을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통상 항공 업계에선 전체 좌석 수를 기준으로 탑승률이 80% 이상이어야 손익분기점을 넘긴 것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정부의 방역 지침에 따라 전체 좌석 중 70%까지만 운용할 수 있었기에 손익분기점을 간신히 넘긴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수익 외 측면에서는 항공사들도 이득이 매우 많았다. 우선 각종 홍보 효과가 발생하였고 또한, 항공기 조종사의 기량 유지에도 도움이 되었다. 항공안전법 시행규칙 제121조에 따르면, 항공운송사업에 사용되는 항공기 조종사는 해당 항공기를 조종하고자 하는 날부터 90일 안에 이·착륙을 각각 3회 이상 경험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즉, 항공사는 홍보 효과와 조종사들의 기량 유지를 거두어들였고, 소비자들은 코로나-19로 막힌 하늘길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되었으니, 모두 win-win인 여행 상품인 것이다.

관광 비행 면세점 쇼핑 허용 논의...면세 업계 촉각

 이러한 관광 비행의 인기에 발맞추어서, 관련 비행에서 면세점 쇼핑 허용 여부에 대해 면세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무착륙 비행 관광객에 대한 면세지원 방안을 묻자 “허용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많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고 국민 공감대와 현행 제도상 걸림돌 등이 없는지 검토해야 한다”면서도 “법무부와 관세청 검토를 종합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이는 영공 밖으로 나가는 항공기를 국제선으로 보고, 면세품 구매를 허용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는 코로나-19로 침체에 빠진 면세점 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에, 면세업계는 관광 비행 상품이 출시된 직후부터 줄곧 면세품 판매 허용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장기화 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 이제는 우리의 일상속에 자리를 잡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관련 위기를 타개하고자 나온 항공 업계의 관광 비행. 이러한 관광 비행의 인기는 비행기라는 물건이 단순히 이동 수단을 넘어서 우리들에게 추억을 안겨주는 하나의 선물과 같은 존재였다고 느끼게 해준다. 어서 코로나-19가 종식되어서 여행과 비행기가 다시 우리 곁으로 오는, 그러한 날이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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