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가 일으킨 군사 쿠데타의 여파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1962년 쿠데타 이래 미얀마는 사실상 군부가 지배하는 국가였으나 2020년 실시된 총선 결과에 불복한 군부가 지난 2월 1일 다시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에 시민들은 군부에 맞서는 시위를 통해 쿠데타에 저항하고 반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군부는 이에 실탄 사격 등 강경책으로 맞서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민주화 요구를 강력히 억누르고 있는 실정이다.

 

군부독재 국가, 미얀마

 미얀마는 1962년 쿠데타 이후 여러 차례 군부 쿠데타를 겪으며 군부독재 국가를 유지해왔다. 2008년 이후로 표면적으로는 자유 선거가 치러지는, 민주화가 완료된 국가를 표방해왔으나 문민 통제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사실상 군부독재 국가라 할 수 있다. 특히 양원제 국가이지만 미얀마 군부가 상하원 전체의석의 25%를 지명한다. 개헌에는 의회 재적 인원 75%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기에 사실상 개헌이 불가능한 의회 구조를 갖추고 있다. 미얀마의 정부 수반은 의회가 선출하며, 심지어 미얀마군의 통수권자는 대통령이 아니라 미얀마군 최고사령관이다. 경찰 또한 군부의 산하에 있는 기관이다. 이처럼 미얀마는 명실상부한 군부독재 국가이다. 

 

군부, 총선 결과에 불복하다

 2020년 11월 이뤄진 총선에서 아웅 산 수 치 고문이 이끄는 국민민주연맹은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총 의석의 62.4%를 차지하게 된 국민민주연맹은 군부에 개헌을 요구하였다. 군부에 할당된 25%의 의석을 점차 줄여가는 내용으로 개정하는 것이었으나, 군부는 당연하다는 듯이 이를 거부하였다.

 이후 군부는 부정 선거라는 이유로 의회의 자발적인 해산과 군부 주도 하의 재투표를 강요하였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수치 고문이 이 요구를 거부하자 무장 차량들은 미얀마 각 지의 도시로 이동하였으며, 군부는 2월 1일 오전 3시를 기점으로 인터넷을 차단하며 쿠데타를 일으키고 수치 고문을 체포하였다.

경찰에 쏜 총에 맞아 숨진 20대 여성을 추모하는 시위대의 모습 (출처 : 연합뉴스)

 시민들의 민주화 운동

 수치 고문과 윈 민 대통령이 군부에 의해 체포되자 미얀마 시민들은 군부에 평화적으로 저항하였다. 크고 작은 저항이 지속되는 가운데, 2월 7일 양곤에서 10만 명이 참여한 거리 시위가 이뤄졌다. 동시에 이날 다른 지역의 시위대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총소리가 들리기도 하였다. 2월 8일에는 계엄령이 선포되었으며, 9일에는 전투경찰이 시위대에게 실탄을 발포하여 2명을 중태에 빠뜨렸다. 이날 중태에 빠진 한 여성은 13일 사망하여서 첫 번째 사망자가 되었다. 군부는 그 후 지속해서 인터넷 차단과 장갑차 투여, 최루탄 발포, 실탄 발포 등 강경책으로 민주화 시위를 억압했다. 그 후 22일에는 미얀마 총파업이 시행되었다. 쿠데타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시위인데, 현지 언론은 수백만 명의 규모라고 추측하였다. 28일의 제2차 총파업에서는 군경에 의해 최소 18명이 사망하고 30명이 부상당했다고 유엔 인권사무소가 밝히기도 하였다.

 

국제 사회의 반응

 이러한 미얀마의 상황을 두고 국제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 우선 한국은 외교부와 주 미얀마 한국대사관을 통해 쿠데타를 전후로 군부를 공개 규탄하였으며, 2월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미얀마 군부 쿠데타 규탄 및 민주주의 회복과 구금자 석방 촉구 결의안’을 찬성 256표, 기권 1표로 가결하였다.

 미국 또한 규탄과 제재를 주도하였다. 쿠데타 당일 백악관은 수치 고문의 즉시 석방을 촉구하라는 성명을 발표하였으며, 국무부는 2월 2일 미얀마 원조 중단을 결정하였다. 유럽 연합을 비롯해 영국 등 서방 국가들 또한 규탄 성명을 발표하여 군부의 쿠데타를 맹렬히 규탄하며 민주적 정부의 성립을 촉구하였다. 유엔 또한 2월 2일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를 소집하였으며, 인권이사회 또한 규탄 결의안을 채택하였다.

 

 미얀마 군부가 지속해서 시민들의 민주화 요구를 억누르는 가운데, 미얀마 시민들은 국제 사회의 협력과 대응이 절실하다며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민주화 시위가 진압될 것인지, 아니면 미얀마에도 ‘봄’이 올지, 전 세계의 시선은 지금 미얀마를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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