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7일 서울특별시와 부산광역시의 시장을 뽑는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보궐선거란 선거에서 당선인이 임기 개시 이후 기타 범법 행위로 인한 유죄판결로 피선거권을 상실하거나 사망, 사퇴 등의 사유로 결석 되었을 때 실시하는 선거다. 서울의 경우, 고 박원순 전 시장이 성추행 문제가 세상에 알려지자 극단적 선택을 하였기에 선거를 시행한다. 부산 역시 오거돈 전 시장이 성추행 사건으로 물러나고 검찰이 그를 기소까지 하는 상황이 벌어져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서울·부산 시장에 당선되는 사람의 임기는 2022년 6월까지로, 재임 기간이 1년 2개월밖에 안 된다. 하지만 내년 3월에는 대통령 선거가 있다. 대선을 목전에 두고 있는 만큼 이번 보궐선거에 임하는 양대 정당 각오는 유난히 비장하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양보할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는 이유이다.

여당도, 야당도, 모두 물러설 수 없다... ‘빅매치 선거’

 지금 여의도 정치권의 시선은 4‧7 서울‧부산시장 보궐 선거에 집중돼 있다. 집권 세력은 이번 보궐선거 승리로 정권 재창출의 초석을 다지려 하고, 반대로 중도‧보수 야당은 보궐선거 승리를 발판삼아 정권교체 굳히기에 들어갈 요량이다. 특히, 여당이 지면 문재인 대통령이 공무원
집단에 영향력이 먹혀들지 않는 ‘레임덕 현상’에 직면할 가능성과 맞물려,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재판 및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관련 검찰 수사 등 살아있는 권력이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것으로 의심되는 권력형 비리 의혹에 악영향을 미칠 공산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야권이 지면 후유증은 훨씬 더 심각하다. 보수 야당은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까지 전국 선거 4연패의 구렁텅이에 빠져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권 인사들의 귀책사유로 치러지게 되는 이번 보궐선거마저 지게 된다면, 사실상 내년 대선에서도 정권 교체가 힘들어지게 된다. 위와 같이 이번 선거가 단순히 임기 1년 도지사를 뽑는 것을 넘어서는 복합적인 정치적 의미를 함의하고 있기에, 양당 모두 이번 선거에 사활을 걸고 있다.

단일화 바람 서울시장 선거... 승자는?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야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자 단일화 바람이 불기 시작하였다. 여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열린민주당, 시대전환 사이의 단일화가 이뤄지고, 야권에서는 안철수, 금태섭 후보 사이의 단일화 후, 국민의힘 사이에 단일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초반 후보 난립과는 달리,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여권과 야권의 일대일 승부 구도로 이루어질 것으로 여겨진다. 실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더불어민주당의 박영선 전 장
관은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후보 간의 3자 대결에서는 완승을, 안 대표와 양자 대결 여론조사에선 대체로 오차범위 내에서 열세지만 나경원 전 의원 또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등 국민의힘 후보와 경쟁에선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서울시장 선거의 승부를 좌우할 가장 큰 변수로 ‘야권 단일화’를 지목해, 완만한 야권 단일화가 이루어질지가 최대 관건으로 보인다.

부산시장 보궐 선거... ‘게임 체인저’ 가덕도 신공항?

 부산시장 선거 또한 서울시장 못지않게 달아오르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이언주·박민식 예비후보가 내부 후보 단일화에 나섰고,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에 온 힘을 기울이며 역전을 노리고 있다. 22일까지 발표된 여러 여론조사기관의 부산시장 예비후보 가상 대결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여야 예비후보 9명 가운데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선두를 굳건히 지키고 있고, 그 뒤를 김영춘 민주당 예비후보와 이언주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추격하고 있다. 이러한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의 1강 상황에서, 민주당 예비후보들은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 기대어 여당에 불리한 정치 지형을 흔들려 한다. 실제로 더불어민
주당은 가덕도 공항 입지 명시, 예타 면제 등을 담은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신속히 입법 지원하며 판세를 뒤흔들고 있어, 향후 선거 판세는 혼돈 양상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의 동시 궐위라는 사상 초유의 사건으로 인해 치러지는 보궐 선거이다. 단순히 시장을 새로 뽑는 것이 아닌, 내년 대선과 정권 레임덕 등 다양한 정치적 함의가 녹아져 있는 선거라, 양당 후보들 모두 다양한 공약들을 내세우며, 승리를 위해서 발 벗고 뛰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쟁 속에서, 정치권과 유권자들 모두 우리가 잊고 있었던, 이번 보궐 선거 시행의 원인에 대하여 한 번 더 자세히고민해보는 것이 더욱 성숙한 민주주의를 만들어 가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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