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차량용 반도체 품귀로 몸살을 앓고 있다. 현재 폭스바겐·GM·포드·토요타·닛산 등 주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차량용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을 표하며 잇단 생산 차질을 겪는 중이며, 국내 자동차 업계도 비슷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 울산1공장도 관련 부품 수급 문제로 4월 7일부터 14일까지 휴업에 들어가면서 관련 문제의 심각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심각해지는 차량용 반도체 품귀 사태, 그 배경은?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이 벌어진 것은 크게 세 가지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변칙적인 수요 예측 실패와 잇단 반도체 공장들의 공장 가동 중단, 전 세계적인 자
동차 전동화 추세가 맞물려 현재의 사태를 불러일으켰다. 우선, 세계 주요 자동차업체들은 지난해 상반기 자동차 수요가 급감하자 관련 부품 발주를 줄였고, 반도체 생산업체들은 대신 수요가 증가한 노트북, 태블릿, 기타 장비 쪽의 생산을 늘렸다. 하지만 예상보다 빨리, 지난 하반기부터 자동차 수요 회복이 되면서,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하였다. 거기에 최근에 잇따른 반도체 공장들의 가동중단도 위의 공급 부족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었다. 지난달 19일에는 대표적인 차량용 반도체인 MCU 세계 생산 2위인 일본 르네사스에서, 지난 1일에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의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생산 재개까지 최소 몇 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위와 같은 상황 속에서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폭스바겐과 GM 등 세계 완성차업체가 경쟁적으로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전환하고 있는 것도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을 가중시켰다. 일반적으로 전기자동차의 경우에는 기존 내연기관 차량보다 2배가량 차량용 반도체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관련 반도체 수요가 더욱 급증하고 있는 추세이다. 즉, 급증한 차량용 반도체 수요에 대비해 공급이 심각하게 감소됨에 따라, 원활한 반도체 조달이 어려워지게 된 것이다.

차량용 반도체 대란…. 글로벌 완성차 공장 잇달아 셧다운 시켜

 결국,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은 올해 초부터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안으로 차량을 원활히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GM의 경우 지난달 초 멈춰선 미 캔자스주 공장과 캐나다 잉거솔 공장은 4월 중순까지 계속 문을 닫을 예정이고, 한국의 부평 공장은 이번 달에 이어 다음 달도 절반만 가동할 계획이다. 또한, 토요타, 아우디, 혼다, PSA, 닛산 등도 마찬가지로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공장 셧다운 등 감산을 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시장 선두주자인 테슬라도 2월 22일부터 3월 7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의 모델3 생산을 중단하며 관련 사태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반도체 대란’에 결국 현대차도 타격…. 울산공장 일주일간 휴업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현대차의 ‘4월 위기설’이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소형 SUV인 코나와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 5을 생산하는 울산1공장이 부품 수급 문제로 4월 7일부터 14일까지 8일 동안 휴업한다고 지난달 30일에 밝혔다. 현대차는 반도체 수급 해결을 위해 재고가 부족한 반도체가 들어가는 차량의 생산을 줄이고, 인기 차종 중심으로 생산 라인을 가동하는 등 생산 계획을 조절하고 있지만 확보해둔 재고도 점점 소진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부품 공급 차질로 4월 한 달 동안 코나는 6천 대, 아이오닉 5는 6500대가량 생산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반도체 공급 차질로 인해 올 1분기에만 전 세계 자동차 생산이 약 100만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컨설팅업체 알릭스파트너스는 이로 인한 자동차 산업 매출 감소액이 올해 61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할수록 이와 같은 전 세계 자동차 업계의 시름은 깊어만 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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