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질된 리뷰의 폐해…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배달업계가 호황을 맞았다. 코로나19에 나도 감염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나날이 증가하면서 직접 음식점에 방문하는 것보다 배달료를 부담하더라도 안전하게 집에서 배달 시켜 먹는 것을 선호하는 추세가 늘어나며 배달 음식의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배달업계의 호황 속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건 배달 앱이다. 배달 앱에서는 소비자가 실제로 앱을 통해서 음식을 시켜먹고, 자율적으로 그 음식이나 서비스에 대하여 5점 만점의 별점과 평가를 남길 수 있다. 소비자가 남긴 별점은 단순히 평가로만 남는 것이 아니다. 앱 내에서 별점이 낮을수록 소비자의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남긴 별점과 리뷰는 자영업자들의 매출과 직접적으로 연결이 된다. 최근 이러한 점을 이용하여 자신의 허무맹랑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악의적으로 별점을 낮게 주거나 허위로 악성 댓글에 가까운 리뷰를 작성하는 등의 평점 악용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 3월, 한 자영업자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연에 따르면, 자영업자 A 씨는 황당한 별점 테러와 악성 리뷰를 마주해야 했다. A 씨의 말에 따르면, 고객 B 씨가 음식 배달이 1시간 이상 지난 후 음식에서 머리카락이 나왔다며 환불을 요구했다. 이에 직접 음식을 회수해 확인해보려 했으나 이미 B 씨가 음식을 거의 다 먹은 상황이었고, 머리카락 또한 나오지 않아 A 씨는 환불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자 B 씨는 “맛있게 음식을 먹으려면 이 음식점은 피하는 것이 좋겠다”, “운영을 주먹구구식으로 한다”, “제가 음식 가게를 하는데 이런 피드백이 들어온다면 쪽팔려서 배달 대행 기사님 앞에서도 고개를 못 들 거 같다” 등의 모욕적인 언사가 담긴 악성 리뷰를 단 것이다. 이러한 악성 허위 리뷰는 리뷰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떨어뜨린다. 이런 사례가 늘어날수록 소비자들이 리뷰를 보며 남겨진 리뷰의 진위를 판단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되며, 소비자들이 적절한 선택을 하는 것에 있어서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게 된다. 이는 소비자들의 권리를 지키는 역할을 하던 리뷰가 그 힘을 잃어 가는 것을 의미한다.

 허위 리뷰로 자영업자들이 고통받는 일이 계속해서 일어나자 자영업자들 측에서도 강경한 대응이 등장하고 있다. 허위 리뷰, 별점 테러로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입는 일이 늘어나자, 일부 자영업자들이 벌점 테러를 하거나 허위 리뷰를 작성하는 손님에게는 앞으로 더 이상 주문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많은 사람이 이러한 대응에 지지를 표했지만, 일각에서는 자유로운 리뷰 작성이 힘들어질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배달 애플리케이션 업체를 향한 더욱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으며, 이에 배달 업계들 역시 해결책을 고심하고 있다. 가장 높은 점유율을 다투는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는 리뷰 관련 전담 대응팀을 꾸려 악성 및 허위 리뷰를 단속하고, 점주들에게 대응법을 안내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배달의 민족은 지난해 7월, 후기 작성 기한을 주문 후 7일에서 3일로 줄이고 후기 재작성을 금지하는 리뷰 관리 대응책을 내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허위 리뷰들과 별점 테러가 자영업자들을 괴롭히며 생계를 위협하는 일이 계속하여 발생하기에, 여전히 대응책이 부족하며 보다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에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와 음식점이 플랫폼 안에서 갈등을 겪는데 플랫폼 사업자가 가만히 있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말했으며, “플랫폼 사업자가 소비자 민원 센터를 확대하는 등 중재 역할을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라고 현 소극적인 배달 앱 업체의 대응을 비판했다.

 이러한 우려의 목소리에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향후 상생협의회를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사장님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계속해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하며 개선 의지를 표현하기도 하였다.

 소비자의 선택을 보호하고 더 나아가 소비자의 권리를 지키는 리뷰. 현재 악용으로 인해 그 순기능이 가려져 리뷰 기능 자체를 없애는 일마저 생길 만큼 그 존속이 위태로워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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