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여성도 징병대상에 포함시켜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되었다. 하루만에 13만명, 나흘만에 20만명의 동의를 얻는 등 엄청난 화력을 보였으며 해당 청원은 아직 진행 중이다. 재보궐선거 결과와 위의 청원 글이 동시에 쏘아올린 여성 징병제는 실효성과 실현가능성에 대하여 네티즌 사이에 치열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여성징병제 청원 20만명 돌파 (출처 : 대한민국 청와대)

 

다시 불붙은 여성 징병제

 여성 징병제 도입에 대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는 앞서 진행된 4차례의 청원을 통해 2017년을 시작으로 꾸준한 뜨거운 감자였다. 하지만 충분히 관심을 모은 청원조차 정부의 답변거부와 네티즌의 무관심으로 열기가 금방 식어버려 확실한 변화를 가져오지는 못했다. 이후 최근에 여성 징병제 등 여성 군복무 문제가 본격적으로 다시 공론화되기 시작한 건 청원 전날인 4월 18일 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언론기사를 낸 것이 시발점이 되었다. 이는 정치권에 여성 징병제 및 징병남성 처우개선 담론이 퍼진 결과로 보인다.

 5차 청원인은 적극적으로 여성 징병제 도입에 대한 찬성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줄어드는 출산율로 인해 우리 군이 병력 보충에 큰 차질을 겪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현 상황을 지적했다. 더하여 청원인은 “성 평등을 추구하고 여성의 능력이 결코 남성에 비해 떨어지지 않음을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병역 의무를 남성에게만 지게 하는 것은 매우 후진적이고 여성비하적인 발상”이라며 “정부는 여성 징병제 도입을 검토해달라”고 청원했다. 정치권에서의 언급을 시작으로 5차 청원이 시작되었고 국민들 또한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어, 추후 청와대의 답변이 무엇일지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여성징병제 실현가능한가?

 네티즌 간의 의견대립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던 가운데 4월 20일 국방부는 여성 징병제에 대하여 입장을 밝혔다. 국방부는 최근 제기된 모병제와 여성 징병제에 대해 안보상황과 군사적 효용성, 국민 공감대 형성 등을 고려해 판단할 사안이라고 발언했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여성 징병제 등이)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냐?’는 질문에 긍정하며 사실상 여성 징병제는 실현가능성이 적음을 내비쳤다. 더하여 부 대변인은 “거쳐야 할 일들이 너무 많다.”며 “여성 징병제에 대해서 찬성 또는 반대 등 단순한 답변보다는 모든 고려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결정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정치권에서 갑론을박이 있는 것처럼 실제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도 여성 징병제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목소리가 더 많긴 하지만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여성을 징집하려면 거시적인 군사전략과 미래 경제·안보 상황, 군사전략에 대한 논의와 함께 시설과 부대, 직능에 대한 총체적인 연구와 계획 등이 필수적이다. 위의 다양한 문제 사항에 대해 고민도 없이 단순 형평성이나 정략적 목적을 위해 여성 징병제를 외치는 것은 위험하다. 더욱이 여성 징병제를 주장하는 목적이 징병제로 인해 남성이 받고 있는 불합리한 대우를 여성도 받아야 한다는 식이라면 이상적인 합의가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나날이 줄어드는 병역자원 문제로 새로운 형태의 군복무제에 대해 반복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에 대응하여 각 군복무제에 대한 부작용을 충분히 예상하여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다면 도입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적 요소와 젠더갈등을 배제하고 진정으로 국방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결론이 나올 수 있길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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