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 4월 30일 오후 6시, 2시간 뒤 인천국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야 하는 현대자동차 기업전략본부 A팀장은 퇴근길 꽉막힌 도로를 내려다보면서도 여유를 부린다. 얼마 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준공한 현대차그룹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옥상에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이착륙장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UAM을 타면 인천공항까지 20분 남짓이면 도착한다. 요금은 11만원이 넘지만, 교통체증 걱정 없이 이동할 수 있어 인기다. 위와 같은 이야기는 공상과학 영화의 한 대목 같지만, 곧 머지않아 우리가 마주하게 될 현실이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과 한화그룹이 큰 두 축을 이루어 관련 시장 구축과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정부는 2025년부터 UAM을 상용화할 것이라고 발표하며 관련 청사진을 제시하였다.

새로운 도심 교통수단…UAM

 도심항공모빌리티(UAM – Urban Air-Mobility)는 문자 그대로, 도심에서 항공을 이용하여 이동하는 관련 교통 체계를 총칭하는 단어이다. 특히, 이러한 UAM은 전기 동력을 사용하며,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소형 항공기로서, 기존 여객기 대비 활주로가 필요 없고, 소음이 작으며 배출가스가 없어 도심형 친환경 항공교통수단으로서 적합하다고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갈수록 심화되는 대도시권 인구 집중 현상으로 인하여 지상 교통 혼잡화도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UAM은, 항공 교통 수단이라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여 관련 미래 도시의 교통 혼잡을 해결할 방안으로 꼽힌다. 이러한 UAM에 대하여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040년이면 전세계 UAM 시장이 1조5000억 달러(약 17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관련 시장에 대한 유망한 미래적 예측을 내놓았다. 그리하여 이러한 미래의 이동수단을 선점하기 위한 기업들의 합종연횡이 숨 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기계장비 기술 기반의 현대차를 중심으로 한 UAM 동맹과 방위산업 기술 기반의 한화(한화시스템)를 중심으로 한 UAM 동맹이 구축되고 있다.

현대차…한국항공대, KT 등과 협력 시작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탄탄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UAM 사업에 필요한 산·학·연 네트워크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UAM 기체 개발을 추진 중이며, UAM 간 통신을 위해 KT와 손잡았다. 또 도심 곳곳에 설치될 UAM 이착륙장을 건설하고 운영하기 위한 준비로 현대건설과 인천국제공항공사와도 팀을 꾸렸다. UAM 관련 기술과 표준 개발을 위해 항공안전기술원과 ‘국내 도심항공교통 산업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기술원은 민간항공기·공항·항행시설의 안전성과 성능 시험 및 인증, 결함 분석 및 항공기술의 개발과 표준화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특히, 한국항공대와는 UAM 복합재 개발과 전문가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외에도, 현대차는 한국수출입은행과 ‘산업금융협력 프로그램 업무협약’을 맺고 2023년까지 미래 모빌리티 사업 부문에 3조원의 금융지원도 확보한 상태다. 최근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도 협력을 추진 중이다.

한화시스템…한화 계열사 등과 협력하며 시제기 제작 돌입 예정

 2019년 7월 국내 최초로 UAM 시장에 공식 진출을 선언한 한화그룹은 에어택시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UAM 기체 ‘버터플라이’를 개발 중이다. 한화는 우선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과 손잡으며 항공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통신기술 협력에는 SK텔레콤과 함께 UAM 간 통신 네트워크 모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또 국내 14개 공항을 총괄하는 한국공항공사와 협력해 UAM 이착륙장 구축과 운영, UAM 교통관리 분야 솔루션 개발을 한다는 계획이다. 기술 연구개발은 한국교통연구원이 맡는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틸트로터를 장착한 에어택시 기체의 시제기 제작을 내년부터 시작할 예정”이라며 “최적 속도 특허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체 상세 설계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막연한 미래만의 이야기인 줄 알았던 UAM이 이제 현실이 되어, 관련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관련 상용화를 위하여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한 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아니한 완벽성이 중요한 항공 산업에서, 실제로 상용화까지 성공할 수 있는 기업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이 된다. 향후 훨훨 서울 도심 상공을 누릴 UAM은 과연 어느 회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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