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간으로 5월 22일 새벽, 미국 백악관에서 2021 한미 정상회담이 개최되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첫 대면이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한미동맹의 굳건함 거듭 확인, 북한 인권 개선 협력 확인, 대만해협의 평화 의지 확인 등의 성과를 거두며 한미 양 국의 공통된 의지와 인식을 확인하였다. 이뿐만 아니라, ‘한미 미사일 사거리 지침’ 완전 해제와 ‘백신 공급 파트너십’ 체결 등 실질적으로 큰 변화를 일으키는 성과도 거둘 수 있었다.

 

 정상회담 이모저모

 이번 정상회담은 코로나19의 혼란 속에서도 성공리에 마쳐졌다. 특히 주목할 것은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모두 ‘노마스크’로 회담을 진행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미국 CDC의 마스크 지침 덕분인데, 양 측 모두 백신 접종을 마쳤기에 실내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었던 것이다. 이번 한미정상회담 전 4월에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는 바이든 대통령과 스가 일본 총리 모두 마스크를 썼던 것과는 대조되는 사실이다.

 문 대통령은 현지 시각 20일 오전 순방 첫 공식 일정으로 알링턴 국립묘지를 방문하였다. 알링턴 국립묘지에는 6·25전쟁 참전용사를 비롯해 약 40만 명에 달하는 미국의 순국선열이 잠들어 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이곳에서 무명용사의 묘에 참배하며 “이처럼 피로 맺어진 한미동맹을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한미동맹에 대한 의지는 그 후에도 계속 보여졌다. 문 대통령은 한국전쟁에서 활약한 랠프 퍼켓 예비역 육군 대령에 대한 명예 훈장 수여식에 참여하여 기념사를 하였다. 이로써 미국 최초로 명예훈장 수여식에서 연설을 한 외국 정상이 되었다. 

공동기자회견을 진행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 (출처: SBS뉴스)

 한미 미사일 사거리 지침 완전 해제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는 바로 한미 미사일 사거리 지침(이하 미사일 지침)의 완전 해제이다. 미사일 지침은 한국의 지대지 미사일 개발을 제한하는 외교 지침이며, 1979년 미국과 합의한 이후로 4차례 개정되었다. 이는 ICBM의 확산을 막기 위해 한국의 미사일 보유는 물론 개발까지 원천 봉쇄하는 지침이었다. 시초에는 군사용 미사일뿐만 아니라 민간·과학용 로켓마저 이 지침 때문에 규제를 받았다. 이는 점차 개정을 거치며 2020년 4차 개정에서는 사거리 800km를 초과하는 군사용 고체 로켓의 개발만을 제한받았다.

 이러한 미사일 지침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완전히 폐지되었다. 이번 폐지 조치로 한국은 미사일 주권을 완전히 회복하였으며, 군사용 미사일과 로켓의 사거리·탄두 중량의 제한마저 풀리게 된 것이다. 이와 더불어 발사 플랫폼의 제한 마저 폐기되어 이동식발사대(TEL)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개발 마저 가능해졌다. 

 이러한 성과는 극히 드물게 여·야를 가리지 않고 호평받았다. 이는 자주국방의 첫 걸음으로 분석되기 때문인데, 특히 한반도 주변국의 군사적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5월 22일 대변인 구두논평을 통해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 선언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또 하나의 유의미한 결과”라며 평가하였다. 국민의당 대표 안철수도 “의미가 굉장히 크다”며 호평을 남겼다. 다만 정의당은 “미·중 갈등 사이에 끼는 상횡이 될 수 있다”며 강도 높게 비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백신 파트너십’ 포함 여러 성과
 미사일 지침 폐지 외에도 백신 파트너십 체결, 대만해협에 대한 인식 확인 등 여러 성과가 있었다. 특히 55만 한국군 장병들에게 백신을 지원할 것을 미국이 선언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백신 파트너십은 단순 백신 지원뿐만 아니라 모더나 백신의 한국 기업 생산을 지원한다. 이로써 한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스푸트니크를 비롯해 총 네가지 백신의 생산라인을 확보하게 되었다. 정상회담 이후 미국은 약속한 55만 명분의 두 배 가량인 100만 명 분의 얀센 백신을 지원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코로나19로 혼란스러운 국제정세 속에서도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주었다. 한반도 비핵화와 대만해협에 대한 문제에 관한 공통된 인식도 확인한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양국의 관계는 더더욱 두터워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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