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17일, 세계 최대 규모의 OTT(미디어 콘텐츠 제공 서비스) 플랫폼인 넷플릭스에 ‘오징어 게임’이라는 드라마가 공개되었다. 총 9화로 구성된 오징어 게임은 공개 직후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널리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은 오징어 게임은 83개국에서 동시 1위(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 기준)라는 기염을 토했으며, 세계 1위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엄청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특히, 국내나 해외에서 모두 작품의 인기와 더불어 출연 배우들의 인기 또한 식을 줄 모르고 있으며, 해당 드라마에 나온 뽑기(달고나)와 구슬치기 같은 한국 고유의 놀이도 직접 해보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오징어게임 공식 포스터(출처: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오징어 게임은 국내 영화인 <도가니>(2011), <수상한 그녀>(2014), <남한산성>(2016) 등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의 작품이다. 그는 오징어 게임의 각본을 2009년에 이미 완성하였으나 제작자를 찾지 못해 세상에 내보내지 못하고 있던 와중, 넷플릭스의 투자로 인해 대작을 완성하게 되었다. 오징어 게임은 더는 물러날 곳이 없는 바닥 그 자체의 인생을 살아가는 자들이 모여, 456억 원의 상금을 차지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치열하게 다투는 서바이벌 형식의 드라마이다. 죽음 외에는 별다른 선택지가 없는 채로 빚에 쫓기는 자들이 의문의 초대장을 받고 게임에 참여하게 된다는 것이 전반적인 줄거리이다. 특히, 무한경쟁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을 추억의 놀이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뽑기’, ‘구슬치기’ 등과 결부시켜 잔혹한 게임으로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적 낙오자들이 인생 역전을 꿈꾸며 게임에 참여한다는 전반적인 이야기 이면에는 휴머니즘도 담겨있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이는 주인공인 성기훈(이정재)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참가자 중 선한 마음을 가진 성기훈은 탈북자·노인·외국인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에게 손을 내미는 모습을 보여준다. 대중문화평론가인 김헌식 씨는 “기존 해외의 데스매치(서바이벌)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약자에 대한 배려가 드러나는 휴머니즘이 흥행 요소로 작용 하였다”라고 평가하였다.

세계 1위, 어마어마한 파급력과 인기
  오징어 게임의 파급력은 어마어마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TV 프로그램의 역대 시청 순위에서 단숨에 1위를 차지하였다. 특히, 콘텐츠 공개 후 4주간 최소 2분 이상 시청한 계정을 집계한 순위표를 살펴보면, 오징어 게임이 1억 4,200만 계정으로 집계되었다. 이러한 1억 계정이 넘게 시청한 작품은 오징어 게임이 최초이다. 2위는 미국의 로맨스 드라마인 ‘브리저튼 시즌1’이 8,200 계정으로 기록되어있다. 위와 같은 오징어 게임의 흥행에 힘입어, 넷플릭스의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게 되었으며, 유료 가입자가 438만 명이나 증가하였다고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전하였다. 또한, 넷플릭스는 SNS와 틱톡 등에서 시청자들이 만든 재치 있는 2차 창작 동영상들이 420억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고 밝히며, 오징어 게임이 문화적 시대정신을 관통하였다고 평가하였다. 그야말로 오징어 게임에 전 세계가 열광하고 있는 셈이다. 위와 같은 작품의 인기는 물론, 출연 배우들의 인기 역시 급부상 중이다. 국내에서 이미 이름난 배우인 이정재, 공유, 이병헌 외에도 많은 배우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탈북자 소녀 가장인 ‘새벽’ 역을 맡은 모델 출신 정호연은 SNS 팔로워 수가 오징어 게임 공개 2주 만에 1,300만 명을 돌파하며, 국내 여배우 팔로워 보유 수 1위가 되었다. 이외에도 출연 배우들은 각종 예능에 출연하고, 광고에도 등장하며 그야말로 대세가 되었다.
  위와 더불어, 오징어 게임에 등장했던 게임들도 주목 받고 있다. G마켓 등 국내 이커머스 뿐만 아니라, 해외의 아마존, 이베이 등에서도 달고나 키트가 2~4만 원대에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다. 명동, 혜화 등에서는 뽑기 게임을 하기 위해 긴 줄이 늘어서 있으며, 해외 팬들은 SNS에 달고나 만들기 영상을 올리면서 후기를 공유하고 있다.

 

세계 1위도 피하지 못한 논란
  세계 각지의 호평이 쏟아지는 와중에도, 오징어 게임 역시 논란을 피할 수는 없었다. 선풍적인 인기 뒤에 가려져 있던 사생활 침해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드라마 속 등장하는 초대장에 전화번호 8자리가 노출되면서, 해당 번호를 실제로 이용하고 있던 이용자 및 유사 번호 이용 자들이 피해를 호소하였다. 16년 동안 해당 번호를 이용 했던 피해자는 수천 통의 장난 전화로 인해 일상생활이 어려워졌고, 일부 피해자는 폭발적인 전화에 급성 스트레스 장애를 진단받기도 하였다. 이에 넷플릭스 측은 번호 노출 장면을 전면 수정하였으며, 공식적으로 사과하였다.
  이와 더불어, 오징어 게임으로 엄청난 수익을 낸 넷플릭스가 통신망 무임승차 논란에 휩싸이기도 하였다. 오징어 게임의 흥행에 따른 수익은 넷플릭스가 가져갔지만, 시청을 위해 필요한 트래픽 비용이 통신사 부담으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사용자들에게 안정적인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의무가 있는 통신사들은 넷플릭스와 같이 과도한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업체들에 대해 통신망 이용 대가를 받는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전송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은 통신사가 부담해야 하는 것이라며 비용 부담을 거부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대형 글로벌 플랫폼과 국내 통신 업체 사이에서의 기울어진 협상 테이블을 올바르게 잡기 위해서는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조대근 교수는 “콘텐츠 제공자가 통신사에 비용을 지급하는 것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논리이다. 정부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해외 플랫폼과 국내 업체 사이의 불공정한 협상 과정에 개입할 수 있는 논리는 마련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오징어 게임은 한국의 문화적 영향력을 한 단계 끌어 올리면서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 수출 확대에 관한 기대감을 키우는 데 몫을 톡톡히 하였다. 현재, 오징어 게임 외에도 배두나, 공유 주연의 <고요의 바다>, 유아인 주연의 <지옥> 등 다양한 작품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오징어 게임을 계기로 더 많은 국내의 훌륭한 문화적 콘텐츠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저력을 뽐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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