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출처 : 조선비즈)

 

 지난 10월부터 발생한 요소수 대란으로 인해 국내 경유(디젤) 엔진 차량용 요소수, 산업용 요소수, 비료 생산용 요소가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디젤엔진 차량용 요소수 부족 피해가 심각하다. 참고로 국내 자동차 2,200만 대 가운데 950만 대가 경유 차량이다. 대부분 화물차가 경유 차량이기 때문에 물류 운송에도 차질이 발생했다. 물류 운송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간접적 피해도 발생했다. 심지어 요소수 매점매석까지 성행하며 경유 차량 운전자들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 갔다

 

요소수 대란 주된 이유는?

 요소수의 주재료는 암모니아(요소)인데 이 암모니아는 중국에서 약 97%가량 수입 되고 있고 이 암모니아는 석탄에서 추출된다. 현재 중국에서 친환경 정책을 목표로 요소에 대한 검사를 의무화하며 석탄사용을 규제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석탄사용을 줄일 수밖에 없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호주와의 무역 문제에 있다. 중국은 지금까지 석탄사용량의 60%를 호주에서 수입하고 있었다. 그런데 2018년 호주가 중국의 화웨이를 사업에서 배제하면서 양국의 사이는 악화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지난해 호주가 코로나19의 발원지로 중국을 지목하며 국제조사를 제안함으로써 양국 관계는 더욱 심각해졌다. 이에 따라 중국은 경제보복을 선언하고 호주산 석탄과 소고기 등 일부 품목 수입 중단 및 관세부과를 하는 등 압박을 시작했다. 또한, 호주 정부에 반중철회 정책을 요구했으나 이를 호주에서 거절하면서 양국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결국, 2021년 중국 내 석탄이 부족해지자, 중국 정부가 석탄과 더불어 요소 등 석탄으로 만들 어지는 물질의 생산과 수출을 통제하였다. 이에 세계적으로 요소 부족 현상이 발생했다. 특히 요소 수입량의 97%를 중국에 의존하던 대한민국에서 일시적으로 요소 및 요소수의 품귀 현상이 발생하게 되었다.

 

김총리 “대응 늦었다는 지적 옳다” 인정

 김부겸 국무총리는 요소수 대란 관련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은 어느 정도 옳다”며 “초기 화물차 기사들이 이상하다는 얘 기를 많이 보내왔다”며 초기대응 부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언론에서 보도되는 마그네슘 부족설 등은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안심시켰다. 김 총리는 지난달 22일 세종시 세종공관에서 취임 첫 기자간담회를 하고 요소수 대란 관련 초기 대응 실패 를 인정했다. 이와 관련하여 정부가 국가전략 물자는 아니더라도 산업 공급망 관련 치명적 영향력 미칠 것 같은 품목 1000개를 뽑아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김 총리는 “글로벌이나 미·중 경제적 갈등이 이전까지는 그런 부분이 상대적으로 적었는데 이번에는 리스크로 번졌다”며 “우리가 일종의 테이블 같은 조치를 만들어 다음 정부가 참조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정부 “차량용 요소수, 내년 2월까지 확보”

 정부는 최근 수급 차질을 빚은 요소수와 관련해 “12월 초까지 도입되는 물량과 국내 재고분만으로도 내년 2월까지 충분한 사용량이 확보된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발 표했다. 정부는 지난달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제 16차 요소수 수급 관련 범부처 합동 대응 회의를 열고, “단기적인 요소수 수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12월 초까지 중국 등 해외에서 약 1만6천 톤 규모의 차량용 요수 국내 도입이 확정됐고, 국내 요소수 완제품 재고도 약 400만 리터, 최대 일주일 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해외로부터 도착 예정이거나 도입 협의 중인 물량을 모두 포함하면 약 6개월분의 차량용 요소가 확보돼 내년 중반까지 안정적으로 요소수 수급이 이뤄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5대 주요 생산업체의 요소수 일일 생산물량은 지난달 20일 58만 리터, 22일 91만 리터, 23일 79만 리터로 조사되었다. 정부는 “요소수 생산물량이 지속적으로 안정화하고 있고 100여 개 중점 유통 주유소도 입고량 및 판매량이 지난주 수준을 회복하는 등 안정적으로 운영 중”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이번 사태는 물자 하나가 수입이 끊겼다고 온 나라가 휘말리는 사건이 발생하는 대한민국 자원 수급의 취약성을 보여주었다. 또한, 요소가 없으면 화물 운행과 물류가 막혀 산업과 경제가 통째로 멈출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한편,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 디젤차의 인기가 급감하여, 한국에서 디젤차 퇴출의 가속화와 함께 친환경 차 전환의 시발점이 되었다. 국가 경제 안보 차원에서 특정 상품의 조달을 중국에 의존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에 대한 회의론과 함께 공급망의 다변화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앞으로 한국도 다른 선진국들처럼 사전에 요소수와 원자재를 비축해두고, 자체 생산을 유지하여 공급난 피해를 최소화할 대비책을 조속히 마련하길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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