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메타버스’와 ‘NFT’라는 단어가 국제 경제계를 휩쓸고 있다. 이는 2020을 휩쓸었던 ‘블록체인’에 이은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는 분석 하에 분야를 가리지 않고 활용되고 있는 기술이자 단어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것들이 실체가 없는, 혹은 극히 과장된 마케팅용 단어라고 주장한다. 메타버스의 경우는 이미 존재하던 기술일 뿐이고, NFT는 그저 실체없는 거품덩어리일 뿐이라는 것이다. 과연 이러한 기술은 미래를 이끌어갈 혁신일까? 혹은 허상일 뿐일까?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출처 : 제페토)

  대체 메타버스란 무엇인가

  가상세계를 뜻하는 메타버스(Metaverse)라는 용어는 가상을 의미하는 영단어 Meta와 세계를 의미하는 Universe의 합성어로,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화두가 되고있는 기술이자 산업계 전반을 의미한다. 코로나19의 전세계적 유행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며 대면 활동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자, 가상 세계에서의 활동으로나마 대체하려는 시도의 산물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가상세계인 것이다. 

  메타버스는 최근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META)’로 바꾸는 모습을 보여줄 만큼이나 화제가 되고 있다. 현실 세계의 활동을 디지털 세계로 확장시켜서 물리적 거리의 한계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세계는 지금 메타버스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해외 최대 규모의 메타버스 게임 ‘로블록스’ (출처 : 로블록스)

  결국에는 기존에 있던 것 아닌가?

  그러나 메타버스는 허상이라는 주장 또한 거세다. 메타버스는 그저 마케팅 단어일 뿐, 이미 우리 생활 속에 존재하던 것들을 그저 이름만 바꿨다는 것이다. 해외 유명 매거진 PC게이머에는 ‘The metaverse is bullshit’이라는 제목의 칼럼이 기고되었다. ‘메타버스는 헛소리’라는 것이다. 이 칼럼의 기고자는 게임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 ‘둠’과 ‘퀘이크’를 개발한 저명한 게임 개발자 웨스 펜론이다. 그는 이 글을 통해서 메타버스는 이미 우리 사회에 존재한다고 주장하였다. 바로 ‘인터넷’이라는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서 유튜브 동영상을 시청하고, 화상 통화와 회의, 수업을 이미 진행하고 있는데 대체 뭐가 새로운 것이냐는 주장이다. 실제로 우리는 이미 온라인 쇼핑, 온라인 뱅킹, SNS을 통해서 충분히 ‘사이버 세상’을 즐기고 있지 않은가? 메타버스의 가장 대표적인 성공 사례인 ‘로블록스’만 하더라도 결국 기존 온라인 게임의 한 곁가지일 뿐이다. ‘마인크래프트’도, ‘리니지’도 평소 존재하던 게임인데 결국 메타버스라는 허황찬란한 포장지만 붙인 것이 아닌가?

 

  메타버스와 NFT

  이처럼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과열되고 거품이 생겨나자, 자연스레 NFT에 대한 관심도 급상승하였다. 메타버스와 NFT는 서로 떼어낼 수 없을 만큼 밀접한 관계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이는 그것이 메타버스에서의 사유 재산이기 때문이다.

  NFT는 Non-Fungible Token의 약자로, 대체 불가능 토큰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기술적인 요소를 제외하고 간단히 설명하자면, 특정 데이터(이미지, 동영상, 기타 등)에 꼬리표를 붙여서 그 데이터의 소유자와 설명, 거래 이력 등을 남길 수 있게 한 것이 NFT이다. 물건에 이름을 쓰듯, 내가 소유한 파일을 NFT로 만들어서 꼬리표를 붙이면 그 파일의 소유주를 명확히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NFT는 자연스레 메타버스의 급성장과 함께 떠올랐다. NFT를 통해서 나만의 이미지를 프로필 사진으로 하거나, 미술관처럼 전시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메타버스가 그러하듯, NFT 또한 허상과 거품일 뿐이라는 의견이 강하다. 한 사례를 살펴보자. ‘Nyan Cat’이라는 ‘움짤’은 NFT 경매를 통해서 60만 달러에 판매되었다. 한화로 6억 원에 달하는 금액에 팔린 것이다. 구매자가 이로서 가질 수 있는 권리는 그저 ‘이 이미지 파일의 소유자’라는 명예뿐 이다. 다른 사람이 그 이미지를 우클릭해서 다운로드하건, 캡처를 하건 막을 수는 없다. 이러한 권리에 과연 6억 원이라는 가치가 있는 것일까?

  또한 가상화폐에 사용되는 블록체인 방식에 기반을 두고 있기에 거래 및 사용 과정에서 무지막지한 전기를 소비한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결국 실용성이나 환경 오염, 투기성 등 여러 점에서 가상 화폐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6억 달러에 낙찰된 NFT의 원본 이미지 ‘Nyan Cat’

  단어가 시대를 앞서갔다
  그렇다고 해서 메타버스와 NFT가 모두 ‘헛소리’인 것은 아니다. 과거에 컴퓨터가 있는데 스마트폰을 왜 쓰냐고 비웃던 시대가 있었듯이, 결국 먼 미래에는 현실 세계의 공간적 제약을 완전히 타파하는 진정한 의미의 가상 현실 기술이 상용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먼 학교로 통학하는 대신에 고글을 쓰자 갑자기 강의실의 풍경이 펼쳐지고, 옆자리에는 동기가 앉아있는 모습이 보이는 세상이 올 것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현 시대의 메타버스는 그저 ‘줌 화상회의’, ‘로블록스’, ‘제페토’에 그치고 있다. 메타버스라는 용어의 진정한 의미와 현실에서 보여지는 모습의 괴리가 결국에는 거품과 허상 논란을 빚어낸 것이다. 단어가 시대를 너무 앞서 태어나서 개념만 존재하고 실물은 존재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진정한 메타버스의 세상이 펼쳐지는 것은 간단히 ‘텔레포트’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텔레포트해서 실제 공간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느껴질 만큼 현실 세계와 차이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메타버스에서 쇼핑하는 것은 물건을 직접 만져보며 감촉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회의를 할 때에는 옆자리 사람의 향수를 느낄 수 있을 정도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는다면 그저 메신저나 SNS에 캐릭터좀 붙인, 말장난에 불과할 뿐이다. 메타버스가 과연 미래의 핵심 기술일지, 아니면 그저 투기의 대상이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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