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 퍼즐을 통해서 여러 학우들이 가을에 여행 다녀 오면 좋을 만한 곳들을 추천해 달라고 퍼즐을 보내줬다. 이 번 기획면에서는 고르고 골라 세 곳을 추천하고자 한다.
 

담양 메타세콰이아 가로수길 & 메타프로방스
담양 메타 세콰이아는 전라남도 담양군 담양읍 담양군 청 동쪽의 학동교차로에서 금월리 금월교에 이르는 옛 24 번 국도를 따라 늘어선 전국 최고의 가로수길로 500m 남짓 한 짧은 길이지만 쭉쭉 뻗은 메타세콰이아 나무를 따라 조 성된 산책로가 그림같이 펼쳐져 있다. 옛 국도 바로 옆으로 새롭게 국도가 뚫리면서 이 길은 산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탈 수 있는 도로도 구비되어있다. 이 곳의 메타세콰이아는 1970년대 초반에 정부에서 펼친 가로수 조성사업으로 심어 진 것으로 지금은 10m가 훌쩍 넘게 자랐다. 메타세콰이아 는 봄에는 검은 가지에 푸릇한 새싹이 돋기 시작하고, 여름 에는 녹색 잎으로 덮히며, 가을에는 붉은 빛을 띤 갈색 단풍 으로, 겨울에는 하얗게 눈으로 덮여 사계절 내내 색다른 분 위기를 연출한다. 가로수길의 총 길이는 약 8.5km로 도로를 사이에 두고 양쪽 길가에 높이 10~20m의 메타세콰이아가 심어져 있는 데 1970년대 초반 전국적인 가로수 조성사업 때 담양군이 3~4년생 메타세콰이아 묘목을 심은 것이 현재의 울창한 가 로수 터널길로 된 것이다. 국도 24번 확대포장 공사 당시 사 라질 뻔 했던 것을 담양군민의 노력으로 지켜낸 결과 현재 담양을 상징하는 장소가 되어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 고 있다. 그 외에 담양군 월산면에서 담양읍을 잇는 15번 지 방도, 봉산면과 담양읍을 잇는 29번 국도, 금성면과 순창군 을 잇는 24번 국도 일부 구간에도 메타세콰이아 가로수길 이 조성되어 있다.

담양 메타세콰이아


메타세콰이아를 지나면 메타프로방스라는 작은 마을이 등장한다. 아치형 성문을 건너 마을에 들어서면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져 있다. 메타프로방스는 메타세콰이아의 '메타' 와 프랑스 휴양도시 '프로방스'를 합친 말로 ‘담양 속 작은 유럽’이라는 테마형 관광단지다. SNS에서 먼저 입소문을 타 면서 담양의 또 다른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프랑스관광청 프레데릭 땅봉 한국지사장은 “프로방스를 가봐야 프랑스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프로방스는 프 랑스의 속살을 볼 수 있는 지역으로 조성되어있다. 작열하는 태양, 끝없이 펼쳐진 포도밭과 라벤더밭, 예술가 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골목과 거리들이 구현되어 있는 이 소도시는 가을이 되면 그 아름다움이 극에 달한다. 이런 이유로 프로방스는 예술가들의 관심도 받고 있는 예술 적 감수성이 뛰어난 프로방스의 축소판이라고 평가된다.

홍천 은행나무숲
아직 모르는 사람도 많지만 오랜 시간 입소문을 탄 결과, 가을이면 많은 사람들이 홍천 은행나무숲으로 모여들게 되 었다. 노란 은행나무 2,000여 그루가 자라는 국내 최대 규모 의 홍천 은행나무숲은 가을을 특별하게 즐기고 싶은 로맨 티스트, 멋진 사진을 남기고자 하는 사진 애호가들, 아이들 과 좋은 추억을 만들려는 가족 등 모든 사람들을 유혹하기 에 충분한 매력을 지녔다.

홍천 은행나무숲


입소문을 듣고 홍천 은행나무숲을 찾아가면 처음에는 좀 당혹스러울지도 모른다. 그 흔한 주차장 하나 없이 좁은 2 차선 도로 양쪽으로 자동차들이 늘어서 있고, 인근 주민들 이 농산물을 들고 나와 파는 가판이 몇몇 서 있다. 일반 관 광지에서 볼 수 있는 편의시설조차 구비되어있지 않다. 은 행나무숲 입구를 알려주는 친절한 안내판도 거의 없다. 그 저 길 초입에 「은행나무숲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라 는 현수막이 하나 정도 걸려 있을 뿐이다. 그나마 입소문을 타고 관광객들이 찾아들면서 간이화장실도 생기고 간단한 팸플릿이 비치된 것도 얼마 전이다. 하지만 그럴만한 이유 가 있다.

사실 홍천 은행나무숲은 관광지나 공원도 아닐 뿐더러 국가나 지자체에서 관리하는 공간도 아니다. 순전히 한 개 인이 가꿔놓은 정원이다. 도시에서 살던 은행나무숲 주인은 아내가 만성 소화불량으로 오랫동안 고생하자 천연기념물 로 지정된 삼봉약수가 효험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이곳 오 대산 자락에 정착하게 됐다. 남편은 아내의 쾌유를 바라며 넓은 땅에 은행나무 묘목을 하나둘 심기 시작했는데, 그게 바로 홍천 은행나무숲의 유래이다.

그렇게 30년이란 세월이 흐르고 나무들이 자라면서 해마 다 가을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란빛이 번지게 된 것이다. 그럼에 따라 이 황홀한 풍광이 일부 언론에 공개 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되었고, 마침내 주인은 가을 의 장관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2010년부터 1년 중 딱 10월에만 숲을 일반인들에게 개방하게 됐다.

은행나무숲은 보통 10월 초에 개방하지만 그 시기는 해 마다 다소 차이가 있으니, 홍천구청 등을 통해 미리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언제 은행나무숲을 방문하는 게 좋을까? 이곳 은 오대산 자락에 위치해 기온이 낮은 관계로 다른 지역 보다 단풍이 일찍 시작된다. 따라서 10월 첫 주에 은행나 무숲이 70% 정도 물들고, 둘째 주 중후반이면 보통 절정 에 이른다. 은행나무 단풍이 절정에 다다를 때가 물론 가 장 좋겠지만 바람에 은행잎이 떨어지는 시기도 꽤나 낭만 적이다. 이때부터는 바닥까지 노랗게 물들일 은행잎 카펫 이 깔린다. 어떤 사람들은 가져온 돗자리를 펼쳐놓고 누워 가을날의 여유를 만끽하기도 한다. 간혹 은행 냄새 때문에 꺼려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곳 은행나무들은 대부분 수나 무이기 때문에 고약한 은행 냄새가 풍광을 방해하지 않는 다. 심지어 은행을 줍기 위해 열을 올리는 사람들도 없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자연 속의 여유를 만끽하기에는 안성 맞춤이다.

순천만습지
순천시 교량동과 대대동, 해룡면의 중흥리, 해창리 선학 리 등에 걸쳐 있는 순천만 갈대밭의 총 면적은 무려 15만평 에 달한다. 순천 시내를 통과하는 동천과 순천시 상사면에 서 흘러 온 이사천의 합수 지점부터 하구에 이르는 3㎞ 쯤 의 물길양쪽이 죄다 갈대밭으로 뒤덮혀 있다. 그것도 드문 드문 떨어져 있거나 성기게 군락을 이룬 여느 갈대밭과는 달리, 사람의 키보다 훨씬 더 웃자란 갈대들이 빈틈없이 밀 생한 갈대밭이다. 갈대 군락지로는 국내 최대 규모이기도 할뿐더러, 갈대의 북슬북슬한 씨앗 뭉치가 햇살의 기운에 따라 은빛 잿빛 금빛 등으로 채색되는 모습이 아주 장관이 다. 게다가 때마침 불어온 갯바람에 갈대숲 전체가 일제히 흐느적거리는 풍경은 망망한 바다에 일렁이는 물결처럼 장 엄하고 아름답다.

순천만습지


갈대밭에 파묻히다시피 한 대대동은 선착장을 중심으로 가장 넓은 군락지를 이루며, 해룡면 상내리의 와온마을은 드넓은 갯벌을 무대로 펼쳐지는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곳 으로 관광객과 사진작가들을 불러 모은다. 39.8km의 해안 선에 둘러싸인 21.6㎢의 갯벌, 5.4㎢의 갈대밭 등 27㎢의 하 구 염습지와 갯벌로 이루어진 순천만 일대에는 무성한 게 아니다. 멀리서 보면 갈대밭 일색이지만, 가까이 다가가 보 면 물억새, 쑥부쟁이 등이 곳곳마다 크고 작은 무리를 이루 어 자리를 잡고 있다. 그리고 하구의 갈대밭 저편에는 불그 스레한 칠면초 군락지도 들어서 있다. 또한 이곳은 흑두루 미, 재두루미, 황새, 저어새, 검은머리물떼새 등 국제적인 희 귀조이거나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11종이 날아드는 곳으로 전세계 습지 가운데 희귀 조류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알려 져 있다. 이와 같은 희귀조류 이외에도 도요새, 청둥오리, 혹 부리오리, 기러기 등을 포함해 약 140종의 새들이 이곳 순 천만 일대에서 월동하거나 번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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