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시험용 우주정거장 ‘톈궁 2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하늘 궁전을 뜻하는 톈궁은 중추절(추석)인 15일(목) 오후 10시 4분 간쑤성 주취안 위성 발사센터에서 발사됐으며 발사 후 로켓과 분리돼 10여분 뒤 고도 393km의 궤도에 진입했다. 서태평양 공해상에 있는 중국 선박도 톈궁 2호에서 발신되는 모든 신호를 수신하며 발사의 성공을 증명했다.

우주정거장이란

우주정거장은 우리에게 꽤 익숙한 존재이다. 그렇다면 우주정거장의 정확한 개념과 역할은 무엇일까? 우주기술 중 최고 난이도라는 우주정거장은 지구궤도에 건설되는 대형 우주 구조물로서 여러 사람이 반영구적으로 생활하면서 우주실험이나 우주관측, 우주 개발에 필요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곳이다. 우주정거장의 목적은 본격적인 개발에 필요한 우주 진출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지구에서 사람이나 기자재를 우주왕복선으로 수송한 후 이곳에서 다시 정비를 하여 우주 탐사, 개발을 시작하게 된다. 말 그대로 지상에서 물자를 공급받고 우주비행사를 교대하는 정거장이다. 우주정거장에서는 지구 중력의 약 백만분의 1인 마이크로 중력(거의 무중량 상태)을 가지는데 이런 상태를 이용해 새로운 재료를 합성하거나 신의약품 제조에 활용되는 지구상에서 만들 수 없는 순도 100%의 결정체를 만든다. 또한 천체와 지구 관측, 달이나 행성으로 향하는 우주선의 조립, 중계점의 역할을 하고 식물이나 동물이 무중량 상태에 어떻게 적응하는지에 대한 관찰과 실험을 하는 등 다양한 우주 연구를 수행한다.

우주정거장의 역사

최초의 우주정거장은 1971년 4월 발사되어 유인 우주선 소유즈 10호와 결합한 러시아의 ‘살류트(Salyut)’이다. 총 22명의 승무원이 1,600회의 각종 실험과 관찰의 임무를 수행했으며 특히 6호 발사 때에는 16명의 우주인이 탑승함으로써 인간이 오랜 시간 우주 공간에 적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불꽃놀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살류트는 1986년에 발사된 ‘미르’와 현재 활용되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의 근본이라고 할 수 있다. 살류트는 1991년에 임무를 마무리 지었다.

이어 1973년 5월에 미국 최초의 우주정거장인 스카이랩(Skylab)이 발사되었다. 스카이랩은 미국이 달 탐사를 위해 개발한 대형 로켓인 ‘새턴 V' 3단 안쪽에 활동공간을 마련해 발사되었으며 지구 궤도를 2,000회 이상 회전했다. 스카이랩은 초기에 태양전지판 이상이 있었지만 수리작업을 거쳐 기능을 회복했으며 주 임무는 지구 상공 435km 궤도의 무중력상태에서 인간활동에 대한 실험을 진행하고 지구와 우주 관측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었다. 임무를 마친 스카이랩은 1980년 7월 지구 대기권에 돌입되어 분해된 후 인도양으로 가라앉았다.

이후 세 번째로 1986년 2월에는 2세대 우주정거장인 러시아의 미르(Mir)가 발사되었다. ‘평화’라는 뜻을 가지며 6개의 접속장치를 가지고 있고 3개의 모듈로 구성되어 있는 미르는 총 길이 13m, 지름 4.2m, 무게 21t의 대형 구조물로 활동기간동안 12개국 104명의 우주인들이 참여하여 러시아 우주 비행사 발레리 폴야코프가 438일, 세르게이 아브데예프가 3회에 걸쳐 747일을 우주에 머무르는 등 인간이 우주공간에 장기간 거주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또한 지구 궤도 340km 상공에 위치하며 미국과 러시아가 우주개발을 공동으로 벌이게 해 양국의 우주밀월시대를 열게 하는 큰 공을 세운 미르는 2001년 3월 23일 수명을 마치고 남태평양의 바다에 가라앉았다.

현재 궤도상에 있는 우주정거장 중에 하나인 국제우주정거장(International Space Station, ISS)은 미국, 유럽, 러시아, 일본, 캐나다 등 16개국이 참여하여 고도 350km~460km 근처에 구축되었으며 축구장만한 크기의 구조물을 가진다. 비행속도는 시속 2만 7,740km(초속 7.7km)이고 하루에 지구를 약 15.78회 공전한다. 국제우주정거장에서는 다양한 우주실험을 수행하고 반물질 연구, 우주환경 속 인체변화 연구, 지구 관측 등이 이루어진다.

중국의 우주정거장 톈궁

톈궁 2호는 중국의 두 번째 시험용 우주정거장으로 길이 10.4m, 최대 직경 3.35m, 무게 8.6t에 세 개의 모듈로 이루어져있고 우주정거장의 동력원 역할을 하는 자원선과 우주인들이 생활하는 실험선으로 구분되어 있다. 또, 설계 수명은 2년이다. 톈궁 2호는 앞으로 고도 393km의 궤도상에 머물며 우주비행사의 체류 실험을 포함한 우주정거장 프로젝트에 관한 14개의 과학 실험을 하게 된다. 다음 달 중순에는 톈궁 2호로 향하는 유인우주선 ‘선저우 11호’를 발사하여 2명의 우주비행사가 30일 동안 체류하며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과학 실험에는 양자통신 연구, 감마선 폭발 관측, 우주식물 연구가 포함되어있으며 3000만 년에 1초 오류가 생긴다는 원자시계를 이용한 모바일 내비게이션의 정확도 향상 실험도 예정되어있다. 중국 당국은 이미 우주선에 탑승할 우주비행사의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이다.

중국은 앞서 2011년 9월 29일에 ‘톈궁 1호’를 발사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우주정거장을 보유한 나라가 되었다. 톈궁 1호는 유인우주선과 도킹 실험을 하는 등 올해 3월까지 임무를 수행했고 현재 사용 수명이 끝나 통제 불능의 상태에 빠진 것으로 보도됐다. 영국 가디언 온라인판이 25일(일)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중국 최초의 우주실험실인 톈궁 1호는 2017년 후반기에 궤도를 이탈해 대기권에 돌입, 불타버릴 가능성이 크다. 중국 측 정부 관계자가 최근 간쑤성 주취안 우주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통계와 분석에 따르면 대부분 설비는 추락하는 동안 모두 불에 탈 것”라고 밝힌 바와 같이 톈궁 1호는 길이 10m, 폭 3m, 중량 8.5t으로 대부분 설비가 대기권 진입 시 생기는 마찰열로 연소되지만 일부 내열성 부품은 남을 것으로 추정된다. 보통 임무를 마친 인공위성은 철저한 통제 속에서 바다 지역으로 추락시키며 완전연소되거나 우주 궤도 아득히 먼 곳으로 떠내려가도록 조치되지만 톈궁 1호는 통제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다르게 처리되는 것이다. 톈궁 1호의 추락 예상지역에 한반도를 포함한 아시아, 북미, 유럽의 상당 부분이 포함되어 유럽 우주 전문가들은 국제적으로 관련 경고를 발령할 계획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처럼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지만 중국은 전부터 활발하게 우주 개발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과 교수가 세계일보에 기고한 글에 따르면 우주정거장 건설은 우주기술 중 최고의 난이도를 가지는 기술이며 우주강국의 시금석으로 불린다. 또한 중국의 실질적 우주활동은 독자적인 우주정거장의 건설, 우주기반의 태양전력 확보, 달 및 소행성에서의 자원 채광, 그리고 우주의 군사적 활용 등의 이유 때문으로 중국은 우주를 우주 군 사력 확보와 단순한 국가위상 제고를 넘어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가용 가능한 광대한 자원의 보고로 이용하고 있다.

▲ 톈궁 2호 발사 모습

중국은 이번 톈궁 2호가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경우 2022년경엔 더 발전된 우주정거장인 ‘톈궁 3호’를 발사할 계획이며 국제우주정거장(ISS)이 2024년 퇴역하게 되면 중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주정거장을 가진 나라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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