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는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제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미라를 구성하고 있는 여러 유물들 중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미라의 관’이다. 관에는 그림들이 빼곡히 그려져 있는데 사실이 그림들은 파라오의 무덤에 그려진 벽화를 따라한 것이다. 벽화의 내용 중 핵심은 사후세계에서 부활하는 과정인데 바로 그 그림들을 관 덮개에 그려 넣은 것이다. 신분이 낮은 사람들은 무덤에 벽화를 그리기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관에다가 자신의 소원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두 번째는 ‘카노푸스 단지’이다. 이집트인들이 가장 무서워했던 것은 자신의 육체가 썩는 것이었는데 신체 중 가장 먼저 부패하는 것이 장기이기 때문에 이를 꺼내는 작업이 매우 중요했다. 오랜 시간 축적된 기술을 통해 꺼낸 장기를 보관하는 것이 카노푸스 단지(Canopic Jar)이다. 4개의 단지에 각각 간, 위, 폐, 신장을 보관했다. 이집트인들은 죽으면 사후세계로 가서 사후 심판을 받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심장을 꺼내서 사후심판의 저울에 올려놓기 위해 심장을 단지에 보관하지 않고 미라와 함께 그대로 두었다. 뇌는 꺼내면 뭉개져 본래 형태를 유지할 수 없었고 사후 세계에서 필요가 없다 여겨버렸다고 한다.

세 번째는 ‘미라 붕대’이다. 보통 미라를 감고 있는 붕대에 글이 빼곡히 적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붕대는 본래 사자의 서, 즉 사후세계 안내서로 쓰였다. 따라서 붕대에는 자신이 죽으면 어디로 가고, 어떤 신을 만나고, 사후심판을 받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등에 관한 이야기가 쓰여 있다. 모든 미라의 사자의 서 내용은 거의 비슷한데 붕대에 엄청난 양의 글을 쓰는 것은 막대한 비용이 들었기 때문에 대부분 부유한 사람들만 붕대를 감았다고 한다. 마지막으로는 ‘미라의 이름표’이다. 이집트 사람들은 바ba, 카ka, 그림자, 렌ren, 이 네 가지를 담는 나의 육체가 있을 때 나라는 존재를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바ba는 죽은 이의 영혼이란 뜻으로, 무덤에서 빠져나와 사후세계로 이동할 수 있는 자유로운 존재이다. 카ka는 우리나라 말로 바꾸면 ‘영혼(靈魂)’에서 ‘영(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함께 태어나 죽어서도 깃들어 있지만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림자는 사후심판을 받으러 갈 때 뒤따라 심판을 받는다. 렌ren이 바로 ‘미라의 이름표’가 만들어진 이유이다. 렌은 이름으로 이집트인들은 무덤이나 미라 등 모든 곳에 자신의 이름을 썼다. 이처럼 미라를 구성하는 모든 것에는 내생에 대한 두려움, 그러므로 현세에서 바른 삶을 살자는 다짐이 깃들어 있다. 이렇게 뼈아픈 교훈을 전하는 미라이기에 아직까지도 우리가 미라를 기억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미라를 가까운 곳에서 만나 볼 수 있게 되었다. 바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이집트 특별전을 개최했기 때문이다. 이번 특별전은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품고 있던 미라의 성별구분에 관한 사실도 다루고있다. 이 특별전은 오는 4월 9일(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니 미라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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