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7일(월)에 학생총회가 개최되었다. 올해에도 역시 교양과목 증설에 대한 목소리가 나왔다. 어떤 이유로 학생총회 때마다 증설 요구가 나오는 것일까?

항공대 교양수업의 대표적인 문제들


1. 개설 자체가 되지 않는 과목들에 대한 문제

 현재 교양학부 교과과정에는 포함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개설되지 않은 강의들이 존재한다. ‘생활과 수학’, ‘사고와 통합’ 등 종합정보시스템의 교과목 조회에서는 찾을 수 있지만, 실제로는 강의계획서조차 확인할 수 없으며 폐강목록에도 포함되어있지 않다. 특히 ‘생활과 수학’은 학우들이 졸업하기 위해 반드시 이수해야하는 핵심교양에 포함되어 있는과목이라 학우들의 불편함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또한 수강신청을 하려했으나 막상 개설되지 않아 다른 과목을 알아봐야 하는 등 학우들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2. 타 학부 교양필수과목 수강 불가에 대한 문제

 ‘교양글쓰기’, ‘항공우주학개론’ 등 우리 학교를 졸업하기위해서는 교양필수과목 총 5과목을 반드시 이수해야만 한다. 하지만 ‘영어커뮤니케이션Ⅰ,Ⅱ’의 일부 반을 제외한 나머지 과목들은 각 학부(과)별로 학생과 교수가 배정되어 자동으로 수강신청이 되기 때문에 자신이 듣고 싶은 수업을 듣지 못한다. 해당 수업을 취소하고 다른 수업으로 옮길 수는 있지만, 동일 학부(과) 내에서만 가능하다. 이에 따라 교양수업을 여러 개 듣고자 하는 혹은 타 학부(과)의 전공수업
을 듣고자 하는 학우들의 경우 자신이 듣고 싶은 수업을 신청할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3. 핵심교양과목의 존재로 인한 문제

 졸업을 위해 학우들은 교양필수과목을 제외하고 학부(과)별로 규정된 핵심교양 필수이수영역에서 6~15학점, 그 외에도 다른 영역을 추가적으로 수강해야 한다. 이로 인해 전공학점 기준을 충족시키거나 시간표가 겹치지 않게 하기 위해 다른 교양과목들을 듣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일반교양과목을 수강하고 싶어도 졸업 기준을 만족시키기 위해 핵심교양과목만 수강해야 해 선택의 범위가 좁아질 수 있다.


4. 과목 부족 및 교수 전공에 관한 문제

 2017년 교양학부 교과과정에 따르면 필수교양을 제외한 총 106개의 강좌 중 자연과 과학영역 11개, 문학과 예술·체육영역 6개 등 자연과학적 소양과 예체능적 소양을 기르기 위한 과목들이 매우 부족하다. 현재 교양학부의 전임교수는 총 10명인데 사회과학 및 문학을 전공한 교수 5명, 자연과학을 전공한 교수 5명으로 교수진의 전공 역시 특정 영역에 치우친 경향이 있다.


5. 자기개발영역 관련 문제

 ROTC수업을 제외한 자기개발 과목은 총 9개에 불과하다. 게다가 수강정원도 ‘진로설계’ 140명, ‘취/창업전략특강’ 160명으로 지나치게 수강인원이 많아 수업의 질 저하가 우려되는 강의들이 다수 존재한다. 자기개발영역에는 타 교양수업으로 들을 수 없는 다양한 활동을 경험할 수 있는 ‘교양활동’이라는 수업이 있다는 점은 괄목할만한 점이지만, 위 수업들과 대조적으로 강의 당 수강 인원이 20명 이하에 불과해 수강 신청에 실패하는 학우가 발생할 수 있고, 강의 횟수가 중간고사 전후로 약 10회 정도이기 때문에 해당 주제에 대해 제대로 탐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교양학과의 입장

Q. ‘생활과 수학’, ‘사고와 통합’ 같이 강의 계획표 상 1학기 과목이고 폐강이 공고되지도 않은 과목이 개설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교양학과 우선 교수의 수가 부족한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다. 교수들이 수업할 수 있는 시간은 정해져 있으며 수업배정은 필수과목과 전공과목들을 우선으로 한다. 교수가 해당 수업을 처음 만들었을 경우 수업의 질을 위해 시간강사를 섭외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커리큘럼에 있는 모든 과목을 개설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Q. 필수교양과목은 학부(과) 별로 미리 수업이 배정되어 많은 학생들이 유동적으로 시간표를 짜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한 교양학과의 입장은 무엇인가?

 교양학과 시간표는 학부(과) 단위로 만들어서 해당 학부(과)의 타 수업과 겹치지 않도록 한다. 특정 교양 과목의 시간표가 미리 짜여 나오는 이유는 만약 학부 구분 없이 자유로이 신청을 하게 될 경우 정원이 다 차버리면 오히려 해당 학과(부)의 학생들이 필수과목을 수강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강신청 후 해당 수업에 여석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학생 본인이 신청하여 수강할 수 있다.


Q. 각 학부(과)별로 핵심교양 영역이 지정되어 있다. 이 때문에 학생들이 전공과목 등의 수강 문제로 정해진 영역의 교양과목을 수강하다보면 추후 자신이 듣고 싶은 분야의 과목을 충분히 들을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대한 학교의 입장은 무엇인가?

 교양학과 우리학교는 체계적이고 균형 잡힌 교양교육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따라서 각 학부(과)별로 기본적 소양을 기르기 위해 필요한 영역을 필수핵심영역으로 지정하였으며, 핵심교양의 이수 학점 수는 학생들에게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 선으로 조정되어 있다. 학과별 6~15학점으로, 과목 수로는 2~5과목 수준이다. 졸업학점이 130~140학점인 것을 감안하면 전공학점 이수를 고려하더라도 관심분야에 대해서는 추후에도 충분히 들을 여유가 있다고 판단된다.


학생의 입장


Q. 우리 학교 교양과목 수, 분야, 교수진(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윤지성(항공교통·15)

 과목마다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교수진은 대체적으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학문 분야가 심각하게 한정적이고 교양과목 수 역시 턱없이 부족한 것 같다.


박보경(항우기·14)

 교수님들 모두 재능이 있으시고 다 좋은데 학생들과 너무 소통이 없는 것 같다.


김지균(항전정·13)

 교양과목이 과학, 사회, 역사, 외국어 등 학문적인 탐구에 치중되어 있어 다채로움이 떨어지고 선택폭이 좁다고 생각한다.


Q. 우리학교 교양과목에 대해서 요구사항, 개선했으면 하는 점은 무엇인가?

윤지성(항공교통·15)

 교양과목이 사회에 진출하기 전에 전공과목만으로는 배울 수 없는 풍부한 기초지식을 쌓고,
더 나아가 사회에 진출해서도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게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기에 우리학교 교양과목의 취지는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취지와 같은 결과가 나오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해당과목에 흥미를 갖고 깊이 탐색하고 싶어 해야 하나, 현재 학우들은 흥미보다 학점 채우기에 바쁘고 선택권이 매우 적기 때문에 원하는 분야에 대해 심화된 교육을 받기 어렵다. 또한 어느 특정 분야(동물행동학 등)는 개인이 정보를 얻기에 매우 어렵기 때문에 교양과목이 다양한 분야를 아울렀으면 좋겠다. 또한 현대 사회의 흐름을 반영하는 교양과목들이 필요한 것 같다.


박보경(항우기·14)

 교양 과목 중에서도 테니스, 골프와 같은 체육과목의 수강인원을 늘려줬으면 좋겠다.


김지균(항전정·13)

 교양과목은 졸업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듣는 짐이 되곤 한다. 전공 수업을 주로 듣기 때문에 원하는 교양을 듣는 것보다 소위 ‘꿀교양’만 찾게 된다. 대부분의 교양들은 3시간 연강에 시간을 맞추기도 힘들며 전공과목을 넣고, 졸업요건에 들어가는 핵심교양과 공학인증을 따져보면
들을 수 있는 교양이 보통 1~2개 남는다. 선택의 폭이 좁다. 

 부담 없이 수업시간에 해볼 수 있는 음악 과목이나 미술, 그리고 스포츠 과목 등을 신설 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수영이나 보드 또는 절벽타기 등을 넣어도 좋고, 팀을 짜서 교우관계를 쌓을 수 있는 교양도 좋다. 물론 이런 교양들은 전공과목에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진행되면
좋겠다.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먼저 교양시간과 전공과목시간을 따로 분리해서 배정하고, 교양 과목 시간을 50분 단위가 아닌 전공과 같은 1시간 15분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또한 인근학교와 학점 교류를 통해 항공대에서만 제공할 수 있는 교양을 인근학교에 제공하고 항공대 학생들은 우리학교에 없는 학부(예체능계열 학과 등)에 대한 수업을 받으면 좋을 것 같으며, 교양과목에 대한 졸업요건도 완화하면 좋을 것 같다.


교양과목 문제에 대한 학교 측의 노력


교무처

 학교 측에서는 학생들의 기초소양증진을 위해 올해 3월1일자로 기초교양교육원과 영어교육원을 설립했다. 두 교육원들은 학생들의 기초소양을 함양하고 학생들에게 보다 다양하고 체계적인 교양과목 제공을 위해 설립되었다. 이를 계기로 우리학교 교양수업의 한계를 돌파하고 학생들을 보다 사회의 인재상에 부응하는 지성인으로 교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기초교양교육원은 일부 과목의 편제 변경, 교양과목 추가 신설을 이미 완료하였으며,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학년별 필요 교과목을 지정해주거나, 교양과목 수강 가이드북 제작 및 배포 등 학생들의 체계적 수강에 도움을 줄 예정이다. 또한 다양한 영어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 영어평가 관리 등을 통해 학생들의 실력 향상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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