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이런 생각을 하는 나를 발견할 때가 있다. ‘휴...다행이다’ 라는. 문제는 이런 생각이 드는 상황이 누군가가 어떤 도전을 했지만 좋지 않은 결과를 얻었을 때이다. 하지만 ‘누군가’가 나와 가까운 사람이었을 때마저 이런 생각이 드는 나 자신을 발견하는 순간이 있다. 이 순간, 나 스스로에게 드는 실망감은 이루 말로 표현을 할 수 없을 정도다. 누군가의 불행이, 절망이, 실패가 나에게는 행복요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도대체 이런 생각이 드는 이유는 왜일까.

수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친하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본심은 그렇지 않았다거나, 실제로 친하지만 사소한 불만들이 쌓여 나타난 결과이거나, 혹은 겉으로만 친한 사이이거나. 아니면 단순히 질투심에서 출발한 감정이거나. 이유는 생각해보면 매우 많이 찾을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런 생각이 드는 진짜 이유를 찾을 필요가 있다. 문제의 해결은 문제를 인지하고 그것을 고치기 위한 노력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 심각한 것은 문제를 인지하는 것조차 못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본인의 행복을 무작정 남의 불행에서 찾는, 타인의 행복으로 인해 불행함을 느끼는 삶. 그 삶은 누가 봐도 불행한 삶일 것이다. 그리고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개인은 불행한 삶이 계속될 것이다.

나의 경험으로 미루어 봤을 때, 대체로 누군가가 불행할 때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은 현재 본인의 삶에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삶의 중심이 자신이 아니라 항상 타인이었다. 남과 비교하기를 좋아했고, 남과 비교해 본인이 더 나음을 느낄 때 비로소 행복한 얼굴을 만들었다. 그리고 어떡해서든 상대를 이기려들기 바빴다. 정작 무엇이 문제인지도 모른 채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어가며 타인을 앞서기 위해 노력했으며, 남보다 잘되기를 갈망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그럴수록 그 사람은 안쓰러워 보일 정도까지 불행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을 뿐이었다. 당장의 목표를 달성해 행복한 표정을 지을 때도 있었지만, 금세 그 표정은 사그라지기 일쑤였고 어느샌가 누군가를 이기려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일그러진 표정으로 변했다. 삶의 기준이 타인이기에 현재 자신의 삶에 만족을 할 수가 없는 것이었다.

문제의 원인은 앞서 말한 개인적인 것도 있지만 사회적인 것도 있다. 당장 취업전선에 서있는 대학생들. 그들에게 있어 같은 기업체에 지원한 지원자들의 합격을 축하해줄 여유는 없을 터이다. 단순히 경쟁자라는 사실을 뛰어넘어 그들의 생계를 방해하는 존재로까지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그들에게까지 타인의 행복을 같이 기뻐해줄 것을 요구하는 것은 욕심이라 생각한다. 이처럼 저마다의 상황으로 행복해지거나 불행해지는 이유는 다르겠지만, 나의 불행이 남에겐 행복이 되는 삶은 차치하고 적어도 나의 행복이 남에겐 불행이 되지 않는 삶, 즉, 나의 행복을 보고 누군가도 덩달아 행복해질 수 있는 삶이야말로 우리가 지향해야할 삶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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