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내 성폭력 문제가 다시 대두되고 있다. 한샘의 한 신입사원이 온라인 사이트에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을 올렸고 이에 한샘 불매운동을 하자는 주장도 나올 만큼 비판이 커지고 있다. 피해자가 올린 글에 따르면, 동료와 교육담당자, 인사팀장에게서 성희롱 및 성폭행을 당했으며 허위진술을 강요받았다. 피해자가 성폭행을 했다고 주장하는 교육담당자는 해고됐으나 재심을 청구해 해고 조치를 철회 받고 다른 부서로 자리를 옮긴 상태이다.
  이 사건이 발생하자 온라인 게시판 등에는 피해자와 같은 경험이 있다는 글이 줄줄이 올라오는 등 특히 위계질서를 악용한 사회 초년생에 대한 성범죄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성범죄가 발생하면 고통을 받고 그 문제를 공론화시키고 수사를 하는 모든 과정에 이르기까지 가장 많은 피해를 받는 것은 피해자인데, 가해자는 오히려 다른 주장을 통해 솜방망이 처벌을 받거나 복직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사람들은 보통 비판하는 의견을 내지만 피해자를 왜 문제 상황을 인지했음에도 당했는지, 나중에 문제를 제기했는지에 대해 비판하기도 한다.
  같은 사건은 없듯이 성범죄의 경우도 피해자인 척 거짓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도 있고, 그래서 정말 억울하게 사회에 손가락질을 받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를 일반화해서 진짜 피해자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최근 문제가 되는 ‘갑질’을 이용한 성폭력에 대해 피해자에게 왜 그때 싫다고 말하고 피하지 않았는지 묻는 것은 문제가 있다. 실제로 꼭 회사가 아니더라도 나보다 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싫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학기 초 사회봉사 성교육 시간에 성범죄 사건이 발생했을 때 종종 벌어지는 상황을 살인 사건에 대입해서 만든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살인 사건이 발생하자, 영상 속 인물은 피해자 A에 대해 이렇게 얘기를 한다. “그런 옷을 입고, 그런 행동을 하고 있으니까 살인을 당하지.”, “그러게 왜 피하지 않았어.” 그리고선 살인자를 향해 “참 안됐어. A 때문에 우발적으로 살인을 벌였는데 평생 살인자라는 꼬리표가 붙을 테니까.”, “A가 피했다면 그런 일은 없었을 텐데 말이야.” 이 동영상을 본 누구라도 이 발언에 대해 공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상황을 성폭행 사건에 대입해보면 실제로 피해자에게 성폭력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말하거나 가해자에게 오히려 피해자에게 당해서 평생 성폭력범 꼬리표가 붙게 됐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사회가 많이 나아졌다고, 인식이 개선되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그릇된 사회 문화에 속해있는 사람도 많고 그로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 을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 많다. 문화는 바뀌기 힘들다고 하지만 힘들다고 바꾸지 않으면 같은 문제는 계속 발생할 것이다. 바꿔나가고자 하는 우리의 노력과 사회적으로도, 조직 내에서도 문제를 예방하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강력한 제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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