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이 되자마자 주어지는 첫 자유 중의 하나는 바로 음주이다. 더 이상 눈치를 보지 않고 술을 자유롭게 마실 수 있으며, 이에 그들만의 음주문화가 형성되기도 한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환영회, MT 등 대학생들의 생활 속에서 어느새 술은 당연하게 따라다니는 것이 되었다. 그러나 어느새 문화 이상의 생명이 걸린 음주사고로 이어진다는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음주사고를 야기하는 과음


  왜 음주가 대학생들 사이에서 가장 경계해야할 문제점 중 하나로 자리 잡게 된 것일까? 적절한 양의 음주는 모임의 분위기를 풀어주고 서로 친해질 수 있는 빠른 방법이지만, 과도한 음주는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연세대 보건정책 및 관리연구소가 전국 82개 대학 및 전문대 소속 학생 50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우리나라 대학생 음주 행태 심층조사’에서 한번에 10잔 이상 술을 마신다는 대학생 비율은 38.4%로 나타났다. 이는 2009년 26%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로 대학생들의 과음이 크게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음주 횟수 보다는 한 번에 마시는 술의 양이 큰 폭으로 증가해 대학생 음주량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과음은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지난 2013년, 대성리로 MT를 간 서울소재 대학의 학생이 음주를 하고 사망한 사고가 있었다. 그러나 음주 그 자체로 인한 문제보다는 취해서 생기는 문제가 더 많은 편이다. 2017년, 신입생 환영회에서 술에 취해 사라진 한 학생의 손가락 3개가 절단되는 일이 일어났다. 다른 대학교에서는 성추행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몇몇 대학교에서는 신입생환영회 자체를 취소하는 등의 방침을 취하고 있다.

▲ 대학생들의 과음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출처:YTN)


건전한 음주교육이 필요


  갓 성인이 되어 자신의 주량을 모르고 건전한 음주습관을 배우기도 전에, 대학생들은 자신들과 마찬가지로 술에 무지한 선배들로부터 음주문화를 배우게 된다. 잘못된 음주문화를 배우고 또 이를 후배들에게 전통인 마냥 물려주는 행태가 일어나기도 한다. 최근 음주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다행히 이러한 잘못된 음주문화는 점점 없어져가는 추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강시즌이 되면 음주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에 건전한 음주교육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7일, 글로벌 주류기업 디아지오코리아가 전국 대학생 182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대학생의 90%가 ‘건전음주교육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했다. 또한 음주교육을 받을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약 50%가 교육을 받아볼 의향이 있다고 대답했다. 응답자의 54.6%가 건전음주 교육의 대상으로 대학생을 첫 번째로 꼽은 것도 주목해 볼 만하다. 대학생들 스스로가 음주습관이 형성되는 시기에 건전음주교육의 필요성을 느낀다는 것이다. 하지만 교육의 실태는 좋지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생 10명 중 3명만이 건전음주 교육을 받아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받아본 경험이 있다고 답한 학생 중 가장 많은 38.5%가 대학 오리엔테이션에서 받았다고 응답했다. 대학생들이 희망하는 건전음주교육 방법은 학교 내 프로그램 진행, 현장강의, SNS를 통한 교육 순으로 나타났으며, 원하는 교육 내용으로는 건전한 음주습관, 올바른 내 주량확인, 음주 에티켓 등이 상위를 차지했다.

▲ 음주교육을 받고 있는 제주한라대학생들의 모습 (출처:음주폐해예방 파랑새포럼)


대학교, 변화를 시도하다


  최근 대학가의 음주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함에 따라, 대학내에서 변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2014년 경주 리조트 붕괴사건 이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을 학교 측에서 관리하기 쉽도록 대학 내에서 진행하는 것도 그중의 하나이다. 또한 경찰이 시행하는 ‘신학기 선·후배간 폭행·강요 등 악습 집중 신고기간’도 대학에 변화를 주고자하는 방침이다. 경찰에서는 중대한 사안의 경우 고질적 악습 여부와 가해자 범죄 경력까지 따져 엄히 처벌하겠다는 입장을 표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생들 스스로가 변화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 대학생이 되어 술자리를 가장 많이 함께하는 것은 그들과 같은 대학생이다. 최근 오리엔테이션이나 MT를 주최하는 학생회 측에서 스스로 변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몇몇 대학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는 건전한 음주문화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우리학교의 경우, 학생회 간부를 대상으로 음주사고를 비롯한 각종 사고 유형에 대해 설명하고 이를 앞장서서 근절해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절주정책에 있어서 적극적이지 않았다. 그러나 대학가에서의 음주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함에 따라 정부에서도 발벗고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있어 가장 시급한 것은 대학생들 스스로 변화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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