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지난달 1일, 각 대학에 축제기간 대학에서 주류 판매 등 주세법을 위반하는 행위를 예방할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각 대학에서는 5월 축제 기간이 다가옴에 따라 주점에서 주류를 판매하지 못하게 되었다. 이에 몇십 년간 이어져 오던 대학들의 축제문화가 바뀌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대학 주점, 모두 불법이었다?


  교육부는 지난달 1일, 각 대학교에 ‘대학생 주류 판매 관련 주세법령 준수 안내 협조’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공문의 내용은 대학생들이 학교축제 기간 주류 판매업 면허없이 주점을 운영하는 등 주세법을 위반하는 사례가 매년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해 각 대학에 협조할 것을 요청하는 내용이다. 그렇다면 축제기간 주점을 운영하여 주류를 판매하는 행위는 모두 불법인 것일까?
  공문에 명시된 주세법 제8조 1항에 따르면, ‘주류 판매업을 하려는 자는 주류 판매업의 종류별로 판매장마다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설기준과 그 밖의 요건을 갖추어 관할 세무서장의 면허를 받아야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또한, 조세범 처벌법 제6조에 따르면, ‘주세법에 따른 면허를 받지 아니하고, 주류를 제조하거나 판매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이 되어있다. 면허 없이 주점을 운영하여 주류를 판매한 행위는 모두
불법인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인천 소재의 한 대학교에서는 주류회사에서 구매한 술을 팔았다가, 면허가 없다는 이유로 국세청의 행정지도를 받았다. 이에 형평성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술을 파는 모든 대학교를 단속해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왔고, 국세청이 교육부를 통해 칼을 뽑아든 것이다.

 

불똥 떨어진 대학교들


  문제는 공문이 보내진 시점이 축제 기간인 5월에 보내졌다는 점이다. 이미 주점에 대한 준비를 마쳤거나, 심지어는 주류 구매 계약까지 마친 상태에서 공문이 보내져 각 대학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공문은 각 대학의 총학생회로 보내졌고, 각 대학에서는 다양한 대처방식을 보였다. 부산지역대학 총학생회 연합은 지난 9일 청와대 게시판에 술 판매를 허용해달라는 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축제기간동안 주류 판매는 불법이지만, 음주 자체는 불법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 대학들은 학교 내 주점에서는 안주만 팔되, 술은 축제를 즐기는 학생들이 각자 외부에서 사 오는 방법을 택했다. 몇몇 새로운 대처방식을 보인 학교도 있었다. 서울 소재의 A 대학에서는 주류판매가 불가한 주점 대신 푸드트럭을 유치했다. 주류 판매 허가를 받은 푸드트럭이나 매점 등을 열어 합법적으로 주류를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편법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서울 소재의 B 대학에서는 이미 구매한 술을 학생들에게 무료로 나눠주는 방법을 이용했고, 같은 소재의 C 대학의 한 동아리에서는 메뉴 이름을 술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교묘하게 바꿔 판매하기도 했다.

▲ 주점이 없어진 자리를 푸드트럭이 대신하고 있다. (출처 : 트럭킹)


축제 주점, 우리학교는 어떻게?


  우리 학교의 경우는 어땠을까. 본교의 1학기 체육대회 겸 축제인 은익체전은 그동안 낮에는 체육대회와 함께 음식을 판매하는 등의 마당사업, 밤에는 동아리공연과 함께 술을 판매하는 주점을 운영했다. 하지만 이번 해부터 주류를 판매할 수 없게됨에 따라 주점도 다른 방향으로 바뀌었다.
  이번 은익체전 때 주점을 운영하는 학과는 경영학부, 소프트웨어학과, 항공교통물류학부, 항공재료공학과 총 네 학과였다. 경영학부와 소프트웨어학과, 항공교통물류학부에서는 주점에서 술 판매 없이 주점을 이용하는 학생들이 교외의 편의점에서 각자 마실 술을 구매해오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 항공재료공학과의 경우에는 30분에 한 번씩 학생회 측에서 편의점에 데려다주고, 학생들이 각자 마실 만큼의 술을 학생들 본인이 구매하도록 하는 방식이었다. 이번 학기부터 주점에서 술을 판매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서 채원부 소프트웨어학과 회장은 “주점에서 술 판매 없이 각자 술을 사 오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각자 본인이 마시고 싶은 만큼의 술만 가지고 와서 많이 취하지 않아 좋은 것 같다.”고 말했고, 홍금표 항공재료공학과 회장은 “이렇게 진행해도 괜찮은 것 같다. 앞으로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도 좋을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 교외에서 술을 사오는 방법으로 대체하고 있다.


  주점에서 주류를 판매할 수 없게됨에 따라 각 대학의 축제는 변화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앞으로 건전한 축제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의견부터, 결국 주류를 외부에서 사 온다면 편의점주와 같은 교외의 업체만 이득을 보는것이 아니냐는 의견까지 다양한 의견차가 존재하고 있다. 대학축제와 술, 이것이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항공대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