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이후 3년 만에 금강산 호텔에서 6일간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진행되었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은 지난달 1차, 2차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1차 행사는 지난달 20일(월)~22일(수) 남측 이산가족 98명이 북측 가족을 만났고, 2차 행사는 지난달 24일(금)~26일(일) 북측 이산가족 88명이 남측가족을 만났다. 이는 4.27 남북 정상회담 이후 급변한 남북관계의 모습을 보여주는 일이었다.


판문점에서 금강산까지
 4.27 판문점 선언에서 두 정상은 “남북 적십자회담을 개최하여 이산가족, 친척상봉을 비롯한 제반 문제들을 협의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 당면하여 오는 지난달 15일을 계기로 이산가족 및 친척 상봉을 진행하기로 하였다.”며 이산가족 상봉을 약속했다. 이후 6.22 남북 적십자회담에서 실무자 간 합의를 통해 향후 상봉일정을 합의 하였다. 7월 3일 남과 북은 본인의사 확인 및 건강상태를 고려하여 생사확인 의뢰 대상자를 200명으로 압축했다. 정부와 적십자사는 북측으로부터 전달받은 생사확인 의뢰자 200명을 명단을 기초로,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청 협조를 받아 국내 이산가족들을 찾았다. 생사와 주소를 확인한 후 7월 25일 판문점 연락관 접촉을 통
해 생사확인 회보서를 교환하였다. 지난달 4일 이산가족의 최종 명단을 남측인원 98명, 북측인원 88명으로 확정했다. 지난달 15일 선발대가 출발했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 준비를 위한 선발대는 이종철 대한적십자사 실행위원을 단장으로 총 18명으로 구성되었으며 상봉 행사가 이루어지는 숙소와 연회장 등 현장을 최종 점검했다. 지난 63년간 분단의 상징이었던 판문점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체제로의 발전을 위한 기틀로 자리 잡고 있다. 2008년 이후 처음으로 남북 이산가족 행사가 금강산호텔에서 진행되었으며 앞으로 금강산 관광 재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어떻게
 지난달 20일 속초 한화 리조트에서 버스에 탑승한 뒤 동해선 육로를 통해 상봉장소인 금강산호텔로 향했다. 속초에서 금강산호텔까지는 자동차로 2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가까운 거리지만 출경절차와 북한의 입경절차를 거치며 금강산호텔까지 4시간여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1차, 2차 상봉기간 동안 남북 이산가족은 서로 다른 숙소에 머물며 6차례 정해진 기간에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첫째 날 오후 3시 단체 상봉에 이어 환영만찬이 진행되었고 둘째 날 개별상봉-객
실 중식- 단체상봉 그리고 마지막 날 작별 상봉 및 공동중식 순서로 행사로 마무리 되었다. 개별 상봉시간이 2시간에서 3시간으로 늘었고 객실 중식 1시간을 제외한 다른 순서에는 2시간씩 할당되어 2박3일 간 이산가족을 만나는 상봉시간은 총 11시간이었다.


얼마 남지 않은 상봉의 기회
 101세 백성규 할아버지는 이번 이산가족 상봉만남에서 최고령자이다. 남북이 생사 확인을 거쳐 최종 상봉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인원은 남측 98명, 북측 88명,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남북 각 100명보다 줄어든 규모였다. 이는 고령으로 거동이 불편하거나 생존 가족이 3촌 이상인 경우가 많아 상봉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남측 방문단의 연령대는 약 90%가 80세 이상이었다. 80~90세가 46명(49.5%), 90세 이상 35명(37.6%), 79세 이하 17명(12.9%)이었다. 북측 방문단 역시 80~90세가 46명(70.4%), 79세 이하가 21명(23.9%), 90세 이상 5명(5.7%)으로 대부분이 80대 이상이었다. 대부분이 고령의 노약자임을 감안해 볼 때 상봉의 기회가 많이 남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 춤추고 노래하며 기뻐하는 이산가족 (출처: 청와대)

 

앞으로의 이산가족문제와 남북관계 전망
 통일부는 지난달 21일 국회 외교통일 위원회에 제출한 현안보고 자료에서 “이산가족문제는 차기 적십자 회담을 통해 전면적 생사확인, 고향방문, 상봉 정례화 등을 본격적으로 고려하겠다.”며 향후 이산가족 문제정책을 발표했다. 더불어 앞으로의 남북관계에 있어서 남북 철도, 도로 금년 내 착공식 추진, 문재인 대통령의 8.15 경축사 후속조치 이행 그리고 남북관계, 북한의 비핵화 조치 및 북미 간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한반도 신경제 구상을 발표할 것임을 밝혔다. 이번 상봉행사는 정전협정 이후 65년만의 역사적인 재회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보수정권 10년 동안 한기만 흘렀던 남북관계는 4.27 판문점 선언이후 급변했다. 하지만 북한의 비핵화 후속조치의 미비한 이행으로 인해 위기를 맞았던 남북관계에 이산가족 상봉이 변곡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적 차원의 정책이지만 앞으로 예고된 남북관계에 있어 북한의 변화된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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