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영환경이 악화된 국내 저비용항공사 (LCC)들이 고사 위기에 내몰리며, 새로운 활로 찾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에도 LCC 업체들은 수천억 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손실 규모는 제주항공 3,125억원, 티웨이항공 1,557억원, 진에어 1,989억원 등으로 추정된다. 거기에, 이달 말 정부가 ‘특별고용지원업종’에 대한 고용유지 지원금 지급을 종료할 예정이라 LCC 업계 불안감이 더 커지고 있다. 이에, 일부 LCC는 기존 단거리 노선 집중 정책에 변화를 주면서 새로운 자체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그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좁혀지는데, 바로 중·장 거리 노선 신규 운항과 화물 운송 사업 신규 진출이다.

더 멀리 나가볼까?…장거리 노선 준비하는 LCC들

티웨이항공이 이번에 도입하는 대형기 A330-300
티웨이항공이 이번에 도입하는 대형기 A330-300

우선, 오미크론의 영향으로 해외 곳곳에서 자가격리 및 입국 제한 조치 완화 움직임이 보이자 저비용 항공사들은 해외 여행객의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을 기대하며 조금씩 중·장거리 노선 운항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으로 인한 노선 재분배 수혜 기대감에 더욱 관련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우선, 가장 공격적인 곳은 티웨이항공이다. 티웨이항공은 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중대형 여객기 ‘A330- 300’을 오는 24일 한국으로 가져온다. 이번 1호기는 국내 도입 후 시험 비행, 안정성 평가 등을 거쳐 3월 말부터 김포~제주 노선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후 국제선 재개가 본격화 하면 싱가포르, 호주 시드니 등 중장거리 노선에 A330-300을 띄울 계획이다. 또한, 에어프레미아는 중대형 여객기 보잉 ‘787-9’를 활용하여 올해 5월부터는 미국 로스앤젤레 스(LA)에 취항할 예정이다. 이후 뉴욕, 보스턴, 파리, 런던, 바르셀로나 등으로 취항지를 확대한다. 특히, 올해 3대의 보잉 787-9를 추가로 도입하고, 내년에는 이를 7대까지 확 대, 2024년에는 10대의 기단을 운영할 예정 이다.

우리도 화물 노선 재미 좀 보자!…화물기 도입 준비하는 LCC들

제주항공이 도입하고자하는 화물전용기 B737-800BCF 조감도
제주항공이 도입하고자하는 화물전용기 B737-800BCF 조감도

 

 그동안 항공 화물 시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들이 주도해 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여객 수요가 급감하자 LCC 업계도 수익성 방어 수단으로 화물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특히,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이러한 화물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낸 점도 저비용 항공사들의 화물 사업 진출에 불씨를 댕겼다. 이러한 화물운송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바로 제주항공이다. 제주항공은 최근 화물 전용기 ‘B737-800BCF’ 도입을 결정하고, 리스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이달 중순부터 화물기 개조 작업에 돌입해 6월경 개조작업을 완료할 계 획이다. 국내 저비용항공사 중 화물 전용기를 도입한 것은 제주항공이 처음이다. 제주항공 은 화물기 도입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편당 화물 수송량 확대, 고부가가치 화물 운송 등을 실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에어프레미아는 중대형 여객기 보잉 ‘787-9’를 활용한 화물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4일 인천∼싱가포르 노선으로 첫 화물 운송을 시작했으며, 지난달 12일부터는 인천∼호찌민 (베트남) 노선을 추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달에는 총 281t의 화물을 운송했는데, 이는 LCC 가운데 가장 높은 화물 수송 실적이다. 특히 반도체, 선박 부품, 브랜드 면세품 등 고부가가치 품목 운송에 나서 며, 양적 성장뿐 아니라 질적 성장에도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생존을 위한 움직임이라지만…결과는 미지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하여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제선이 멈추면 저비용항공사들은 좁은 국내선 시장을 두고 경쟁을 할 수밖에 없고, 이는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진다”며 “화물기·중대형기 도입 등은 당장의 실적 개선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수익성 다변화를 위한 것”이 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에 대하여 전문가의 반응은 긍정적이지 않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태생적으로 단거리 노선과 단일 항공 기종으로 비용 효율화를 이룬 LCC가 대형항공사 (FSC) 사업 영역에서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며, 직격탄을 맞은 저비용 항공사들이 생존을 위한 다양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우리가 기존에 당연하게 생각하였던 ‘저비용 항공사는 단거리의 여객만 집중해야 한다.'는 고정 관념을 깨버리는 창조적인 혁신이라고 평가 할만하다. 오미크론의 등장으로 코로나-19 종식도 서서히 보이는 만큼, 이러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저비용 항공사들이 코로나 사태 이후 더더욱 훨훨 비상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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