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의 어퍼컷'.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3월 10일 새벽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여의도 당사 앞에서 어퍼컷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출처: 이데일리
'승리의 어퍼컷'.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3월 10일 새벽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여의도 당사 앞에서 어퍼컷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출처: 이데일리

  지난 3월 9일 치러진 제20대 대통령 선거 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당선됐다. 첫 검사 출신이자 1987년 이후 처음으로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48.56%,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47.83%를 득표해 윤 후보가 이 후보를 0.73%p라는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윤 당선인은 오는 5월 10일 취임하며, 임기는 2027년 5월 9일까지다.

 

  1987년 이후 최소 득표 차

  이번 선거는 불과 24만여 표로 당락이 갈 렸다. 이로써 윤 당선인은 1987년 이후 가장 적은 표차로 당선된 대통령이 됐다. 1987년 이후 가장 적은 표차로 당락이 갈렸던 선거는 1997년 제15대 대선으로, 당시 김대중 후보와 이회창 후보 간 득표 차는 39만여 표, 득표율 차는 1.53%p였다. 개표 1시간 만에 당선이 확정된 지난 대선과 달리, 개표 7시간을 넘겨서야 윤 당선인의 당선이 확정됐 을 정도로 초박빙 접전이었다.

 

검사 시절 윤 당선인의 모습.  출처: 연합뉴스
검사 시절 윤 당선인의 모습.  출처: 연합뉴스

  ‘강골 검사’에서 제20대 대통령이 되기까지

  윤 당선인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고, 9수 끝에 사법시험에 합격해 27년간 검사로 서 근무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해 검찰 지휘부와 마찰을 빚 었고, 결국 좌천을 당했다. 당시 국정감사에 서 한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라는 발언은 국민들에게 ‘윤석열’ 이름 석 자를 각인시 켰다. 특히, 윤석열 검사는 박근혜 정부 말기에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을 구속했다. 이에, 2017년 문재인 정부의 신임을 얻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됐고, 2019년에는 검찰총장으로 승진했다. 하지만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수사로 문재인 정부와 갈등을 빚었고, 총장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사직 후 4개월 만에 대권 도전을 선언했고 제1야당의 대선 후보가 되었다. 이후 여당 후보를 꺾고 20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당선인이 풀어가야 할 과제는

  윤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하면 극단적 인 여소야대 정국을 맞닥뜨리게 된다. 새로 운 정책을 발표해도 입법이 뒷받침되지 않 는다면 정책 실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식물 대통령’이라는 우려를 딛고 정책 실행을 위해서는 거대 야당이 될 민주당과의 협치 가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윤 당선인이 여소야대 정국을 어떻게 돌파해나갈 것인지가 집권 초기의 성패를 좌우할 중요한 관건 이 될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책이 정권교체 의 가장 큰 요인이었다고 평가된 만큼, 부동 산 정책 전면 개편을 우선순위로 삼은 윤 당 선인이 부동산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관심이 높다. 폭등한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 킬 방법을 찾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오른다. 이외에도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경 제적 손실, 청년 일자리 등 여러 민생 문제 들이 당선인 앞에 산적해 있다.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과 원점으로 돌아온 남북관계, 팽팽한 미·중 간 패권 경 쟁 등 만만치 않은 대외 현안 또한 당선인이 풀어가야 할 과제이다. 윤 당선인은 그동안 문재인 정부의 대북·대중 정책을 거세게 비 판해 왔기에 남북관계를 어떻게 설정해 나갈 것인지, 그리고 미국의 중국 견제에 어떤 방식으로 참여할지에 관심이 큰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이번 선거에서 20대 남성과 여성의 표심은 극명하게 갈렸다.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20대 이하 남성에서 윤 당선인 은 58.7%의 지지를 얻으며 이 후보의 36.3% 를 제쳤다. 반면 20대 이하 여성에서는 이 후보가 58%, 윤 당선인이 33.8%를 기록했다. 우려됐던 젠더 갈등의 골이 깊어진 것 또한 앞으로 새 정부가 풀어가야 할 과제가 됐다

 

  ‘역대급 비호감 선거’라는 수식어가 꼬리표처럼 따라붙은 이번 대선은 그 누구도 확실한 승자, 패자라고 논할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한 접전 끝에 막을 내렸다. 후보들 간 상호 비방전으로 얼룩진 선거판은 유권자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승자는 결과적으로 이겼다는 이유로, 패자는 아깝게 졌다는 이유로 앞으로의 5년을 선거 경쟁의 연장선상으로 끌고 가서는 안 될 것 이다. 

 

강지훈 수습기자 kangjh@kau.kr

저작권자 © 항공대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