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승한 편집국장
▲ 채승한 편집국장

 

 “아휴...퇴임기자의 변 꼭 써야 하나...칼럼 쓰기 싫은데...” 필자가 이번 1198호 계획 회의에서 나지막이 혼자 뱉은 말이다. 글쎄....벌써 이런 시간이 왔다는 생각에서의 아쉬움이었을까, 아니면 또 칼럼을 쓰기 싫은 생각이었을까. 생각해보면 이러한 생각들도 참으로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한다. 항상 기자의 정수는 바로 칼럼이다! 라고 주창하면서도, 항상 칼럼을 쓰기는 회피하였던, 그러한 모순을 항상 보여줬다랄까나. 사실, 1학년 시절부터 신문사에 참여하여 다양한 기사를 써보아서 이제는 기사 쓰는 것이 익숙하다면 익숙하지만, 아직도 칼럼을 쓰는 것은 여전히 수습기자로서 첫 기사를 쓰는 마음같이 어렵고 글이 잘 안 써진다. 사실은 조금 부끄럽기도 하다. 그동안 내가 봐온 선배 기자들은 다들 무릎을 치는 명문장들로 가득한 칼럼을 거침없이 써 내려가던데, 신문사 편집국장이라는 사람이 아직도 칼럼 쓰는 것을 어려워하다니 말이다.

 

 칼럼이라! 칼럼은 기자 본인 생각을 담아내어 사회 현안에 대하여 촌철살인을 하기도 하고, 자기 고백적으로 본인의 인생을 말해내기도 한다. 사실 필자는 후자에 가까운 칼럼만을 썼었다. 첫 칼럼을 쓰라고 기사를 받았을 때 다양한 칼럼을 먼저 탐독해 보았었는데, 그때 그 자기 고백적 칼럼이 얼마나 멋있어 보이던지! 아마도 그 동경심에 한 번 모방해본 것이 계속 쭈욱 이어져 온 것 같다. 채승한의 칼럼을 마무리하는 이 시점에서 읽어보니, 연애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된 인생을 이렇게 사는 것이 맞는가에 대한 인생이 뭐이래”, 전과를 한 이후 진로와 학업에 대한 고민을 담은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네 바퀴로 가는 자전거”, 인생과 삶에 대한 의미를 다시 생각해본 눈사람 자살 사건까지. 참으로 지금 보면 부끄럽기도 하고, 뭐 그런 것으로 저렇게 심각하게 생각했었나 피식 웃음도 나고...다만 그때에 비하여 성장을 했는가에 대하여서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여전히 1학년 때에 그 생각이 머물러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나는 성장을 하였는가를 생각해보니 문득, 항공대 신문사에서의 일이 파노라마처럼 쭈욱 지나간다. 사실 필자는 원래 신문사를 할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영커 시간에 우연히 만난 선배의 신문사 권유에 넘어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신문사 면접시험을 보고 있었다. 사실 지금은 면접이 거의 기억이 안 나지만, 아직도 한 답변은 기억에 남는다. 바로 항공대는 여타 다른 대학과 달리 대자보가 하나도 없는 것을 보고, 참으로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사실 교내 언론을 비롯하여 이런 기관들이 가장 먼저 앞장서서 교내와 사회 현안에 대하여 의견을 내고, 할 말은 하는 것이 진정한 대학생의 역할 아니겠는가. 그런 면에서 항공대 신문사는 아직 부족한 것 같다. 제가 항공대 신문사를 들어가게 된다면 꼭 신문사를 이러한 교내 문제에 대하여 적극적인 의견을 내는 그러한 기관으로 만들고 싶다.”라고 이야기했었다. 지금 답변을 생각하니 참으로 그때는 패기가 있었구나, 생각이 든다. 그 때는 그러한 패기라도 있었는데, 지금의 나는 그러한 패기라도 남아 있는지....이제는 사회와 현실에 타협하고 순응하는, 또 하나의 그저 소시민이 된 것 같다. 현실 사회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라고 자기방어를 해보지만, 글쎄....

 

 생각해보면 참으로 부끄럽다. 지금의 내가 쓰고 있는 기사들은 그러한 정신들을 녹아내고 있는가! 물어보면 할 말이 없다. 사실 지금도 문득문득 그러한 생각들을 한다. 이렇게 기사를 쓰는 것이 맞는가. 단순히 스피커나 받아쓰기 잘하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이 아닌지....다만 매번 이게 아닌데 생각만 하면서 실행에는 옮기지는 않는,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는 사람일지도. 현실은 어쩔 수 없어! 말하면서 면피용 요소를 먼저 찾는 비겁한 사람이 되어버린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든다. 사실 말만 하고 실행에 옮기지 않는 사람이 가장 나쁘다던데, 그러한 사람이 되어버린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고.....또 어쩔 수 없나 싶기도 하고....생각이 깊어지는 밤이다.

 

 이러한 아쉬운 생각들을 뒤로 하고 이제는 정말 신문사 활동의 서막을 내려야 할 시점인 것 같다.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다. 사실 그러한 일들이 과연 최선의 결과였는지는 잘 모르겠다만, 이제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또 하나의 자양분으로 남겨두고자 한다. 다만, 올바른 기자였는지, 올바른 리더로서의 편집국장이었는지는 나 스스로도 확신이 안 들기에.....이러한 부족한 사람을 품어준 항공대 신문사에 감사의 인사를 표하며.....이제 바이-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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