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원 편집국장
▲박주원 편집국장

 

(1200호 행주산성의 또 도망갈래?’와 반대되는 내용입니다. ‘또 도망갈래?’도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세상은 노력을 너무 과대평가한다.

마치 노력만 하면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전 축구 국가대표 이영표’  역시 노력이 재능을 이긴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말대로라면 실패한 축구선수들은 모두 노력이 부족해서 실패한 것이 된다. 경쟁자보다 더 열심히 달리고 젖먹던 힘을 다해 공을 찼을지도 모르는데 결과만 보고 속단하기엔 그들이 억울하지 않겠는가?  그나마 이미 사람들한테 예체능만큼은 재능의 비중이 크다는 인식이 박혀있기에, 현재 이영표의 강연 내용은 많은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공부는 어떨까? 노력하면 누구나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을까? '유퀴즈'에 출연한 서울대 교수는 서울대생이 공부를 잘하는 이유를 단순히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이 일반인보다 훨씬 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얼핏 들으면 '역시 공부만큼은 노력에 달려있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독자들도 알다시피 의자에 매일 집중력을 유지한 채 12시간씩 앉아서 공부 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다. 필자가 생각하기엔 공부도 타고나야한다. 이쯤되면 너무 분해서 화면을 닫아버리는 독자들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들에게 묻고 싶다. 지금 필자의 말이 굉장히 비관적으로 들리는가? 현실을 부정하는 것은 좋은 자세가 아니다. 오히려 현실을 인정하고 그에 맞춰 적절한 제스처를 취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이다. 다음 단락에 나올 에디슨의 인터뷰 내용이 독자들에게 '노력'과 '재능'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알려주고 인생의 방향을 제시할 것이다.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으로 이루어진다"

미국의 유명한 발명가이자 사업가인 에디슨이 남긴 말이다. 그런데 이게 잘못 전달된 것이라고 한다. 에디슨은 이렇게 말했다. "전에 나는 신문 취재에서 기자에게 '1퍼센트의 영감이 없으면 99퍼센트의 노력은 소용이 없다'고 말한 거였소. 그런데 신문에는 1퍼센트의 영감에 대한 중요성이 아니라 99퍼센트의 노력에 중점을 두고, 나를 노력하는 사람으로 미화하여 진실을 잘못 전달한 것이오. 정말이지 못 말리는 착각이지요." 결국 에디슨도 타고난 영감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에디슨은 뒤에 더 중요한 말을 남겼다.“1퍼센트의 영감은 재능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오. 바로 그 일에 대한 열정과 도전이 영감에 속하오. 이것이야말로 어쩌면 재능보다 훨씬 중요한 덕목이라고 할 수 있소.” 이 말은 누구나 본인의 관심 있는 분야에서는 그 분야의 천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운동에 관심 없는 교수님에게 축구공을 주고 매일 6시간 씩 공 차는 연습이랑 체력훈련 합시다라고 말한다고 치자. 반대로 공부를 정말 싫어했던 운동선수에게는 매일 10시간씩 공부 합시다라고 말해보자. 그들은 서로 바뀐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까? 아니, 그들은 오래 못가서 포기할 것이다. 본인의 관심 분야가 아니라면 이전처럼 노력할 열정이 생길 리 없다.

 

나의 ‘1%영감을 찾아라

필자는 전공이 썩 맞지 않다. 단지 취업을 위해 공대에 왔으나 수업을 따라가기가 벅찼다. 사실 너무 재미없고 지루해서 필자가 공부를 놨었다. 하지만 '편미방 및 복소수'라는 과목에서 처음으로 F학점을 받아보니 위기감이 찾아왔고, 그제서야 저번 학기부터 필자는 학점이 거의 4.5인 친구와 함께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그 친구를 모방하여 성적을 올려보겠다는 심산이었다. 그러나 분명 그 친구와 같은 시간 동안 같은 장소에서 공부를 했으나 결과는 달랐다. 그는 같은 시간 동안 어려운 유도 문제를 척척 풀어냈고 나보다 훨씬 많은 문제를 해결했다. 또 나는 1시간가량 문제를 풀다 보면 힘들어서 쉬고 싶은 반면, 내 친구는 2시간도 거뜬해 보였다.

하지만 나는 좌절하지 않았다. 나만의 ‘1%의 영감이 발휘될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 스스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인생은 평생 끝나지 않는 공부시험의 연속이기에 내가 좋아하는 분야의 시험지를 발견해서 풀면 되는 거 아니겠는가. 그래서 나는 작년부터 내가 좋아하는 분야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필자는 글 쓰는 것을 좋아하고 독서를 사랑한다. 발표 수업이 재미있고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이 즐겁다. 혹시 어떤 일에 집중할 때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가는 것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나는 지금 느끼고 있다. 이 글을 쓰는 10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핸드폰을 만지거나 자리를 뜬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그저 자리에 앉아서 시계 보는 것도 잊은 채 글을 다듬고 있다. 아까 말했다시피 필자는 전공 공부를 할 때는 1시간도 앉아 있기 힘들었고 당장이라도 핸드폰을 만지고 싶은 충동과 싸웠다. 하지만 글을 쓸 때는 오로지 글쓰기에만 몰입할 수 있었다.

 

사람은 두 가지부류가 있다.

적당히 월급 받으면서 욕심 없이 편하게 살고 싶은 사람과 성공에 대한 열망을 가진 사람. 필자는 전자의 의견도 존중한다. 편하게 사는 것도 좋은 인생이다. 하지만 필자는 어떤 분야에서든 내가 만족할 만큼 성공하고 싶기에 후자를 택할 것이다. 그래서 지금의 전공이 아닌 다른 분야로 돌아설 날을 기대하고 있다. 그 날이 오면 주변에서 미쳤다고 만류하겠지만 굴하지 않을 것이다. 그 분야에서는 필자의 노력을 120% 아니, 500% 이상 발휘할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끝까지 글을 읽어준 독자 분들의 인생도 응원하며 이 글을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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