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은 2019년 4월 15일, 회사의 유동성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목적으로 아 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 내렸다. 매각 결정을 내린 2019년도를 기준으로 전년 대비 영업이익과 당기순손익에서 적자를 기록했음과 더불어 감사보고서 사태로 인한 박삼구 전 회장의 퇴진 등이 주된 이유이다. 본입찰에는 애경, 현대산업개발, KCGI까지 총 세 그룹이 참여했으며, 애경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단숨에 제주항공과 함께 항공업계 1위로 도약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기에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현대산업개발 에서 초기에 거론되던 예상 인수 금액보다 1조 원가량 더 높은 금액을 써내며 애경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실패했다. 현대산업개발 또한 코로나19의 여파로 인수를 미루다 최종 무산되며 결국 아시아나는 상장폐지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시택공항에 아시아나, 대한항공의 비행기가 계류 중이다. (출처 : 조이시애틀뉴스)
시택공항에 아시아나, 대한항공의 비행기가 계류 중이다. (출처 : 조이시애틀뉴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

 2020년 11월 12일 투자업계(IB)의 리포트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 항공 인수가 무산된 직후 채권단 관리하에 있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에 대한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밝혔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자산 40조원, 매출 20조원으로 단번에 세계 10위권 규모의 초대형 국적항공사 가 탄생한다. 추가로 계열사인 저비용 항공사(LCC) 3개 사 또한 합쳐지며 거대 LCC가 탄생 하게 된다. 대한항공은 합병을 통해 환승 수요 확대, 스케줄 경쟁력 강화, 여객·화물 수익 증대, 이자 비용 및 운영비 절감 등의 효과를 기대 중이며 운수권과 슬롯의 확대를 통해 스케줄 선택지를 높임과 동시에 이를 바탕으로 항공기 가동률까지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더해 인수합병이 성공적으로 진행됐을 경우 규모의 경제 또한 실현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합병으로 인한 항공업계와 소비자들이 받을 영향

한편 국내 1, 2위 항공사의 결합으로 인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에 필요한 국내외 경쟁 당국의 승인을 위해 슬롯을 반납 중이다. 슬롯이란 항공기가 특정 공항에 이착륙할 수 있도록 배정된 시간이다. 항공편의 운항 권리인 슬롯은 항공사의 중요한 자산이지만, 기업결합 심사 통과를 위해서는 노선 점유율을 독과점 기준인 50%를 초과해선 안되므로 반납이 불가피하다. 이번 합병을 위해서는 양사가 운항하는 주 184회의 유럽·호주·미주 노선 운항 편수 중 주 69회의 항공편을 다른 항공사가 운항해야 하므로 상당수의 슬롯이 이미 외항사로 이전이 되었다. 업계에 따르면 장거리 취항 의지를 가진 LCC들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이 를 준비하기 위한 기간만 주어진다면 대형기 리스 등의 준비를 진행할 수 있었으나, 승인을 위해 노선을 포기한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또한 많은 항공편이 국내 항공사가 아닌 외항사로 넘어가게 된다면 국내 항공 산업의 경쟁력 약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대형 항공사의 결합은 항공업계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합병이 현실시 되면 항공편의 시간대는 유연성을 확보하여 다양화될 것이다. 기존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동일 지역을 비슷한 시간대로 운항했을 경우, 이를 조율하여 선택할 수 있는 시간대가 늘어나게 된다. 다만 늘어난 시간대가 소비자 편익의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현재의 시간대는 이미 소비자들의 선호가 반영되어있기 때문에, 다른 시간대가 생기더라도 소비자들이 크게 선호하지 않는 시간대일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완전 경쟁의 공정 가격 수준으로 인하되지 않고, 기존의 시간대와 가격의 차이가 크지 않을 시 소비자 편익의 증가로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항공권의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농후하다. 시장 지배력에서 우위에 있었던 대한항공이 그동안 더 높은 가격을 형성했지만, 향후에는 비교적 대한항공에 비해 저렴한 가격대를 형성한 아시아나항공 티켓이 대한항공의 가격대로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기 때문이다.

 합병 후 대한항공의 태도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

 지난 23일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전체 회의에서 대한항공의 슬롯 반환으로 인한 국부 유출에 대한 지적이 있다는 질의에 대해 원희룡 장관은 “손실이 바람직하지 않지만 불가피하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대한항공이 실질적인 경쟁 역량이 있는 노선을 제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엄격한 시선으로 보려 한다”고 답변했다. 이와 더불어 “대한 항공이 합병 심사를 통과하고 나서 입장이 돌변할 가능성에 대한 경계를 늦추면 안 된다” 고 말했다. 이전 대한항공 마일리지 개편안으로 인해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것이라는 정부와 여론의 부정적인 반응과 함께 논란이 불거졌던 것이 불과 몇 달이 되지 않았다. 두 항공사의 합병이 확실시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앞으로의 운영방식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향후 합병의 진행 방향과 그 이후 항공사의 운영 방향에 대해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항공대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