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장과 동시에 삼천리(004690), 다올투자증권(030210), 다우데이타(032190), 세방(004360), 대성홀딩스(016710), 선광(003100)과 하림지주(003380), 서울가스(017390) 총 8종목이 큰 하락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해당 8개의 종목은 이후 나흘 동안 평균 70%가량 하락을 기록하며 합산 8조원가량의 시가총액이 증발하였다. 급격한 주가의 하락에 주가 조작설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하며 지난달 26일 금융당국과 검찰이 본격 조사에 착수하였다.

 

▲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 출처: 연합뉴스
▲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 (출처: 연합뉴스)

 

 핵심 관계자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

 “전체적인 계획은 자신이 설계한 것이 맞다”며 방송 출연과 투자 강의로 인지도를 높여온 투자자문업체 라 대표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폭락 전까지의 주가 흐름은 자신이 설계자라며 인정하였다. 라 씨는 주식거래량이 종목 10개가량을 선정해 장기간 조금씩 사용하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해당 인터뷰에서 라 씨는 “(투자)일임업인가를 받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계좌를 운영해준 부분은 잘못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인터뷰에서 라 씨는 사전에 정해진 시간과 가격에 특정 주식을 서로 사고파는 행위인 ‘통정매매’는 없었다고 주장하였다. “연기금이 대성홀딩스를 6개월 동안 주가 상승을 견인했습니다. 그럼 연기금이 주가 조작을 한 것인가요?”라며 라 씨는 해당 인터뷰에서 주가 조작 의혹에 대해 부인하였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4일 라 씨 등 사건 연루자 10명을 출국 금지하며 내부자들끼리 통정 거래를 했는지, 대주주나 공매도 세력이 관여해 금전적 이득을 챙겼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폭락 직전 대주주의 대량 매도

 이번 폭락 종목들의 대주주들도 주가 조작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는지도 주요 쟁점이다. 이달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다우데이타의 대주주 다우키움그룹 회장은 4월 20일 시간외매매로 다우데이타 140만주를 주당 4만3245원에 처분해 600억원가량을 확보하였고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은 지난달 17일 시간외매매로 10만주를 주당 45만6950원에 처분해 450억 가량을 확보하였다. 라 씨는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일련의 주가 하락으로 인해 이득을 보는 사람이 범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키움증권 반대매매가 나오기 전주 약 600억원 정도의 물량을 다우데이타 회장님이 파셨다.” 라고 김익래 회장이 주가 조작의 범인이라 의심하는 듯한 발언을 하였다. 이에 키움증권에서는 이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며 이달 2일 라 씨를 상대로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에 대한 고소장을 서울경찰청에 제출할 방침이다.

 

 투자 피해자들의 집단소송 추진

 이달 1일 이번 주가 폭락사태가 발생한 지 일주일 만에 이번 사태의 피해자들이 검찰에 주가 조작 세력을 수사해 달라는 고소장을 제출하였다. 이날 법무법인 이강은 폭락 사태의 피해자 10여 명을 대리하여 주가 조작 일당에 대한 고소장을 서울남부지검에 제출하였다. 주가 조작 세력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자본시장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조세 혐의로 수사해달라며 피고소인은 특정되지 않은 성명불상자로 기재하였다. 해당 법무법인에 따르면 “주식 투자 목적으로 돈을 주었으나 피해자들은 주가 조작 세력이 피해자의 계정으로 일정한 보증금을 담보로 빚을 내 원금보다 더 큰 금액을 투자한 신용거래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수수료 명목으로 주가 조작 세력이 자신들 소유의 업체로 수익을 지급해 범죄수익을 은닉하고 세금을 탈루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연예인 임 씨가 자신도 또한 주가 조작의 피해자라며 인터뷰하였으나 과거 고액 투자자 행사에 참여한 임 씨는 자신이 번 돈 전부를 누군가에게 주겠다고 말하며 “종교와 같다”고 라 씨를 치켜세우는 영상이 공개되었다. 이후 임 씨는 투자를 부추겼다는 여론의 공분을 사고 있다. 한 언론사의 취재진이 접촉한 주가조작단의 핵심 관계자는 휴온스그룹의 윤성태 회장이 고액 투자자 중 한명이라고 지목하였다. 이에 윤 회장은 라 씨를 만나 밥 한번 먹은 것은 맞지만 이상함을 느껴 몇 달 만에 회수하였다고 주장하였다. ‘네 탓 설전’이 오가는 가운데 누가 이번 주가 조작 사태의 가해자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나창선 기자 arrberry@ka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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