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친환경차(전기·수소·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수출액이 180억달러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친환경차 총수출액(161억달러)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8일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발표한 ‘9월 자동차산업 동향에 따르면, 이는 북미·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친환경차 수출 호조가 지속되었기 때문이다. 친환경차의 호조에 힘입어 올해 3분기까지 자동차 수출액은 521억달러로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기록 중이며, 15개월 연속(전년 동월 대비)으로 증가세를 보인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도 끄떡없는 한국의 친환경차

지난해 발효된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도 미국 시장의 한국 친환경차 판매가 굳건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의 규제를 받지 않는 상업용차가 제 몫을 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란 미국에서 제조된 배터리와 핵심 광물 등을 사용한 전기차만 보조금 혜택을 주도록 하는 정책이다. 따라서 미국에서 판매 중인 한국 전기차 모델들은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되고 있어 보조금 혜택에서 제외되며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미국 IRA가 발효된 이후에도 미국 시장에서의 한국 친환경차 판매는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지난 8월 실적은 지난해 8월 대비 151% 증가한 13,800대로, 역대 8월 최고치를 경신했다. 판매량 증가에 따라 미국 친환경차 시장 점유율도 상승했다. 미국 IRA 대상 한국 친환경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지속해서 상승해 지난 7월과 8월에는 연속 10%를 넘어섰을 뿐만 아니라 북미 전기차 판매 분야에서 현대차가 테슬라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한국 친환경차는 어떻게 미국 IRA라는 큰 위기를 극복하고 오히려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을까?

 

현지 리스 가격 정책...IRA 위기 극복

업계 관계자는 이를 "한국 자동차 업계가 미국 IRA 세부사항을 잘 활용해 법의 규제를 받지 않는 상업용 친환경차판매를 확대했고, 그 결과 미국 IRA 대상 친환경차 판매가 미국 시장에서 역대 최고 수준의 판매 호조를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정부는 그간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적극 대응해 왔다. 그 결과 렌트·리스 등 상업용 친환경차의 경우 북미조립·배터리 요건 등에 관계없이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를 활용해 우리 업계는 보조금 요건이 없는 상업용 친환경차 판매를 집중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했다. 특히 한국 친환경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현대차는 상업용 친환경차 비중을 지난해 약 5%에서 올해 1944%까지 증가시키면서, 미국 IRA 대상 친환경차 판매량을 전년 동기대비 47% 상승했다.

 

날개 단 친환경차 수출.. "작년 수출액 넘어서" (출처 : 뉴시스)
날개 단 친환경차 수출.. "작년 수출액 넘어서" (출처 : 뉴시스)

 

다만, 자체적인 대규모 할인 정책으로 전기차 시장 점유율 방어에 나서고 있는 만큼 해당 전략을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대차는 당분간 공격적 판촉 정책을 이어가는 한편, 조지아 공장의 2024년 하반기 조기 완공에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본래 북미 생산 요건을 맞출 수 있는 조지아 현대차 공장은 오는 2025년 완공될 예정이었으나, 예정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일정 변경은 미국 IRA의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을 하루빨리 받기 위한 현대차의 노력이다. 현대차 마이클 스튜어트 대변인은 AJC와의 인터뷰에서 "(생산 개시일을) 앞당기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우리 전기자동차가 하루빨리 세금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미국현지언론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션(AJC)에서도 예정일보다 빠른 202410월부터 조지아 현대차 공장에서 현대·기아·제네시스 전기차가 생산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 부품공급사 8개 사도 현대 전기차 공장 인근에 공장 건설을 서두르며, 미국 IRA 세제 혜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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