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습으로 검은 연기 치솟는 가자지구 (출처:매일경제)
▲ 공습으로 검은 연기 치솟는 가자지구 (출처:매일경제)

 10월 7일 새벽 6시 30분경, 하마스는 가자지구를 막고 있는 장벽을 폭파한 후 이스라엘로 침투하였으며 남부를 중심으로 로켓 5,000여 발을 투하해 공세를 펼쳤다. 하마스를 이끄는 모함마드 데이프 사령관은 성명을 통해 “오늘은 이스라엘의 점령을 끝내는 위대한 날이다. 이스라엘의 범죄를 끝장내며 책임지지 않는 그들의 광란은 이제 끝났다.”라고 선포했다.

하마스는 어떤 단체인가?
 팔레스타인의 무장투쟁을 이끄는 이슬람 근본주의 조직 하마스는 1987년에 결성되어 가자지구를 사실상 통치하며 팔레스타인 독립을 명분으로 무력 분쟁을 꺼리지 않는 정당이자 준군사조직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시작된 팔레스타인 해방운동에서 팔레스타인 해방기구 ‘PLO’는 1964년 팔레스타인 분리독립을 목표로 결성된 단체로 하마스와 분열하기 전 무장투쟁을 주도했다. 하지만 50여 년의 무장투쟁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희생이 늘어나자 1993년 미국의 중재로 양측 수장이 만나 평화적 공전을 모색하는 ‘오슬로 협정’을 맺는다. ‘오슬로 협정’은 이스라엘과 PLO가 상호 자치와 합법성 등을 인정한 협정이다.

 이에 팔레스타인 과격파 세력은 PLO의 온건 노선에 불만을 보였고, 강경 노선의 극단주의 무장단체 하마스가 급부상하기에 이른다. 이후 치러진 2006년 총선에서 집권당 ‘파타’를 누르고 하마스는 132석 중 74석으로 제1당을 차지하게 되고 무력충돌을 이어가며 세력을 확장하였다. 결국, 팔레스타인 자치 구역의 서안지구는 기존 집권당 ‘파타’가, 가자지구는 ‘하마스’가 통치하는 현재의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하마스, 이스라엘 공격을 감행한 이유는?
 하마스의 작전명인 ‘알아크사 홍수’에 이번 이스라엘을 향한 공격의 명분이 담겨 있다. ‘알아크사’는 예루살렘 성전산에 위치한 이슬람 모스크로 종교적으로 의미가 깊은 곳이다. 갈등을 막기 위해서 이슬람교, 유대교, 기독교인들도 사원 방문을 가능하게 했지만, 모스크 내 기도는 오직 이슬람 신도들만 가능하도록 합의해 왔다. 하지만 지난 4월 이스라엘군이 한밤중에 알아크사 모스크에 난입하여 기도하고 있던 무슬림을 내쫓으며 합의를 깨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하마스 군사 조직 사령관은 “이스라엘인들이 알아크사 모스크를 침범하고 이슬람 예언자들을 모욕했기 때문에 보복하는 것”이라 밝혔다.

 또한 작년 12월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가 재집권하면서 팔레스타인의 압박이 거세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유대인 정착 지역 조성 작업을 위해 서안지구 팔레스타인 주택을 강제 철거하였으며, 벤 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은 “팔레스타인 국기를 게양하는 것은 테러”라며 팔레스타인과의 갈등을 심화시켰다.

 여기에 이스라엘과의 갈등뿐 아니라 하마스가 느끼는 위기감 또한 전쟁 발발에 큰 영향을 미쳤다. 미국은 적극적으로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수교 협상을 추진하며 관계 정상화를 중재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당시 이미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 등 다수의 아랍권 국가와의 수교가 이루어진 것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수교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아랍 국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침과 동시에 하마스에 불리하게 적용된다. 팔레스타인의 편을 들어주던 아랍 국가들이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한다면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고립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쟁을 촉발하게 된 충분한 이유가 된 것이다.

이스라엘의 강경 대응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은 특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하마스에 대한 보복 의사를 예고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대국민 성명을 통해 “이것은 군사작전이 아니라 전쟁”이라며 “우리는 이 전쟁에서 싸워 이길 것이며 적들은 그동안 본 적 없는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 발표하며 전면전을 선포했다. 이후, 이스라엘은 즉각 보복 공격에 나서며 하마스가 실질 관리하는 이슬람 국립은행 건물을 폭파하고, 가자지구에 폭탄 6,000여 발을 투하하였으며 식량과 수도 전력을 모두 차단하는 등 전면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10월 28일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2단계 전쟁’ 돌입의 선언은 지난 7일 하마스의 대규모 기습 이후 이스라엘이 준비해 온 지상전을 개시하겠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미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의 격동으로 8,0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여기에 지상전이 본격화된다면 민간인 희생자는 급속히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국제 사회는 더 이상 무고한 민간인 희생이 생기지 않도록 현 사태의 확전을 막아야 한다고 촉구한다.

이태연 기자 smiletaeyeon@ka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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