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영 기자

 

나는 원래 새롭게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처음 보는 것이라고 해서 지레 겁먹고 두려워하지 않았다. 일단 부딪혀 보자는 가치관을 새기고 살아왔다. 그런 내가 점차 나이를 먹어가며 정반대의 방향으로 변화하는 것을 느낀다. 비록 21살이라는 어린 나이지만, 21살이 결코 어리지 않다는 것은 쉽게 인지할 수 있다. 대학교라는 사회에 속하게 된 지도 어언 2년이 되어가고, 내년이면 고학년으로 점차 취업을 준비하게 되는 나이이기 때문이다.

 

생각의 고착화

중·고등학교 때는 매년 새로운 반 편성이 나왔다. 새로운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나 항상 새롭게 한 해를 시작할 수 있었다. 또한 항상 정해진 시간표대로 움직이며 학교에서 짜준 다양한 과목들을 모두 배웠다. 하지만 대학생이 되고 나서는 특별한 자리에 나가지 않는 이상, 같이 입학한 동기들과 대부분 같은 수업을 듣기 때문에 새로운 학기임에도 불구하고 도돌이표 학기처럼 느껴진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함께 하는 것을 즐겼던 나지만, 이러한 환경에 익숙해져 버린 걸까. 사람이 많고 시끌벅적한 자리에 나가는 것이 꺼려진다. 최대한 다양한 과목들을 듣고 배우려 했던 나인데, 왜인지 비슷한 분야의 과목만 듣게 되고 자신 있는 과목만 찾아 들으려 애쓰게 된다. 나의 성향과 가진 생각들이 점점 굳어져만 가는 요즘이다.

 

틀에서 벗어나기

해답을 찾아보려 애썼다. 내가 가진 장점이라 생각했던 것들을 잃는 것 같았기에, 왜 내가 새로운 환경에 부딪혔을 때 피하기 바쁜 것인지 이유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생각해 보면 예전의 나는 오히려 부딪힌 환경 속에서 다양한 생각과 경험을 하며 답을 찾고, 틀에 갇힌 생각들을 깨부수며 마냥 피하기만 하면 알 수 없었던 것을 배우고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 나의 모습들을 바라보면 그러한 생각들은 모두 오산이었던 것처럼 행동한다. 닥친 환경에 쫓기기만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제는 저질러 놓은 것을 다시 주워 담을 수도, 되돌릴 수 없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하는 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나에게 주어진 것들에만 집중하며 해결하기 바쁘다.

하지만 멀리 저 미래까지 생각해 본다면, 21살의 나이가 전혀 많은 나이가 아닐지도 모른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내년이면 벌써 3학년이 되고 어느덧 취업에 대한 생각을 가져야 할 나이이기는 하지만, 사회에 나가면 1년쯤은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물론 1년을 어떻게 보냈는지가 많은 것을 좌우하겠지만, 새로운 도전을 하다가 한 번쯤은 넘어져도, 무너져도 그러한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극복해 냈는지, 어떠한 것을 얻었는지만 확실히 해도 전혀 쓸모없는 1년으로만 남지는 않을 것이다. 고로 이제 나는 이전에 갇혔던 생각과 틀에서 벗어나, 새롭게 발을 내디뎌볼까 한다. 이전의 나처럼 돌아가 보겠다는 뜻이다.

 

첫발 내딛기

첫발을 내디디는 것은 언제나 어렵다. 예전의 나였어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해서 온전히 첫발을 내딛는 다는 것이 많은 생각을 요구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두렵고, 회피하고 싶은 상황일지라도 다양한 것들을 새롭게 경험하기 위해 한 걸음씩 발을 내디뎌 볼 예정이다. 물론 현재 내가 속한 사회에서 주는 제약이 있을지라도, 그러한 제약으로 인해 마냥 피하기만 한다면 더 이상 발전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된다면 한 자리에만 머무르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 모습의 내가 되고 싶지는 않다.

 

글을 마치며

처음 내가 신문사 부원이 되었을 때, 나는 다양한 기사와 글을 쓰고 싶다고 얘기했었다. 비록 1년도 안 된 짧은 기간이지만, 최근의 나는 주제나 형식이 갖춰져 있는 기사 한 편 더 쓰는 게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회의 때 칼럼만 피하자는 주의였다.

딱 한 번 회의에 들어가지 못해 회의가 끝난 뒤 정리된 표를 보니, 칼럼 옆에 내 이름 석 자가 쓰여 있었다. 걱정이 앞섰고, 어떤 주제를 써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고 마감까지 미루고만 있었다. 마감일이 다가오며 닥치듯 글을 쓰기 시작하며 자각하지 못했던 현재의 나를 인식 할 수 있는 과정을 마련해 준 것 같아 고맙기도 하다. 예전처럼 돌아가는 것을 변화라 하기엔 애매하긴 하지만, 앞으로 변화할 나를 기대하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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