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의 마음가짐으로

 어느덧 크리스마스의 설렘이 만연하는 연말이 찾아왔다. 연말의 나는 유독 사색에 잠기곤 한다. 한 해의 마침표 앞에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늘 이만하면 충분했다 하면서도, 마음 한편의 아쉬움은 미련으로 남는다. 그렇기에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는 지나온 날들을 마주하며 잘 흘려보낼 줄 알아야 한다.

비워내기
 모든 순간이 마냥 괜찮을 수만은 없다. 어떻게 모든 날에 행복만 할 수 있을까. 분명 불안했고 힘들었던 순간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유난히 걱정스러웠던 지난날의 기억에 너무 오래 휩쓸리지 않으려 한다. 이미 지나간 날의 흔적을 계속해서 붙잡고 있으면 아쉬움은 미련으로, 미련은 후회로 점점 몸집을 부풀린다. 나는 아쉬움은 남을 수 있어도 후회는 하고 싶지 않다. 그때의 나는 잘 버텨냈고, 노력했고, 간절했다. 그렇기에 과거의 나를, 나의 선택을 탓하기보다, 그만하면 애썼다고, 충분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차곡차곡 쌓인 불안과 슬픔이 나를 삼키지 않도록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부지런히 흘려보낼 것은 흘려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솔직해지기
 어쩌면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인 것 같다. 하지만 가장 솔직해져야 하는 상대는 남도 아닌 바로 자신이다.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때 비로소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게 된다. 늘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기를 바란다. 한 해의 끝에서는 다가올 새해가 더 행복하기를 소망한다. 그렇기에 더더욱 나에게 솔직해져야 한다. 감추는 대신 나와 제대로 마주할 때 투명한 나를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애써 외면했던 감정과 약점을 자신에게 있는 그대로 보여줄 때 나를 위한 변화의 발판이 준비될 수 있는 것이다.

부딪혀보기
 나의 청춘에는 정해진 해답이 없다. 빈 페이지를 나의 이야기로 채워갈 뿐이다. 청춘이란 페이지를 완성해가는 과정은 불확실하고 불안정하다. 하지만 젊음은 무엇이든 해볼 수 있는 용기를 불어넣어 준다. 아직 젊기에, 아직 어리기에 다소 무모해 보이는 도전일지라도 나는 기꺼이 부딪혀보고자 한다. 괜찮다. 무너져도 괜찮다. 다시 일어설 의지만 있으면 충분하다. 그러니 몇 번이고 부딪혀보자. 주춤하지 말고 직진해보자.

 나는 나의 20대가 찬란한 빛으로 가득하길 바란다. 그 어떤 날, 어떤 상황에서도 굳세게 이겨내어 마침내 꽃을 피운 크고 울창한 나무로 기억되었으면 한다. 비도, 바람도 견디며 비로소 피워낸 꽃은 세상을 아름답게 물들인다. 나의 청춘도 꽃과 같았으면 한다. 실패도 두려움도 슬픔도 모두 이겨낸 채, 나의 가장 젊고 예쁜 순간을 꽃으로 가득 채워내길 바란다.

글을 마치며
 나는 해야 할 것들에 치여 하고픈 것을 찾기를 멈추지 않았으면 한다. 해야 할 것들 사이에 내가 좋아하는 것, 해보고 싶은 것을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나의 기나긴 인생 중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라는 말이 있다. 마음껏 부딪히고 다시 일어서며 나의 젊음을, 청춘을 온 마음을 다해 누리고 즐겼으면 좋겠다.

 나는 2023년 21살이었던 나에게 “애썼다”고 웃으며 말해줄 수 있겠다. 정신없이 지나가는 시간마다 충실하려 했다. 잘 해내기 위해 열심히 살았던 것 같다. 하지만 그만큼 일상의 여유가 부족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기에 다가올 2024년 22살의 나에게는 조금의 ‘쉼’을 갖게 해주고 싶다. 쉼에서 오는 여유를 누리며 해보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펼쳐 볼 수 있는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보려 한다. 부디 22살의 내가 조금 더 괜찮은 어른이 되길 소망해 본다.

 끝으로, 2024년 우리 모두의 새로운 출발 앞에 축복과 힘찬 응원을 보내며 글을 마친다.

PS. 우리의 청춘이 태양처럼 뜨겁게 타오르기를

이태연 기자(smiletaeyeon@ka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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