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전쟁’은 ‘남북한이 어떻게 고작 70년 만에 이토록 달라졌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 하며, 이승만 전 대통령의 생애와 정치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영화 ‘건국전쟁’은 2월 27일 기준 누적 관객 수 100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 1일 개봉한 지 27일째에 달성한 기록이다. 다큐멘터리가 극장가에서 좀처럼 주목받기 힘든 현실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흥행이다.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로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480만 명·2014년), ‘워낭소리’(293만 명·2009년), ‘노무현입니다’(185만 명·2017년)에 이어 네 번째 기록이다. 정치인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중에는 지난 2017년 5월 개봉해 185만 관객을 동원한 ‘노무현입니다’에 이은 역대 2위다.

‘건국전쟁’ 포스터                                         출처: 네이버 영화 포토
‘건국전쟁’ 포스터 출처: 네이버 영화 포토

 

영화를 둘러싼 논란

 한편 정치적 목적으로 이승만 대통령의 공을 과하게 부풀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영화를 관람했다는 유명인들이 뭇매를 맞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가수 나얼은 인스타그램에 건국전쟁 포스터를 올렸다가 야권 성향 네티즌들의 악플을 받고 댓글창을 닫았다. 이 전 대통령 재평가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1년에는 KBS 다큐멘터리 ‘초대대통령 이승만’으로, 2012년에는 민족문제연구소 다큐멘터리 ‘백년전쟁’으로 그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건국전쟁’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자 공무원 한국사 일타강사인 전한길(52)은 “관람과 평가는 자유니 일단 보고 각자 판단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지난 18일 전 씨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건국전쟁-이승만 전 대통령의 공과’라는 제목의 영상에 의하면, 그는 강의 중 ‘건국전쟁’ 관람 논란에 대해 “보든 안 보든 내 자유고 보고 난 뒤 평가도 마찬가지” 라며 “보지 말라는 사람이 더 이상하다. 그건 혹세무민”이라고 밝혔다. 영화를 봤다는 전 씨는 “새로운 내용은 없고 우리가 책에서 다 배우는 내용”이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을 다룬 영화 ‘변호인’도 그렇듯 영화는 흑역사를 다루기보다는 잘한 걸 다룬다. 그래서 당연히 ‘건국전쟁’도 이 전 대통령 업적 중 잘한 걸 다룬다”라고 강조했다.

 전 씨는 이후 해당 강의에서 한국사 교재 ‘현대사’ 부분에 나오는 이 전 대통령의 업적을 간략히 짚고 넘어갔다. 그중 비판받는 일로는 반민족행위처벌법과 3·15 부정선거를, 잘한 일로는 농지개혁법과 6·25 전쟁 대응, 공산화 저지 등을 꼽았다. 이에 전 씨는 “역사라고 하는 것은 언제나 공과가 있다”라며 “영화를 만든 감독은 이 전 대통령을 위대한 인물이라고 생각하는데 국민들은 독재자로 알고 있으니 안타까웠을 거다. 그래서 잘한 업적을 주로 영화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농지개혁 잘하고 6·25전쟁과 공산화 잘 막아내지 않았는가”라며 “그 덕분에 우리나라가 지금 북한보다 GDP가 30배 가 높다. 이 전 대통령이 공산화 막은 덕분에 기초가 다져지고 전쟁이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인정할 건 인정하고, 그다음 ‘독재는 독재다’라고 해야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씨는 “너무 화가 난다”라며 “네가 뭔데 나보고 영화 보지 말라고 그러냐”면서 “지식인이라면 그러면 안 된다. 보라고 해야 한다. 난 ‘변호인’ ‘서울의 봄’ 다 봤다. 다 보고 판단은 내가 하는 거다. 그건 각자의 몫이다. 재단하지 말라”라고 말했다. 그는 편향된 내용을 전달하는 일부 유튜버 등을 언급하면서 “다양한 시각을 가지고 좌로도 우로도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각과 상식선에서 판단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해외 상영

 ‘건국전쟁’은 국내 흥행에 힘입어 2월 1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영화관 2곳에서도 개봉돼 연일 매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내 비영리단체인 한미동맹USA재단(회장 김명혜)은 건국전쟁이 3월 2일 하와이를 시작으로 미국 각 도시에서 개봉되고, 호주·뉴질랜드·영국·캐나다·프랑스·브라질 등에서의 개봉이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3월 20 일엔 워싱턴 DC에서 미국 의회 시사회도 열린다. 한미동맹USA재단은 하와이에 이어 3월 중 미국 시카고·뉴욕·시애틀·댈러스·산호세·필라델피아·플로리다주 잭슨빌 등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도시에서 영화관을 대관해 상영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덕영 감독과 제작사는 여러 단체로부터 미국 내 ‘건국전쟁’ 상영과 관련한 요청이 있었다며 향후 본격적인 미국 내 일반 개봉 이전에 더 많은 사람이 건국전쟁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보다 체계적인 상영회 개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고 한미동맹USA재단은 전했다.

‘건국전쟁2: 인간 이승만’

 ‘건국전쟁’ 김덕영 감독은 지난 29일 서울 용산구의 한 영화관에서 ‘건국전쟁 2’ 제작발 표회를 열어 ‘건국전쟁’의 흥행 기세를 이어 받아 속편을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1편의 취재 범위가 굉장히 넓었기 때문에 (영화에서) 다루지 못한 편집본이 많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부제는 ‘인간 이승만’으로 정해졌다. 김 감독은 “이승만 다이어리(일기)를 두 번 읽었다”라며 “그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1편이 이 전 대통령의 정치적 업적을 부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2편은 성품이나 기독교 신앙 등을 주로 조명한다고 한다. 김 감독은 “이승만은 (조선이) 개화도 안 된 시대, 근대성이 뭔지도 모르는 시대에 전 세계를 여행한 최초의 인물”이라며 “세계 곳곳에 그가 남긴 기록을 점으로 찍어 시간순으로 연결해 보니 어마어마한 그림이 만들어지더라”라고 했다. 1편의 영어 제목은 ‘버스 오브 코리아’(Birth of Korea)지만, 2편은 ‘버스 오브코리안’(Birth of Korean)이다. 김 감독은 “1편이 대한민국이 어떻게 만들어졌느냐에 관한 이야기인 만큼 2편은 그 땅에 사는 한국인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 과정에서 건국 1세대가 우리에게 얼마나 큰 선물을 했는지 다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 감 독은 ‘건국전쟁’ 시리즈를 지속해서 개봉할 것을 약속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건국전쟁’ 전과 후로 나뉠 것”이라면서도 “’미션 임파서블’ 1, 2, 3 가는 것과 같다. ‘건국전쟁’도 5까지는 갈 것 같다. 그만큼 할 이야기가 많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건국전쟁 2‘는 이 전 대통령이 태어난 지 150주년이 되는 내년 3월 26일 개봉 예정이다.

고동근 기자 rhehdrms2003@ka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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