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의 집단 사직 단체행동이 1주일을 넘어가고 있음에 따라 의료공백에 관 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공의란 무엇이며 왜 그들은 단체행동에 들어간 것일까. 전공의란 전문의가 되기 위한 수련의 과정에 있는 병원 근로자이다. 전공의들은 정부에서 발표한 의료계 정책에 반발하며 파업을 선언하였다. 이들을 결집하게 한 정부의 주된 발표는 의사 증원 2000명과 필수의료 패키지이다. 과연 이 정책은 어떤 결과를 야기하기에 의사 집단의 강한 반발을 낳으며 정부와 의사가 대치하게 된 것 일까.

정부…“이번 증원과 필수 의료패키지는 마지막 기회”

 정부는 몇 가지 근거를 제시하며 의사 증원이 필수적이며 이번이 그 마지막 기회이기에 미룰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이를 주장하며 뒷받침하려 내세운 핵심 근거는 보고 서 세 건과 해외 사례이다. 증원 결정에 활용한 보고서는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는 1년간 총 28차례의 ‘의료현안 협의체’ 회의를 열었다는 것을 강조하며 충분히 협의 하고 결정한 사안임을 밝혔다.

  정부가 의사 증원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수도권엔 의사들이 넘쳐나는 것에 반하여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고액 연봉을 제시하고도 의사를 구하지 못해 필수 의료 인프라가 붕괴 위기에 놓였다는 것이다. 의대 정원을 확대하면 배출 되는 의사 수가 증가될 것이기에 국민 의료 수요도 충족시키고 의사들의 삶의 질 개선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현재 지방에선 의료 공백 문제가 심각하기에 ‘의료 상경’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의사 수의 증원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증원된 의사들이 피부 미용을 선택하여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에 대해 “하지만 일단 의사 수를 늘려 놓으면 필수의료 분야와 지방에 근무하는 의사도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라며 “마찬가지로 의사들이 수도권으로 몰려 경쟁이 심화하면 지방으로 가는 의사가 생겨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대한 언급도 빼놓을 수 없다.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란 무너지는 지역 필수의료를 살려 모든 국민이 안심하고 언제 어디서나 최고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1) 의료 인력 확충, 2) 지역의료 강화, 3) 의료사고 안전망 4) 공정 보상 4대 개혁 과제로 구성되었다. 이는 보건복지부에서 필수 의료분야를 이탈하는 의사 인력을 유인하고, 국민이 가까운 곳에서 신뢰하고 의료를 이용할 수 있는 지역 완결형 의료체계 구축을 목표로 하여 제안된 정책이다.

심화되는 대립과 정책에 대한 의협 입장

  의료계에서는 의대 정원을 늘리면 오히려 인기과의 포화상태가 가중된다고 주장한다. 의대 증원 자체가 기피과 유인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거란 보장이 없기에 의료질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의사가 많이 배출된다고 하더라도 환자가 많은 서울로 가거나 수익이 높은 인기과 쏠림 현상만 심해질 뿐 지역의료 불균형 해소라는 목표에 도달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정책이라 말한다. 덧붙여 의사 수가 아니라 의료 수가 를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필수의료에 대한 수가 인상과 재정 및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의사들의 유입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현 시국에 비추어 보았을 때 의료 인구 증가는 오히려 건강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필수의료 패키지는 결국 ‘의료민영화’를 위한 전초전일 것이라며 그 명암을 꼭 따져 봐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혼합진료 금지’, 즉 환자에게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치료와 비급여 치료를 동시에 행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방안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에 포함된 내용으로 불필요한 치료를 줄여 재정 낭비를 막는다는 취지였다. 이에 의사들은 대한 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입장문을 통해 “비급여 항목 혼합 진료 금지는 최선의 진료를 제한하는 정책”이라며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2,000명 의대 증원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라”라고 촉구했다.

  이처럼 아직도 정부와 의협은 팽팽하게 맞서 서로의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정치적 대립이 고스란히 환자들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폐암 환자들이 모인 한국폐암 환우회가 19일 의과 대학 정원 증원에 반발해 집단행동에 나선 의사들을 향해 “삶의 막바지에서 환자는 지금도 간절하게 치료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 다”라고 호소했다. 이건주 한국폐암 환우 회장은 “특히 환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환자들은 ‘나 몰라라’ 하고 서로의 입장만 주장하면서 극한투쟁으로 벌리는 모양이 참으로 볼썽사납다”라고 양쪽 모두를 비판했다. 환자들의 치료 시일이 늦어지지 않도록 정부와 의협은 하루빨리 원만한 해결을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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