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싸(아웃사이더)’와 그의 반대말인 ‘인싸(인사이더)’는 자주 쓰이는 유행어이다. 특히 ‘인싸’라는 신조어는 그 의미가 확장되면서 ‘유행’을 대변하는 말이 되었다. 이 개념은 다양한 마케팅과 대중문화에 적용되고 있다. ‘인싸’가 되기 위해 소비자들은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하고 실천한다. 이처럼 대중적으로 유행하는 정보를 따라 상품을 구매하는 현상을 ‘밴드왜건 효과’라고 한다. 최근에 영화 <극한직업>에서 큰 인기를 끈 ‘수원왕갈비통닭’과 대만의 밀크티로 화제가 된 ‘흑당버블티’, 성수동에 오픈한 국내 1호 ‘블루보틀’ 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밴드왜건을 좇는 사람들

▲ 성수동 블루포트 1호점 대기줄 (출처: Google News)

  영화 <극한직업>이 쏘아올린 작은 공, ‘수원왕갈비통닭’의 인기는 밴드왜건 효과의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최초로 ‘수원왕갈비통닭’을 선보인 푸드트럭 업체 루쏘팩토리는 지난 2월 가맹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가맹점과 홈쇼핑, 백화점 팝업스토어, 가정 간편식까지 사업을 확장했으며, 이들 모두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에 식품업계는 영화의 흥행으로 왕갈비통닭이 꾸준히 인기를 끌자 유사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CJ푸드빌은 계절밥상 3월 신 메뉴로 왕갈비치킨을 선보였고 삼양식품은 ‘왕갈비통닭볶음면’을 출시했다. 이와 같은 마케팅에 소비자들은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며 ‘수원왕갈비통닭’이라는 유행을 계속해서 좇고 있다.

  올 여름 음료 트렌드로 주목 받고 있는 ‘흑당버블티’ 또한 하나의 유행으로 번지며 소비자를 사로잡고 있다. 대만에서 높은 인기를 끄는 제품이 국내에 상륙하면서 유행처럼 번진 것이다 대만에서는 3년 전쯤부터 유행했지만 국내에서는 작년 9월 신사동에 1호점을 오픈한 대만 음료 브랜드 ‘더 앨리’로부터 인기가 시작됐다. 각종 SNS에는 음료를 구입한 사람들의 인증샷이 넘쳐나고, 강남역과 홍대 인근에서는 ‘흑당버블티’를 주문하기 위해 가게 앞에 길게 줄 선 사람들까지 볼 수 있다. 이러한 ‘흑당버블티’의 인기에 프랜차이즈 음료 업계도 발 빠르게 신메뉴를 출시했다. 공차, 드롭탑, 빽다방, 이디야, 커피빈, 파스쿠찌 등이 여름 시즌 신메뉴로 흑당 관련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3일 오픈한 ‘블루보틀’ 국내 1호점인 성수점은 유행을 좇는 소비자들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주문을 받는 즉시 로스팅 한지 48시간이 지나지 않은 원두를 갈아 핸드드립 방식으로 일일이 커피를 내려준다는 점과, 한국이 블루보틀의 두 번째 해외 매장이라는 점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끈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블루보틀’ 오픈 첫날 대기줄이 무려 200명을 넘겼을 정도로 국내에서의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이미 새벽부터 줄이 생겼다는 인근 주민들의 목격담이 있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끈 것이다. 이후 며칠 동안에도 오전부터 오후 늦게까지 긴 줄이 유지될 만큼 소비자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밴드왜건 효과, 무엇이 원인인가

  ‘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는 서부개척 시대의 역마차 ‘밴드왜건’에서 유래한 말이다. 긴 행렬을 이끄는 악대차인 밴드왜건이 연주하며 지나가면, 많은 사람이 무작정 뒤따르면서 군중이 불어나는 것에 비유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쉽게 말해 ‘남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식의 의사결정을 내리는 현상을 말한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우리나라 속담과도 뜻이 비슷하다.

  ‘밴드왜건 효과’는 ‘편승 효과’ 혹은 ‘쏠림 현상’이라고도 불린다. 소비자가 대중적으로 유행하는 정보를 따라 상품을 구매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개인의 소비가 또 다른 개인의 소비를 부르는 밴드왜건 효과는 시장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현상으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유행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SNS에 올려 과시하기 위해서, 사회구성원에 속한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소비하는 상품을 따라 소비하는 것이다. ‘인싸’가 되기 위해 유행에 편승하여 상품을 구입하는 셈이다. 유행하는 상품을 소비하는 행위 자체가 ‘인싸’가 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인싸’라는 트렌드, 마케팅이 되다

▲ ‘인싸템’을 활용한 광고 (출처: YES24 홈페이지)

  기업은 효과적인 마케팅을 위해 ‘인싸’라는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 만들어진 수많은 제품의 광고에서는 ‘인싸템’이라는 단어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이는 유행을 따라 소비하는 현상인 ‘밴드왜건 효과’를 노린 것으로,ㅜ이러한 방식의 마케팅은 소비자의 모방 소비를 노리고 이들이 충동구매를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활용된다. 기업은 이미 유행하고 있는 제품을 모방하여 비슷한 형태로 만들어 시장에 출시한다.

  최근에는 새롭게 유행하는 음식으로 중국 사천 지방의 향신료로 낸 마라 맛의 음식이 떠오르고 있다. 유행에 민감한 젊은 세대들이 많은 번화가에는 이미 마라를 사용하는 식당들이 우후죽순 생기고 있는 상황이다. 프랜차이즈 식당, 편의점과 같은 식품업계들도 마라를 활용한 제품들을 발 빠르게 출시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 현상은 일정 제품이 유행할 때마다 반복된다. 이처럼 ‘인싸’가 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반영한 마케팅은 일시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다. 하지만 유행은 계속 변화하는 것으로, 현재의 폭발적인 인기가 언제 식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유행이 변화하는 순간, 이전의 유행을 따른 업체와 기업들의 마케팅은 무너지는 게 당연한 순리이다.

 

  이상적인 시장의 조건은 현명한 소비와 공급의 다양성이다. 현명한 소비자가 되려면 본인을 소비의 주체로 한 소비를 해야 하고, 공급이 다양해지려면 유행을 따르는 기업이 아닌 선도하는 기업이 많아져야 한다. 유행을 따르는 게 잘못된 소비라고만 볼 수는 없지만 정도가 지나치다면 시장에 반복적인 위기가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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