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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의 새로운 폭풍, 강사법
이윤서 기자 | 승인 2019.09.02 00:00

본교 2학기 수강신청이 이루어지는 기간에 여러 학우들이
당황스러운 상황을 겪었다. 강사 이름도 적혀있지 않고 강의
계획서도 쓰여 있지 않은 상황이 발생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일부 과목은 수강신청 이후에 담당 교원이 교체되기도 하였
다. 이에 대해 교무처는 강사법 첫 시행에 따라 전임교원 채용
절차에 준하여 강사를 공개 채용함으로 발생한 문제라고 설명
하였다. 이러한 혼란은 본교 뿐 아니라 대부분의 학교에서 벌
어진 일로, 강사법 시행이 그 원인이다.

 

강사법으로 인해 변동된 시간표 (출처 : 한국항공대학교 홈페이지)


강사법, 무엇인가?
강사법의 정식 명칭은 ‘고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으로 작
년 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여 올해 8월 1일부터 시행되었다.
강사법은 대학교 시간 강사들의 처우 개선을 목표로 제정되었
다. 강사법은 강사들의 1년 이상, 최대 3년까지의 임용 기간, 교
원 지위 획득, 공개 채용 , 방학 중 임금 지급, 4대 보험 등을 보
장한다는 내용이다. 시간 강사의 열악한 처우 문제는 2010년
조선대 시간 강사 故서정민씨의 자살 사건으로 사회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이를 해결하고자 2011년 관련 규정이 만들어졌
으며 이는 당해 국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시행을 앞두고 대학
들의 대량 해고 사태가 우려된 관계로 이후 네 차례의 유예와
수차례의 개선 시도 후 작년 말 국회를 통과하였다.
강사법이 도입되기 전 시간 강사의 처우는 불합리했다. 강
사들의 급여는 강의 시수에 대해서만 지급되었고 4대 보험도
보장받지 못해 전임교원과 연봉이 최소 10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이는 시간 강사가 교원 지위를 인정받지 못해 교원이 누
리는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강사법
하지만 강사법은 도입 취지와 다르게 부작용을 낳고 있어
여러 계층에서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우선 대학교들이 재정
문제를 이유로 강사 채용과 강좌 수 축소에 나섰다. 대학교는
입학금 폐지, 전형료 인하, 기부금 공제율 등 커지고 있는 재정
압박에 대폭 늘어난 강사료까지 부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학생들은 수업권을 보장받지 못해 난처한 상황이다. 강사 수
감소로 수업이 줄어들며 강의신청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
론, 수업의 다양성과 전문성, 교육의 질 하락이 우려된다는 목
소리가 나온다. 강사법 시행 직전인 지난 1학기에는 전년도에
비해 전국에서 총 강좌 수가 6천 600여 개가 줄어들었다. 또한
강사 채용이 줄어들면서 전임교원이 강의를 맡는 비율이 증가
했다. 고려대 강사법 관련 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4일 기
자회견을 열고 “올해 2학기 개설 강의 중 전공과목이 지난해
에 비해 76개 감소했다.”라고 밝혔다. 연세대 역시 공통 기초과
목 수가 전년대비 20%, 선택교양 과목은 30% 이상 감소한 것
으로 전해졌다. 이화여대의 경우 필수교양인 글쓰기 수업 정
원을 1/3 넘게 줄여 수강신청난의 원인이 되었다. 이에 대해
전국대학학생회 네트워크 이민하 공동의장(이화여대 총학생
회장)은 “저희 학교 총학생회를 비롯한 중앙운영위원회에서는
교양 과정 개편을 학생 의견 수렴 없이 진행하고 있는 학교 본
부를 규탄하기 위한 행동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학교가 내놓
은 개편안을 비판하였다. 고려대에서도 줄어든 과목수와 수강
가능 인원에 대하여 반발한 학생들이 “정의로운 대학에 다니
고 싶다.”, “취지에 맞는 강사법 시행으로 교육권을 정상화 해
달라”라는 호소문을 붙인 상태다.


전임교원 측에서도 강사법에 대한 부담을 내비친다.
시간 강사를 위한 법이지만 시간 강사들에게도 비판을 받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역시 대량 해고로 설 자리를 잃기 때문이
다. 실제로 고려대, 성균관대, 연세대 등 주요 사립대에서 강의
과목 축소, 전임‧겸임 교원 수업 우선 배당, 강사정원제 등을
담은 ‘강사법 대비 문건’이 유출되어 파문을 일으켰다. 한 시간
강사는 “정책목표 관점에서 시간 강사 처우 개선을 목표로 법
을 개정한 것은 바람직하다.”라면서도 “다만 정책수단 측면에
서 옳았는지 의문이다.”라고 밝혔다. 또 “신분 안정성에만 초점
을 둘 게 아니라 시간당 강의료를 인상하도록 유도해 실질적
인 강사 처우 개선을 도모하는 방법도 동시에 추진했어야 했
다.”라고 덧붙였다.


정부, 지원에 나섰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이에 대해 지난달 22일 청와대에서 국립대
총장단 초청 오찬 간담회를 열고 “2학기부터 시행이 된 강사
법이 시간 강사들의 신분을 보장하고 추후에 개선하자는 취지
인데 역설적으로 강사들의 일자리를 줄이는 결과가 빚어지고
있어 걱정이 많다.”면서 “국립대학이 앞장서서 최대한 강사들
을 유지하고 있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더욱더 관심을 가져달
라”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강사법 시행으로 대학에 추가 발생
하는 방학 중 임금 및 퇴직금에 대해 약 288억을 지원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또한 강사제도의 안착을 위해 학기 개시 전후
강사 고용 현황을 집중 점검할 계획이라며 관리 감독을 하겠
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학들은 이러한 지원금은 턱없이 부족
하며 지속적인 재정지원과 규제 완화 없이는 대량 해고가 불
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강사법 시행에 따라
요구되는 추기비용은 약 2,965억으로 집계된다.


서지영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고등교육연구소 조사분석팀장
은 ‘시간 강사 처우 개선 정책의 딜레마 연구’ 논문에서 “강사
법은 연금 등 경제적 지위를 제외하고, 교원 지위 회복 등 비
경제적 지위를 중심으로 개정 방안이 논의되었기에 시간 강사
처우 개선이라는 주요 가치를 온전히 담아내지 못했다.”라고
비판했다. 강사의 지위 향상은 꼭 필요하지만 강사법이 대학
교에 무사히 안착되려면 많은 고비를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
다. 시간 강사의 실질 처우 개선이라는 목표를 최종 달성하기
위한 후속 조치가 어떻게 이루어질지가 주목된다.

이윤서 기자  donoloys@ka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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