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 세계는 복잡하고도 체계적인 공급망 네트워크로 얽혀있다. 예를 들어, 연필 하나를 생산하고자 한다면, 필요한 재료인 흑연, 나무, 고무, 철 등은 각각 다른 나라에서 수입하게 되고, 이를 한 국가 공장에서 최종 조립 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위와 같이 국제적으로 얽혀있는 글로벌 공급망은, 한 공급망이라도 문제가 생기게 되면 물품의 전체적인 공급망에 차질을 빚게 되는 위험성을 내재하고 있다. 특히, 위와 같은 일이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 핵심 소재의 공급망에 문제가 생긴다면, 세계 경제에도 위기가 다다르고 만다.

 

글로벌 물류 대란의 시작
  현재 미국은 항만 수출입 적체 현상이 심각하다. 2020년 코로나19가 본격화되면서 물동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여 항구 규모를 축소 운영하게 되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가전제품 등의 수요가 폭증해 항만에서 물동량을 적시에 처리하지 못하는 병목현상이 일어나며, 글로벌 물류 대란이 시작되게 되었다. 물류 대란으로 인해, 수출입 상품 운송에 필요한 컨테이너가 원활하게 이동하지 못하는 현상이 길어지자,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과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즉, 항만에 발이 묶여 운송에 필요한 장비와 선박의 13%나 정지된 채로 있게 되며, 공급이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운임은 10배까지 치솟았다. 특히, 이러한 글로벌 물류 대란은, 국제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정기 선사가 제시간에 도착하는 정시율은 매우 낮아졌고, 수출단가가 올라가면서 수입국들의 물가도 상승하게 되었다.

 

공급망 위기, 우리에겐 어떠한 영향을 미치나?

  이러한 글로벌 물류대란으로 인해 ‘크리스마스트리’ 공급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다. 주재료인 인조 트리의 주 생산국은 중국이다. 그러나 중국 역시 항만과 물류 등 모든 분야에서 지연을 겪고 있다. 美 경제 뉴스 전문 방송 CNBC는 “가능한 많은 컨테이너 확보를 위해 전례 없던 매우 높은 요금을 지급했으나, 여전히 1,000여 개의 컨테이너가 부족하다.”라며 물류비 인상으로 인해 트리 가격이 25% 이상 오를 것이라 내다봤다.

  반도체 또한 글로벌 물류대란으로 인해 많은 국가가 차질을 겪고 있다. 국내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키우기 위해 설비 등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나, 장비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즉, 미국발 글로벌 물류대란에 공급망 전체를 뒤흔들고 있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까지 더해지면서, 장비를 제때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인 기업인 애플과 아마존 역시 세계적인 물류대란으로 인해 3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모두 실적에 미치지 못하였다. 이에, 애플은 반도체 자체 개발에 나서고 있고, 아마존은 화물기를 직접 사들일 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해소될 조짐, 과연 가능할까?
  미국의 일간지 월스트리트 저널(이하 WSJ) 은 지난 21일, 전 세계적인 글로벌 물류대란이 완화되기 시작했다고 보도하였다. WSJ은 아시아에서 코로나로 인한 공장 폐쇄, 에너지 공급 부족, 항구 축소 운영 조치 등이 완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즉, 전례 없던 높은 해상운임 역시 정상화되고 있으며, 생산공정이 재가동되면서 반도체 및 섬유제품 등의 생산 병목 현상 역시 완화되고 있다. 그렇다고 글로벌 물류대란이 완벽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생산량을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팬데믹을 피해 일터를 떠났던 노동자 들이 모두 복귀해야 하는데, 인력 부족 문제가 지금까지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아시아의 공장들은 재가동되었으나, 노동력 부족 현상은 아직 완전히 해결하지 못하였다. 베트남 목재 협회 대표는 “3,000 명이 넘는 근로자가 근무했던 곳의 경우, 인력 부족으로 가동률이 65%에 못 미치는 상태이다”라고 전하였다. 
  위의 코로나19 사례처럼, 이러한 물류 운송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소가 하나라도 생기면 공급망 대란은 언제든지 다시 일어날 수 있다. 실례로, 올가을에 유례없는 이상기후(한파)가 발생하며, 양상추 수급이 어려워지게 되었고, 이에 한국 맥도날드는 약 한 달간 양상추 없는 햄버거를 판매한 바 있다.

 

  미국 시장의 최대 연말 행사인 ‘블랙 프라이데이’는 한 달 일찍 시작되었다.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를 연장한 이유는 수요를 분산시키어, 지속될 물류대란이 불러올 재고 부족에 대비하기 위해서이다. 이처럼 생산이 세계화 되면서 한 국가에서 문제 발생 시, 단계적으로 글로벌 공급사슬이 무너지게 된다. 생산이 국제화되고 공급망 범위가 넓어지는 시대에 발 맞춰, 그에 맞는 대응책 역시 전 세계가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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