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은 청춘이다. 청춘이라는 이유로 사회는 참 많은 것을 요구한다. 사실 사회는 요구하지않아도 주변 사람들과의 비교에서 나도 해야할 것만 같은 불편한 의무감에서 하는 지도 모른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스스로 돈을 벌 줄 알아야 하고, 학점도 좋아야 하며, 취업을 위한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한다. 물론 이들을 다 잘하는 대학생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하나만이라도 잘하고 싶다. 지금 당장 돈을 많이 벌던지, 독보적인 학점을 받던지, 자격증이 많던지.... 그래서 하나만 집중하려 하면 자꾸 불안하다. 아르바이트를 하면 공부하는 시간을 빼앗길까 걱정이고, 신나게 놀면 취업을 할 때 후회할 것 같다. 시간을 따지지 않고 엄습해오는 강박에 정작 어느 하나도 완벽하게 해내지 못하는 나의 모습을 확인하는 순간 깊은 불안의 소용돌이에 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불안의 소용돌이는 방학 중에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방학은 학생의 건전한 발달을 위한 심신의 피로를 덜어주기 위해서 실시하는 장기간의 휴가라는 뜻이다. 한자 그대로 해석하면 배움을 놓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우리는 방학동안 잠시라도 배우지 않으면 불편함을 느낀다. 외국어 점수를 끌어 올리거나 자격증에 합격하기 위해 학원을 다니며 인터넷 강의를 듣는다. 이제는 방학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는 사람은 부모님께 핀잔을 듣고, 친구들에게 한심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그렇게 우리는 옆에 있는 주자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한 달리기를 대학 생활 내내 멈추지 못한다. 4년간의 쉼 없는 달리기 이후, 우리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과연 많이 앞서 있을까? 졸업 이후 우리에게 남은 것은 학점, 외국어 시험 점수, 자격증이다. 하지만 시험만을 위한 전공과 자격증 공부는 시험이 끝나자마자 기억에서 사라지고, 높은 외국어 점수를 가지고도 우리는 여전히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다. 물론 4년 동안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사람보다는 유리한 고지에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방학 동안 휴식을 취하고 학기 중에 최선을 다한 사람과 비교해보면 오히려 뒤져 있을지 모른다. 왜냐하면 인생이라는 마라톤에서 승리하는 자는 쉬지 않고 달리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이라면 평생 쉬지 않고 달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계에 다다르면 쉬면서 체력을 회복한 후에 온 힘을 다해 달리는 사람이 결승선에 가장 먼저 도착할 수 있다. 앞서 말했듯 방학은 잠깐동안 배움을 놓고 이후의 배움을 준비하라는 의미일지 모른다. 그러니지난 방학을 쉬지 않고 달려왔다면 이번 겨울방학 때만큼은 온전히 쉬면서 체력을 회복하여 내년 학기에 힘차게 달려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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